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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만드는 달리기 기초, 일 년이 즐겁다! |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하기는 하지만, 이미 노란 산수유 꽃으로 시작된 봄소식이 우리들 바로 옆에까지 다가와 버렸다. 춥다는 핑계로 겨울철 내내 닫혀있던 신발장 안 거미줄을 걷어내고 그 속에서 잠자고 있는 운동화를 꺼내 신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 향기를 따라갈 봄맞이 달리기 생각에 기분이 고조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의하자. 그런 과도한 열정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해 길을 재촉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사용 부상의 덫에 걸리는 불운을 첫 봄의 초입부터 경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봄철 달리기는 운동하고 싶은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쉽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겨울 동안 일주일에 한 두번 30분씩 달리고 있었다면, 이제는 주당 두 세번으로 횟수를 늘이는 식이다. 너무 과도한 목표나 강박적인 계획이 아니라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 쉽게 점검할 수 있도록 작은 목표들로 나누면 나눌수록 더 많은 훈련을 즐겁게 소화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근육과 관절, 그리고 뼈들은 각각의 위치에 가해지는 반복된 충격 스트레스들에 적응하는데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신체에 가해지는 중력에 저항하는 힘을 기르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발이 지면에 착지할 때 전해지는 반복되는 충격스트레스로부터 충분히 회복되거나 강화되지 못하여 나타나는 현상이 과사용 손상이다. 봄철에 나타나는 부상의 대부분은 이런 과사용 손상이라는 일종의 잘못된 훈련방법이 원인이 되며, 아킬레스 건염, 스트레스성 골절, 족저근막염, 내측 경골 스트레스 반응 등이 좋은 예가 된다.
특히 발의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다리의 길이가 1cm 이상 차이가 나거나 발이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는 사람들이 갑자기 달리는 거리를 늘이거나 빨리 달리거나 내리막길 달리기 등을 하게 될 때 하지의 취약부위에 전해지는 과도한 스트레스들이 과사용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봄철 달리기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신체적 취약점과 점진적 변화욕구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몸과 스트레스는 사랑과 미움의 갈등관계에 있다.
집을 짓더라도 기초가 튼튼해야 날씨나 환경 변화에 잘 견더낼 수 있듯이 우리 몸도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튼튼한 기초는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가벼운 조깅같은 유산소성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봄철에 시작하는 유산소성 달리기가 기초가 되어 여름철의 속도나 기술 훈련이 가능해진다. 몸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몸이 이길 수 있는 정도의 적절한 과부하를 심혈관계나 근육계에 주고,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몸을 만들어가는 과부하의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몸이 적응하거나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부하는 자칫 과사용 손상을 초래하게 되므로 부상을 발생시키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부하강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부상을 유발할 수준 이하로 훈련을 시작하고 유지해야 하지만, 장기간 침대에 누워지내는 환자처럼 너무 강도가 낮은 스트레스는 관절이나 근육, 그리고 뼈들을 강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약화시킬 수도 있다. 결국 스트레스를 통해 그것에 적응하면서 우리 몸은 부상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강하게 변화한다. 달리기는 자신의 체중의 3~5배되는 충격스트레스가 발이 지면에 착지할 때마다 반복되는 운동이다. 그런 만큼 착지하는 순간 바깥 방향으로 향해 있던 발의 내측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지면에 닿느냐 하는 발목관절의 회내의 양과 정도에 따라 지면에 닿는 발바닥의 넓이가 결정되고, 그 넓이만큼 충격 스트레스가 분산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물론 체중이나 속도도 발에 가해지는 중력의 힘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며, 보폭과 근육량, 그리고 신발의 큐션효과와 주로의 상태를 잘 선택함으로써 이런 부작용을 어느 정도 흡수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속도를 줄임으로써 더 자주,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우려라!"는 말은 자신의 달리기 습관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달리기는 한 걸음마다 스트레스가 가해지므로 자신이 힘든 훈련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만큼 회복시간도 더 많이 가져야 우리 몸의 근육과 관절, 그리고 뼈들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달리지 마라!"는 말은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발걸음이 늘어나야 하므로 그만큼 착지시의 충격스트레스가 증가하기 때문에 주간 달리는 거리를 10% 이내에서 조금씩 점진적으로 늘여야 과사용 부상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냥 기분만으로 밀어부치지 말고, 조금씩 몸을 만들어가며 달려야 한다는 말이다.
