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포럼 15-4]어떤 지방을 먹을 것인가? |
[북포럼 15-4]어떤 지방을 먹을 것인가?
'지방은 나쁘다'는 말은 진실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 몸에 유익한 지방도 분명 있다. 인체는 이 지방을 저장할 수도 있고, 합성할 수도 있다. 합성되는 지방은 거의 탄수화물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체지방의 95%는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이며, 나머지는 인지질과 스테롤이다. 뇌건강에 필요한 인지질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 들어있으며, 인지질은 다양한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콩, 달걀, 동물의 뇌 등에 많다. 음식만 잘 먹어도 부족할 이유가 없고,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스테롤은 다르다. 스테롤의 대표주자인 콜레스테롤은 단백질 분자에 결합되어 혈관을 타고 흘러다니는 지방질이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로 구분되는데, 나쁜 쪽은 저밀도 리포단백질이고 좋은 쪽은 고밀도 리포단백질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동맥이 좁아져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옮겨 처리한 뒤 몸 밖으로 내보낸다.
최근 지방과 트랜스지방의 섭취가 늘면서 순환기계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바삭바삭한 질감을 주기 때문에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많이 먹으면 비만과 심혈관계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동맥혈관의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져 혈액의 운반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못하고 혈관은 탄력을 잃어 굳게 된다. 심장병,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뇌일혈, 뇌출혈 등이 생기는 이유다.
음식물 속의 지방질은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의 형태가 아니라 중성지방으로 형태로 존재하는데, 중성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것이 있고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 모두를 낮추는 것도 있다. 또 일부는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모든 지방에 포함된 열량은 똑같다. 지방 1g의 열량은 트랜스지방이든 불포화지방이든 9kcal이다. 한편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1g은 4kcal에 에 불과하다. 탄수화물에 속하는 술은 1g에 7kcal이다.
튀김을 먹게 될 경우에는 일단 종이에 건져 기름기를 제거하면 바삭한 튀김 맛을 즐길 수 있다. 지방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2배 이상의 에너지(1g당 9kcal)를 내는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며, 체온을 유지하며 장기를 보호하는 영양소이지만 많이 섭취하면 비만과 순환기계 질환이 원인이 되므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 같은 한 가지 요소가 나쁘냐 좋으냐보다는 이제 어떤 식단이 사람 몸에 좋은 지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서양식단보다는 야채, 통 곡물, 생선, 그리고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는 지중해식 식단이 심장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많은 연구결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지방은 가능한 한 조금만 먹는 것이 좋으며, 섭취하는 전체 열량의 3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노화를 방지하는 텔로미어에 좋은 지방은 당연히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같은 불포화지방과 생선에 풍성하게 들어있는 오메가-3지방산이다. 아마씨 기름에 들어있는 알파 리놀렌산과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시리얼이나 전곡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오메가-6지방산, 그리고 대부분의 식물성 기음인 다불포화지방산은 텔로미어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이상한 지방이고,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하는 포화지방과 고체 혹은 반고체 상태의 찌꺼기 지방인 트랜스지방은 아주 해로운 나쁜 지방이다.
가공식품에 많은 트랜스지방은 더욱 위험하다. 트랜스지방은 몸안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낮추기 때문에 포화지방보다 몸에 더 해롭다고 알려지고 있다. 불포화지방이 들어갈 자리에 대신 들어가 불포화지방이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 평소에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껍질을 벗겨 살코기만 먹는 것이 좋다. 이들 음식들은 특히 껍질에 지방이 많다. 튀김, 볶음 요리보다 찜, 편육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기를 찔 때, 높은 열에 의해 지방이 녹아서 없어지기 때문에 지방함량을 줄이면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또한 포화지방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포화지방이 심장질환을 높이는 주원인이라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으며, 오히려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나이 등 다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즉 버터, 치즈, 전지우유 등을 먹는다고 꼭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밀가루나 설탕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은 해롭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든 포화지방이 든 음식보다는 오메가3 지방산, 통곡물,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소금과 트랜스지방을 적게 먹는 것이 심장질환을 낮추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촉진돼 운동 뒤에도 지방이 연소되고 이 때문에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운동을 하는 동안엔 열량이 줄어들지만 운동 뒤에는 지방이 연소되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운동 뒤에 음식을 먹으면 살빼기가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말이다. 미국 콜로라도대 에드워드 멜란슨 교수팀은 65명에게 운동 뒤 24시간 동안 어떻게 칼로리가 소모되는지 연구했다. 실험에는 마른 사람과 비만인 사람, 활동량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골고루 포함됐다.
실험 대상자들은 운동 시 400칼로리를 소모할 때까지 고정된 실내용 자전거를 탔으며 운동 전후에 정해진 식단대로 식사를 했다. 실험결과 이들은 운동하는 동안 지방은 연소됐지만 운동을 하거나 하지 않은 뒤 24시간 동안 지방이 연소된 양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하면 신진대사 활동이 촉진되기 때문에 운동 뒤 무엇을 먹는지는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연구결과다. 운동은 지방을 태우지만 운동 뒤 원하는 대로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몸무게나 지방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면 칼로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기적인 몸무게 감소를 위해 가장 신뢰할 만한 공식은 ‘칼로리 소모 대 칼로리 흡수’라는 사실이다.
|
|
|
|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