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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대로 보내시렵니까? |
가을이 성큼 다가 왔다. 아침저녁의 바람결에서 이미 가을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가을 날씨는 두 가지의 특징이 있다. 10℃ 이상의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가을철의 전형적인 아침, 저녁의 기온인 10~15℃는 달리기에도 가장 좋은 온도대이다. 게다가 여름 내내 주자들을 괴롭히던 높은 습도는 적당하게 낮아지고, 쾌적한 바람과 맑아진 공기 속에 여름철 복장으로도 충분히 운동을 할 수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따라서 자연히 운동하는 날이 많아진다. 만약 마라톤 완주를 꿈꾸며 지금까지 숨쉬기 운동만 해온 분이 있다면 지금 그 첫 걸음을 떼기에 더 없이 좋다. 땀을 잘 배출시킬 수 있는 기능성 운동복과 모자, 그리고 충격흡수력이 좋은 달리기용 신발이 준비됐다면, 지금의 시작이 내년 봄 꿈의 마라톤 완주로 이어질 것이다.
첫 3주는 달리지 말고 걸어야
처음에는 당연히 달리기 위한 기초훈련이 필요한데, 이 훈련은 달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근력과 지구력을 얻기 위한 것이다. 기초훈련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것이 아니라 걷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달릴 준비를 하는 과정을 말한다.
첫 2주간은 한 번에 20분씩 격일로 걷기를 한다. 걷는 속도는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수준이면 되겠고, 운동 전후로 몇 가지 필요한 스트레칭(학교 때 배운 보건체조를 해도 무방하다)을 20분 정도하고, 운동 후 샤워까지 생각해서 한 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겠다. 3주째는 수, 일요일만 빼고 월, 화, 목, 금, 토요일에 20분씩 걷는다. 다음 4주째는 3주째와 같지만, 월요일과 금요일에 15분 걷기와 5분 달리기를 추가한다. 5, 6주에는 매주 하루씩 20분 걷기를 15분 걷기와 5분 달리기로 변경한다. 7주부터 항상 15분 달리기와 5분 걷기를 하며, 12주까지 매주 하루씩 20분 걷기와 10분 달리기로 대체한다. 이렇게 하여 12주가 되면 달릴 때마다 20분 걷기와 10분 달리기가 가능해지면서 기초훈련이 끝나게 된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이 이처럼 걷기로 시작하지 않고 당장 달리기로 시작한다면 첫 8-12주 사이에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기초 훈련은 자신의 달리기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된다.
기초훈련이 끝나면 이제는 8주간의 강화훈련을 통해 본격적인 달리기 근력을 만들어야 한다. 13주에서 16주까지는 매주 걷기는 2분을 줄이고, 달리는 시간은 2분씩 늘인다. 그리고 매주 첫 날은 200m 언덕 달리기를 6회 실시하고 매주 2회씩 추가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장거리 달리기를 3km에서 시작해 매주 1km씩 늘려 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달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지만, 적어도 첫 3주는 달리기를 자제하고 걷기를 해야 한다는 건 필수코스이다. 초보자들이 쉽게 당하는 부상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두 달 동안 달리지 못하는 것보다 두 달 동안 걷는 것이 운동으로 인한 근육과 뼈가 받게 될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충실한 준비기간을 거치면 17주부터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숨이 차거나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30분 정도를 계속 달릴 수 있게 된다. 주당 5분 정도씩 달리는 시간을 늘려 가다 보면, 20주가 지나면서 갑자기 달리기 능력이 향상됨을 느끼게 되며, 실제로 눈에 띄는 향상에 스스로도 놀라게 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시작하게 되면 3~5개월 동안은 뼈 속의 미네랄 성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조금만 강도 높은 훈련을 하게 되면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여성 주자들은 더욱더 이 시기를 조심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도 훈련을 천천히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석이다.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 보습제를 챙겨라
가을이 오면 운동하는 사람들은 신이 나기도 하지만, 건조한 피부에 의한 가려움 때문에 고생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가을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잘 알다시피 시원하고 건조한 바람과 함께 습도가 낮아지고, 여름동안 받았던 자외선에 의한 자극과 관련이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장 첫 증상이 가려움이며, 일단 긁기 시작하면 피가 나도록 긁어야 시원한 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고, 그 결과 피부는 더욱 건조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긁게 되더라도 최소한 피부 보호층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 긁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이 되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잦은 환기를 통하여 실내 습도를 40% 이상 유지시키고, 가능하면 면제품의 의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다.
또한 건조증은 수분 부족에서 오기 때문에 우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최소한 7~8잔의 물을 마시고, 소변 색이 맑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성 혹은 건성피부와 같은 피부특성과는 무관하게, 가을에는 뜨거운 사우나나 목욕, 과도한 비누 사용은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층을 제거하게 되므로 미지근한 물에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물기가 마르기 전에 피부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 크림을 바를 때는 손끝으로 두드리며 발라서 빨리 흡수되고, 영양 크림의 유분에 의해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운동가방에 항상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 보습제가 같이 들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익스퍼트 메거진 원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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