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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건강식품의 무분별한 보충이 능사가 아니다. |
기능성 건강식품의 무분별한 보충이 능사가 아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대부분이 한 개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을 꼭 먹어야 한다고 광고하거나 홍보하는 식품제조회사나 수입회사들도 많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을 하루의 중요한 일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해 묻는 분들도 많다.
2002년 '미국의학회지'에 실린 "모든 성인은 매일 종합비타민을 복용해야 한다"는 권고문도 큰 역할을 했다. 주위 대부분의 의사, 약사, 건강과 영양 및 보건관련 전문가들도 이런 권고를 그냥 따라가는 편이다. 그러나 점점 과학적 빅데이터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을 바꾸게 하고 있다. 종합비타민이 건강의 보증수표라 생각하는 것은 한번의 건강검진으로 100% 모든 질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정말 순진한 발상이자 과도한 믿음이다.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를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거나 몸에서 자유기의 작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이터는 있다고 해도 아주 적다. 철분제를 복용함으로써 운동을 하지 않는 노인성 골절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어떤 임상시험 결과도 본 적이 없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이거나 너무 차이가 나는 의미없는 결과들 조차 있다.
2009년 웨일스의 카디프 대학 연구진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과 심부전이 있을 때는 동맥의 평활근층이 이완되기 어려워 혈관들이 강하게 수축되어 긴장이 높아진 상태에 있게 되는데, 비타민 C를 주사하면 산화질소를 생산하여 혈관을 이완시킨다. 동시에 비타민 C가 산소와 결합하여 불안정물질인 과산화수소를 만들어 혈관 내막에서 전기신호를 증가시켜 주위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는 건강한 생리적 기능수행을 하는 항산화제의 긍정적인 면이다.
너무 많은 산화물질들은 너무 적은 산화물질 만큼 위해를 인체에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산화스트레스의 촉진과 억제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맥을 보호하기 위해 비타민 C의 용량을 올리는 것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에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결과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혈액 속에 수용성인 비타민C의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을 통해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비타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비만하지 않고 부유하며 교육수준이 높고 술과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더 많이 운동하고, 자주 병원에 가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종합비타민을 복용해서 건강해진 것이 아니라 부지런한 자기 관리 습관이 건강의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항산화 비타민을 복용해야'한다거나 '특정 항산화 비타민을 복용하면 심부전 위험이 증가'한다는 언론의 헤드라인 글자에 휘둘리게 해서 비타민을 먹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2003년 영국의학잡지 '랜싯'에 발표된 클리블랜드 연구팀의 항산화 비타민의 심혈관질환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률에 대한 대규모 메타분석의 결과는 대조군에 비해 사망률을 낮추거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나 중풍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했다.
반면에 베타카로텐은 작지만 유의하게 사망률을 증가시켰으며, 특히 심혈관질환 사망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다른 연구에서는 비타민 E가 위험은 낮았지만 출혈성 중풍의 위험은 증가시킨 반면 더 흔한 형태인 허혈성 중풍 위험은 줄였다. 그런데 베타카로텐은 일반 비타민제와 건강기능식품의 종합비타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이들 비타민을 적극적으로 섭취를 금지해야 될 것인가?
비타민은 선전처럼 몸안에서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신문에서 떠들고 근거없는 논평이 난무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종합비타민만이 아니라 단백질과 결합하여 중요한 항산화제를 만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셀레늄 같은 미량 원소의 효과도 똑같이 선전과는 달리 암예방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사실은 기능성 건강식품이나 특정 비타민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이 몸 안의 체제를 변화시켜 잠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셀레늄을 복용한 일부 남성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듯이 비타민이 어떻게 우리 몸의 생리적 체계에 영향을 주거나 좋게 혹은 나쁘게 변화시키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결론은 제철 음식을 그대로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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