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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더라도 당당하게 걷자. |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다 보면 고개를 푹 숙이고 애써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며 걷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마라톤 대회에서 걷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걷는다고 해서 규칙을 벗어나거나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그렇게 걸어야 될 상황이 오기 전인 초반에 조금 천천히 달리거나 급수대에서 조금씩 걷거나 하여 미리 체력안배가 잘 되어 계속 달릴 수 있는 힘을 비축해 두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럴 기회는 이미 사라진 것이다.
걸을 때는 머리와 허리를 꼿꼿하게 똑바로 세우고, 앞을 보며 자신만만하게 걷자.
아직도 포기한 것도 아니며, 갈 수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신을 지나쳐 잘 달리는 사람들에게 박수도 치면서 격려를 해보자. 어느 사이엔가 자신에게도 그런 힘이 전염되는 현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럴 때는 "그래, 나는 아주 잘 하고 있는거야. 이렇게 조금씩이지만 달리다가 힘들면 또 걷자. 결승선까지는 이제 거의 다 왔어. 나는 충분히 잘 갈 수가 있어"라고 자신을 격려하고 그런 자신을 당당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도 한번씩은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걷지 않고 끝까지 달리기'나 "4시간 안에 달리기"와 같은 대회 참가 목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걷게 되거나 4시간을 넘겼다면, 계속 달리기만 한 사람들은 해보지 못한 대단한 일을 성취하고서도 계속 스스로를 실패자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42.195km 완주라는 대단한 일늘 하고서도 실패했다고 느낀다면, 이것이야말로 헛수고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마라톤 대회의 목표는 "반드시 완주한다"가 가장 좋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이번에는 완주가 목표라고 이야기 하라. 그것이 항상 자신을 승리자로 만드는 길이다. 그래야만 항상 완주 후의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항상, 심지어 자기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완주한 사람들에게조차 우쭐거리며 "나도 완주했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된다.
중간에 걷는 것도 마라톤 완주를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되지 맙시다. 마라톤 대회의 주로를 걷는 당신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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