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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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도중의 근육경련에는 왜 스트레칭이 적당할까?
마라톤처럼 장거리를 달리는 중에 불편을 느끼는 주된 이유는 착지에 대한 지면의 반발력으로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 때문이다. 이 충격을 다리 근육들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때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통증을 느끼게 되고 마라톤 대회 후반에 대회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 마라톤 대회에서 기록을 세웠던 주자들, 즉 빠른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그와 유사한 최상의 달리기 기록을 15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고강도 훈련과 잦은 대회 참가에 따라 착지할 때 체중을 감당해야 하는 다리 근육의 만성적이고 점진적인 부상에 의한 탄력의 감소가 원상회복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리는 자세에서 발이 지면에 착지해 있는 동안은 발과 다리에 저장되는 탄성 에너지가 다음 번 도약시에 운동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이것은 마치 스프링이 달린 스카이 퐁퐁처럼 착지할 때의 축적된 에너지가 다음 점프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되어 사용된다.

달리기 능력은 착지 에너지를 저장하여 도약 에너지로 복원시키는 다리 근육과 인대들의 스프링 효과인데, 달리는 도중에 근육이 피로하게 되면 이런 스프링 효과를 결정하는 근육 활성화 정도가 변하게 된다. 근육활성도가 감소되면 착지 시의 충격흡수 능력이 그만큼 감소되어 결과적으로 스프링 효과가 감소되어 속도가 떨어지는 동시에 달리는 보폭이 줄어들게 된다. 30km 넘어서 경험하는 '마라톤 벽'의 상황에서 달리는 속도 감소도 알고 보면 피로한 다리 근육의 충격흡수 능력에 따라 과도한 충격으로 인한 관절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하겠다.

다리 근육의 길이가 줄어드는 수축과 늘어나는 신장이 교대로 일어나면서 우리 몸이 앞으로 달려나가게 되는데, 근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장력의 정도를 척수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파악하여 일정길이로 늘어나면 수축 신호를 보내어 근육이 수축되게 하고, 적당한 길이로 줄어들면 신장 신호를 보내어 더 이상 수축되지 않고 신장과 수축이 일정하게 반복되도록 조절한다. 장시간 운동으로 근육이 피로해지면 근육이 수축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길이변화에 대한 신경세포의 반응이 감소하여 수축근육에 보내는 신장신호가 약해지면서 수축 상태의 근육에서 수축이 계속 진행되어 근육경련이 일어나게 된다.

마라톤을 포함한 장거리 달리기에서 근육 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근육이 피로할 정도로 오래 달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장거리 달리기 자체가 근육피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한 훈련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여 피로가 오는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정도를 약화시키는 것이 두 번째 방법이 다. 출발 초기에 너무 빨리 달려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는 것도 다리 근육의 피로를 지연시키는 방법이 되겠다. 세 번째 방법은 달리는 중에 자주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을 늘여서 보호성 신장반사를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다. 내가 잘 이용하는 방법은 5km 마다 있는 급수대에서 약 30초 전후로 걸으면서 물도 마시고 근육을 휴식시킨 후에 다시 다음 급수대까지 달리는 것이다. 대회에서 많은 주자들이 추월하여 지나가는 30초가 아주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대부분 다음 급수대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내가 앞서게 됨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동요되지 않는다.

달리는 도중에 이런 불의의 사태를 맞았을 경우는 우선 심리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멀어져 가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보며 빨리 쫓아 가야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오늘은 완주라도 하자'는 느긋한 마음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속도를 줄이고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굽혀 앉았다 일어서기를 수 회 반복하고 난 다음 상체을 세운 상태에서 다리를 앞뒤로 벌려 뒤쪽 다리의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상체를 아래로 내려 종아리 근육을 당겨준다.

그래도 계속될 경우는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손가락으로 아플 정도로 힘껏 눌러 압박하면서 수축된 근육을 천천히 당겨 이완시켜주면 대부분이 풀리게 되고, 경련이 풀리고 통증이 없어지면 천천히 조금 걷다가 다시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다.

대퇴부 근육은 외발로 똑바로 서서 한쪽다리의 발목을 잡고 무릎을 굽혀 뒤꿈치가 엉덩이에 닿을 정도로 천천히 대퇴사두근을 당겨주는데, 이 때 두 무릎은 떨어지지 않고 붙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 발을 어깨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 상체를 숙여 팔이 땅에 닿게 하여 슬굴곡근을 당겨주는데, 이 때도 골반에서 꺽어지면서 허리를 숙여야지 얼굴이나 가슴만을 당겨 다리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장거리 달리기 자체가 저항력과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경련이 일어나는 근육을 싸고 있는 피부에 침이나 핀을 이용해 찔러 상처를 내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잘못"을 범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전혀 소용없는 불필요한 행위이다. 근육 경련의 징후가 느껴지면 속도를 줄이고 스트레칭을 하자. 스트레칭도 2~3분 이상 멈춰 서서 전신 근육을 스트레칭하기보다는 달리기에 중요하고 경련이 잘 나타나는 종아리 근육과 대퇴사두근, 슬굴곡근만 해도 충분하다. 너무 오래 멈춰서 있는 것은 하지에 혈액의 정체를 초래하여 다리 근육을 더 무겁게 만들 수도 있다. 정적 스트레칭이 좋지만 마지막으로 가벼운 탄성 스트레칭을 가미하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달린 후의 슬굴곡근과 서혜부 근육의 땡김현상같은 급성 부상은 정적 스트레칭으로는 예방되지 않으며, 오히려 팔 벌려 높이 뛰기같은 가벼운 탄성 스트레칭이 해답이다. 장기간의 달리기로 오는 점진적인 부상인 슬개대퇴 증후군, 장경인대 증후군, 요통과 같은 과사용 부상은 탄성 스트레칭으로는 예방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정적 스트레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 늘어나는 동안 근육 내의 점액질이 증가되고 근육의 긴장이 감소되어 전체적으로 근육의 유연성이 증가되면서 근육의 운동 범위가 향상된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달리기 전에는 정적 스트레칭보다 탄성스트레칭 위주로 하고, 달리고 난 후의 정리운동 때는 정적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운동 후의 스트레칭은 유연성 향상을 초래하지 않으며, 운동 시작 직전에 근육의 길이를 최대로 늘이는 유연성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먼저 정적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켜 장기적인 부상을 예방하고 마지막으로 탄성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운동 준비를 마무리함으로써 급성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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