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9.03.31  

규제
인류에 ‘근대(近代)’를 열어준 3대 발명품으로 꼽히는 화약, 나침반, 인쇄술은 모두 중국에서 발명했다. 유럽 국가들이 중세 암흑기를 떨쳐내며 르네상스를 꽃피우고, 대항해와 함께 ‘발견의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건 중국의 발명품 덕분이었다. 그런 중국이 가진 힘을 써먹지 못한 채 유럽 국가들에 역습을 받고, 착취의 대상이 됐다. 중국을 자멸케 한 으뜸 요인으로 ‘규제’가 꼽힌다.

항해기술이 단적인 예다. 유럽이 대항해를 시작하기 전인 1400년대 초반, 중국은 정화 함대가 아프리카 중동 인도를 일곱 차례나 항해했다. 서양의 동양 침탈 시발점으로 꼽히는 바스쿠 다가마의 1498년 인도 항해보다 100년 가까이 앞선 건 월등한 항해기술 덕분이었다. 바스쿠 다가마의 선단이 120t이었던 데 비해 정화의 함대는 8000t에 달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시 중국의 명나라 조정이 돌연 항해금지령을 선포했다. 중국인들이 외부와 접촉해 ‘불순사상’을 들여오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규제는 중국이 축적한 모든 것을 순식간에 허물어뜨렸다. 원양항해가 금지되자 큰 배를 만드는 기술이 쓸모없어졌다. 항해뿐만이 아니었다. 변화를 거부한 채 ‘그냥 이대로 살기’를 선택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모든 분야에서 혁신의 동력을 실종시키고 나라 전체를 무기력 속으로 몰아넣었다. - 2019. 2. 7. 한국경제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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