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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초반은 왜 힘들까? |
어떤 분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제가 4월의 Boston Marathon을 달리게 되었읍니다. 65세라는 나이가 큰 도움이 된 것같으며, 달리기를 시작하여 4년째 바라는 Boston Marathon 의 출전이구요.
제가 여쭙고져 하는 것은,
장거리 달리기이던 5K 달리기이던, 처음 2mile 까지는 아주 힘듭니다. 장단지와 종아리가 풀리지 않고, 호흡도 불규칙하고 몸 전체가 너무 무거워 포기할가 하는 생각이 매번 들기도 합니다. 3 mile 이후로는 몸도 가벼워지고 호흡이나 심장박동수도 정상으로 돌아 옵니다.
이걸 개선하려고, 준비운동이나 warm up을 충분히 한다고 해도, 출발선상에 서면 마찬가지여서 속상합니다."
운동하는 중에 이 분과 같은 불편감을 느끼는 분들이 더러 계실 것이다. 흔히들 우리는 '아직 몸이 덜 풀려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간주하기 때문에 가볍게 지나치는 경향들이 많겠지만...그렇다. 사실 '몸이 풀리는 과정' 쯤으로 쉽게 생각해도 무방한 적응하는 과정이다.
근육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포도당)과 지방(유리 지방산), 그리고 단백질(아미노산) 분자를 산화시켜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연료 분자 하나를 태우는데 산소가 필요하며, 필요한 산소의 양은 그 연료가 포함하고 있는 탄소의 양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탄소 6개가 있는 포도당(C6H12O6)을 산화시키는데는 6개의 산소가 사용되어 6개의 이산화탄소와 6개의 물분자, 그리고 38개의 에너지(ATP) 분자가 만들어진다. 유리 불포화지방산의 하나인 팔미트산(C16H32O2)은 16개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산화되어 16개의 이산화탄소와 16개의 물분자를 만드는데 총 23개의 산소가 소요되어 총 129개의 에너지 분자가 만들어진다. 즉 6개의 산소분자를 이용하여 포도당에서는 38개의 에너지를 얻는데(산소 분자당 6.3개의 에너지 분자가 생산) 비해, 유리지방산 팔미트산의 산화에는 23개의 산소 분자를 이용하여 129개의 에너지(산소 1분자당 5.6개의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소비되는 산소의 양인 호흡 교환율은 탄수화물이 훨씬 더 높다.
우리가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에서의 운동에너지의 요구가 갑자기 많아지고, 많아진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산소의 요구도가 갑자기 증가하고, 그에 따라 호흡량이 빨라지게 된다. 호흡량이 많아지면서 폐포내의 산소분압이 증가되고, 그만큼 정맥혈액의 산소분압과 차이가 많기 때문에 더 많는 산소가 혈액내로 확산되게 되고, 그만큼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 분압은 낮아지게 된다. 이것이 평소에 우리가 수초 간 빠른 호흡을 하면 가벼운 두통과 현기증을 경험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우리 혈액 속에 확산된 산소는 혈액속의 적혈구 안에 있는 혈색소와 결합하여 조직에 이동하는데, 폐속의 pH가 혈액보다 높기 때문에 산소의 혈색소와의 결합력이 증가되어 혈액의 산소포화도가 증가하지만, 반대로 운동근육의 pH는 혈액보다 더 낮기 때문에 혈색소와 산소의 결합력이 증가되어 산소포화도가 높아지지만, 운동 근육의 pH는 혈액보다 감소되어 혈색소와 산소 사이의 결합도가 떨어져 혈액에서 근육으로의 산소이동이 많아지게 된다. 또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이 근육온도의 상승 역시 결합도가 떨어여 근육으로 산소의 이동을 향상시키게 된다. 반대로 폐의 온도보다 혈액의 온도가 약간 더 낮기 때문에 산소와 혈색소의 결합력을 증가시킨다.
우리 몸의 호흡 중추는 혈액 속의 이산화 탄소 분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운동 초기에는 과호흡 상태에서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 분압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호흡 중추가 곧 호흡을 정상화시키도록 명령을 내리고 호흡은 곧 정상화되지만, 이것이 오히려 증가된 운동강도에 충분한 산소공급을 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근육이 적절한 운동을 하는데 곤란을 느끼게 된다. 쉽게 가벼운 저산소증에 빠지는 것이다.
이처럼 근육으로의 산소운반이 에너지의 산화과정에 필요한 산소 수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은 운동 근육에 부족한 산소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산소없이 혈액 속의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충당하는 비상경로를 사용하게 된다. 이러면 산소 부족 문제는 해소가 되지만, 후유증으로 젖산이 생겨나게 되고, 이것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게 되어 혈액내 이산화 탄소의 분압이 증가된다.
그러면 뇌의 호흡중추에서 높아진 혈액내 이산화탄소 분압에 의한 자극을 인지하여 호흡량을 늘이도록 폐에 명령을 보내면 호흡이 다시 자연스럽게 증가되면서 안정적인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이루어지면서 운동이 편안하게 느껴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는데까지가 대략 5~15분 정도 소용되는데, 메일을 보낸 분이 느끼는 불편감도 이 시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증상이 계속 되면 혹시 산소와 결합하여 산소운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적혈구 내의 혈색소의 양이 부족(빈혈)는 않는지, 또는 폐포와 모세혈관 사이의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이동을 방해하는 천식같은 폐기능이상은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하겠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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