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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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나의 숨겨진 인성을 볼 수 있다. 나의 인간성은 어느
달리다 보면 나의 숨겨진 인성을 볼 수 있다. 나의 인간성은 어느 수준일까?

혼자 또는 동호인들과 함께 달리다 보면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내면에도 평소와 다른모습이 있음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평소 뭐든 다른 사람과의 경쟁은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지만 나도 모르게 경쟁심과 승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가는 대로 항상 웃으며 따라가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누구 못지 않은 신중함이 자리잡고 있으며, 인내와 끈기가 부족하고 부정적이거나 우울감이 많다고 느꼈지만, 나도 몰랐던 집요함과 끈기, 웃음 등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한 번 운동을 같이 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것이 장거리 달리기다. 장거리 달리기는 어떤 운동보다도 고강도 장시간 지속 운동이기 때문에 한 발 한 발이 정확하게 착지하고, 매시 매상황마다 외부 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야 기분 좋은 달리기를 할 수 있다.

하프 반환점을 돌며 드는 생각이 “와아 이제 반 만 더 가면 끝이야!”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아이고 아직 반이나 더 가야 하는 거야?”라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지도 주로에서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이제 금방이야’하는 것과 ‘아직 반이나 남았어’는 전혀 다르다.

달리다 보면 땀이 나거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 또는 힘들면 걷는 것까지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너무나 당연하고 실용적인 대응이기 때문이다. 꼭 다른 사람과 같은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그럴 필요 자체가 없다. 내가 즐거운 달리기가 바른 달리기이기 때문이다.

복장도 마찬가지이다. 다소 가벼운 일상복과 운동복을 겸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옷차림이 나는 좋다. 달리다 너무 지쳐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무관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편이다. 달리는 자세나 옷차림만으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거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작 자신은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달려보면 내가 스스로를 탓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탓하는 사람인지도 보인다. 날씨 탓, 동반주자 탓, 주로 탓, 주변 환경 탓, 속도 탓 등등 수 없이 많는 핑계가 있지만, 정작 자신의 준비 부족이나 소홀성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함께 달리다 보면 내가 얼마나 인색한 사람인지 넉넉한 사람인지도 알 수도 있다. 에너지 겔이나 간식 음료를 준비하거나 초보자들과 함께 운동할 때 동반주자들에게 얼마나 관대한지 알 수 있다. 직장이나 밖에서는 언제나 넉넉하고 여유롭지만, 주로에만 나가면 간섭하고 잔소리꾼이 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말도 안 되게 너무 원칙적인 것이 때론 유별난 달리기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변칙적이면 너무 융통성만 부리는 사람처럼 보여 신뢰감이 옅어지기도 한다. 달리기는 많은 운동 중에 스스로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아주 자율적인 스포츠다.

달리기는 내가 얼마나 정직하고 충직한 사람인지를 보게 되는 많은 상황들이 운동을 마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잠깐 걸어갈까?’ ‘아무도 없으니까 지름길로 가볼까?’ 같은 유혹에 흔들린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깜짝 놀라기도 한다.

달리기를 즐기지 않았다면 몰랐을 나 자신이며, 달리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평소에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사람인데 일단 주로에만 나서면 주위 온갖 것에 불평하고 화를 내고 길에 침을 뱉는다면, 이 또한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이다.

주자의 성격이나 품성에, 심지어 인간성에도 차이와 수준이 있다. 비록 속도는 좋지 않더라도 주로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좋을 수도 있다. 주로 밖에서 좋은 사람이 주로 위에서 안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주로 위에서 좋은 사람은 주로 밖 세상에서도 반드시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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