생선·육류와 같은 신선식품 배달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배달박스에 넣어주는 아이스팩 사용량도 덩달아 늘어나 연간 생산량이 2억개에 이른다고 한다. 가정마다 아이스팩 1~2개 정도는 필요하지만 그 정도를 넘어 차곡차곡 쌓이면 그야말로 애물단지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재활용품 코너엔 아이스팩 놓을 곳이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는데 문제는 이 애물단지가 불에도 잘 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팩 안에는 투명한 젤 형태의 '고흡수성 폴리머'라는 화학물질이 물과 함께 채워져 있다. 일종의 미세플라스틱인 이 물질은 자기 무게의 500배에 이르는 수분을 머금고 있어 어지간해선 태워지지 않는다. 하천과 바다에 흘려 보내면 생태계를 파괴하고 땅에 묻어도 500년 이상 지나야 분해된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부터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벌여 연간 80만개를 수거한 뒤 재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재사용 수량이 아직 미미하다. 걸림돌도 있다. 아이스팩 크기나 모양이 제각각인 데다 겉면에는 처음 사용한 회사의 로고나 명칭이 큼지막하게 인쇄돼 있다. 수거를 해도 다른 회사가 사용하기 꺼림칙한 문제가 있다. - 2019. 8.16. 최경선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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