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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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는 주자의 몸 자체가 거추장스럽고 고생스러운 장애물이 될
도시에서는 주자의 몸 자체가 거추장스럽고 고생스러운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길을 달리다 보면 습관적으로 정면과 길의 좌우를 둘러보는 경향이 많아진다. 그러다 자주 네 잎클로버를 스치듯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가만히 서서 찾아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데, 희한하게 달리다 발견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다가오는 사람들이나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을 유심히 살피고 무든 신기한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린다. 아마도 원시시대부터 주위의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더 의식적으로 집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마음 속의 노래가 흐르는 대로, 그때그때의 직관과 어떤 장소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시키는 정서적 이끌림에 따라 나아간다. 스쳐지나가는 풍경까지도 주자 자신의 정서적 조건과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이유다. 피곤함, 서두름, 한가함의 정도에 따라 순조롭거나 반대일 수도 있다.

길은 몸의 의한 일종의 적응과정이므로 순수한 현살이라기보다는 심리적 정서적 지라학에 가깝다. 순간순간의 분위기라는 필터에 따라 길의 객관성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의 권태가 있다면 어차피 다 채울 길 없는 호기심의 권태로움이다.

주자의 정신상태는 항상 경계상태에 있으면서도 무사태평해서 섬세한 관찰들이 곧 망각 속으로 흩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시간의 흐름은 그 길위에서 이루어지는 달리기 활동의 특별한 순간들에 박자를 매겨 준다.

모든 달리기 등 야외 운동은 계절을 탄다. 철따라 바뀌는 햇살, 냄새, 나무, 꽃, 물의 수위, 온도게의 부침을 점하면서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의 톤도 변화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도시는 우리를 땅에서 산과 들과 숲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유리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같은 인공적인 물건으로 뒤덮어 버린다. 그 결과 도시는 계절과 아무 상관이 없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계절이 아니라 상품의 변화로 계절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으로 간다.

길은 이동하는 온갖 리듬을 모두 다 수용하는 열린 공간이다. 느릿느릿 건는 사람이나 조금 더 빠르게 달리는 사람, 자전거 라이더나 차량 운전자 등 모든 사람들의 서로 상충되는 리듬들이 서로 부딪친다. 모두가 장소 이동이라는 지상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만 한다.

길은 시간을 허투루 허송하지 않으려 고심하는 가운데 우리 모두가 거쳐 가야 할 코스의 일부다. 거기서는 가능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참을성 없는 사람에게는 절망적인 정도로 느린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몸도 전진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 걷는 것은 긴장과 경계의 경험이다. 자전거나 자동차 운전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이루어지지만, 가까운 곳에 자전거나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다는 것은 끊임없는 위험을 의미한다. 잘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거나 인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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