운동 수준이 얼마나 힘들게 느껴지는가로 측정하는 자각강도는 심혈관계의 상태나 우리 몸이 얼마나 달리기에 적응되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심혈관계는 근골격계보다 운동에 훨씬더 빨리 적응하고 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자각 강도에만 의지하여 운동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뼈와 관절, 인대와 근육들의 과사용를 초래할 수 있다. 이것이 몸만들기 기간에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주당 10% 이상 증가시키지 않도록 제한하는 이유이다. 그래야 우리 몸이 운동에 따른 스트레스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만들어지는 봄철 달리기에서 신경쓰야 될 다른 중요한 요소는 힘들게 훈련한 다음 날은 반드시 편하게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 후의 적절한 휴식을 통하여 조직이 새로운 스트레스에 적응하고 기능적인 향상이 이루어지면서 몸만들기에서의 최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마라톤 시즌에는 대회 참가 자체를 힘든 훈련으로 간주하고, 대회에서의 강도와 시간에 따라 추가적인 편한 훈련날을 융통성 있게 추가함으로써 회복하는 동안 우리 몸이 강해지고 지구력이 발달을 성취할 수 있다. 쉬지 않고 계속 강한 훈련으로 밀어부치기만 하면 우리 몸은 부서질 수도 있음을 이해하자.
과사용 손상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몸에 피해를 입힌다.
그런 과사용 손상의 진행 과정을 잘 알고 대비를 적절히 하게 되면 반대로 과사용 손상을 예방할 수도 있다.
운동 후에 나타났다가 다음 날 운동 때는 없어지거나 준비운동에 의해 소실되는 호의적 통증은 몸만들기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과부하의 정상적인 결과이다. 준부상에 해당하는 통증은 준비운동으로 일부 소실되기도 하고 운동 중에 다시 통증이 나타나지만 운동성적에는 눈에 뜨일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불편한 통증을 의미한다. 만약 이런 준부상 통증이 나타나면 막 곤경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몸만들기 훈련의 강도와 양을 줄이고, 적절한 치료적 대책을 시작해야 한다. 1주 이상 통증이 계속되거나 더 심해진다면 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몸에 해로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이미 곤경에 빠졌다는 의미이다. 이런 종류의 통증은 운동 성적이 눈에 띄게 감소되고 쉬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몸만들기 훈련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휴식기관과 의학적 자문이 필요하다.
과사용 손상의 치료는 "RICE+AR" 원칙에 따른다.
통증이 생기면 먼저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Rest)을 취한다. 휴식은 먼저 호의적 통증이 나타날 정도의 운동 수준을 결정하고, 상대적인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운동계획상 수 일간의 완전한 휴식에서 다른 종류의 대체훈련까지 포함된다. 냉찜질(Ice)은 하루에 수 차례씩 약 15분 정도의 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다. 이런 냉찜질은 통증이 나타난 첫 1~2일이 가장 중요하다. 압박(Compression)은 냉찜질을 하는 중이나 후에 압박붕대를 사용하여 편안할 정도의 압박을 가함으로써 부종을 예방하고 통증을 감소시키게 되지만, 통상 잠잘 때는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부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Elevation)하고, 필요할 때는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같은 소염제(Anti-inflamatory agent)를 사용하여 염증의 정도를 감소시킨다. 그리고 통증의 완화정도에 따라 스트레칭을 하거나 점진적인 근력 훈련을 통해 조금씩 달리기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 훈련(Re-condition)을 하게 된다. 이런 대증 요법을 통해 3~5일 내에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봄에는 대부분 운동에 대한 과도한 동기부여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신체적 수준을 넘어서는 스트레스를 가할 가능성 또한 높은 시기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점진적으로 조금씩 꾸준히 강약을 조절하여 달림으로써 부상없는 즐거운 달리기가 가능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여성신문 주최 여성달리기 책자 원고20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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