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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없이 즐겁게 달리자. |
작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마라톤 대회에서 우리의 지영준 선수가 아프리카 선수의 성가신 집적거림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여 우승하는 모습에 감탄하면서 '나도 저렇게 흔들리지 않는 체력적 수준에 도달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마라톤 대회를 완주했거나 이제 갓 1km를 달리기 위해 힘겹게 노력하고 있거나 관계없이, 간혹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거부하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경쟁적 욕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라톤 완주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거나 이제 갓 시작을 했거나 많은 경험이 있는 마라토너이거나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말 연시는 멀리 혹은 가깝게 달리거나, 주로를 달리거나 산길을 달리거나, 클럽활동을 할 것인지 혼자 훈련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시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기존의 대회에 참가하거나 동호회 차원의 개인적인 거리를 완주하거나 달리기 목표가 확실하면 몸을 만들고 좋은 체력상태를 유지할 충분한 이유가 만들어진다. 얼마나 먼 거리를 목표로 설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현재의 자신의 체력적 수준과 목표로 하는 거리를 완주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목표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소목표들로 세분되고 각각의 소목표들이 성공적으로 달성할 필요가 있다.
일단 달리기 일지를 만들고 전체 운동시간과 km 당 시간, 마음가짐, 지키지 못했거나 실수한 사항, 다음에 해야할 사항들을 간단하게 기록하자. 그 외에도 인생살이와 똑같은 경쟁적인 방식의 이 운동에 관한 자연스런 느낌들을 추가할 수도 있다. 어느 대회에서 완주를 했는가는 중요하지 않으며,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다. 대회 전날 밤에 지금까지의 달리기 일지를 읽어보자. 아마도 이번 대회를 위해 세워둔 전략에 더 바람직하거나 개선된 사항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대회에서는 선두 그룹과는 거리를 두고 출발하며, 다른 대회에서 자신과 비슷했던 주자들을 찾아 그들과 대회하면서 함께 출발하고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달리는 것이 안전하고 주자들에게 방해받지 않아서 감정과 체력을 안정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걸어야 될 상황이 되면 주자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아예 주로 밖으로 나와 걷는다. 대화에서 걷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대회는 즐겁게 완벽하게 안전하게 부상없이 완주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달리기 자세이기 때문이다. 5km 대회에서는 첫 1km를, 10km 대회에서는 첫 2km를, 마라톤 대회에서는 첫 2~3km를 평소의 속도보다 조금 천천히 달리는 것이 칼로리를 절약할 수 있어서 전체적인 완주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기본적인 전략이다
문제는 너무 강한 심리적 강요가 없더라도 스스로에게 하는 동기부여성 독려에 달려있다.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너무 강박적이거나 과도한 동기부여 상태에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달리기든 힘든 훈련이든 대부분 즐겁게 해야 한다. 즉 지금 자신의 상태가 멀리, 혹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되어 있지 않으면 너무 멀리 혹은 빠르게 달리지 않는 것이다. 마음의 수준이 아니라 몸의 수준에 맞춰 달리라는 말이다. 힘들면 중간에 걷기도 하면서 천천히 힘들지 않게 달리면 불편감이나 통증, 혹은 부상의 귀찮은 기회를 줄이면서 즐겁게 달릴 수 있게 된다. 달리기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좋은 훈련 패턴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한남대교의 자전거길 연결 램프 약 250m 오르막길과 강남 나들목까지의 약 250m 평탄한 직선주로에서의 왕복 운동을 좋아한다. 오르막을 올라갈 때는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다리를 높이들고 상체를 세운 바른 달리기 자세에 집중하고 평지에서는 팔치기에 따른 도약과 착지 자세에 집중하면서 템포런을 속도를 유지한다. 또 남산 산책로에서의 트레일런 형태의 달리기를 즐긴다. 몸이 피곤하거나 지치면 달리기 즐거움이 사라지기 때문에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의 부상 경험에서 훈련의 종류와 휴식 부족 등등의 문제들을 확인하여 조절함으로써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통증이나 불편감 등 부상의 첫 증후가 나타나면 몇 일 쉬면서 회복하여야 한다.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여서 한번에 30분씩 이틀에 한번씩 달릴 수 있다면 혼자서 달려도 된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달리고 걷고 달리기 방식으로 한다. 달리기를 끝낼 때까지 헉헉거리며 달리지 않을 정도로 처음부터 중간 걷기를 포함하는 것이 좋다. 혹시 첫 30초도 계속 달리기가 힘들다면 20초 달린 후에 걷다가 호흡이 편해지면 다시 20초를 달리는 식이다. 한번에 30분씩 매주 3회 이상 달릴 수 있으면, 매주 500m~1km 씩 거리를 늘인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늘인 거리만큼은 다시 달리기-걷기-달리기 방식을 유지한다. 한번에 한 시간, 혹은 8km 이상 거리를 쉬지 않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수준이 되면, 그 다음 주부터는 주당 1~1.5km 씩을 늘이는 장거리 훈련을 하며, 이런 장거리 달리기는 매주 1회 정도로 하고, 평소의 달리기보다 더 천천히 더 많이 걸으며 달린다. 그만큼 우리 몸이 장거리 달릭기에 익숙해지고 그만큼 장거리형 몸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첫 5km 대회를 참가하여 완벽하게 처음부터 결승선까지 완벽하게 달릴 수 있는 즐거움과 완주의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이 첫 대회에서는 완주 목표를 세우지 말고, 대열의 후미에서 출발하여 평소 훈련 속도로 달려야 한다. 만약 첫 1km를 지난 후에 컨디션이 좋게 느껴지면 속도를 약간 높여 앞선 주자들을 제끼며 달려볼 수도 있고, 계속 컨디션이 좋다면 계속 주자들을 추월하며 달릴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전력질주의 유혹에 빠지면 안되며, 그런 유혹을 단호히 뿌리쳐야 달리기 부상의 덫에 걸리지 않게 된다.
훈련을 항상 똑같은 강도와 똑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처음에는 힘들게 느껴지던 강도도 시간이 지나면서 일단 적응된 후에는 우리 몸에 운동효과가 없기 때문에 운동을 계속하더라도 발전이 없어진다. 체력적인 향상을 기대한다면 조금이라도 전체적인 주간 운동량, 운동강도, 개별 운동 지속시간과 운동주기같은 기본 요소들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기적으로 몸에 주당 10% 범위 이내로 점진적으로 증가되거나 변화된 스트레스를 가함으로써 우리 몸이 그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그만큼 체력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아무리 변화가 좋다고 하더라도 운동으로 피곤해진 근육이나 인대 및 힘줄과 뼈들이 회복하는 시간이 없다면 오히려 더 퇴보하게 된다. 적절한 스트레스성 자극과 적당한 휴식을 통한 회복의 반복을 통해 과도한 동기부여에 의한 과훈련 증후군이라는 부상에 빠지지 않고 즐거운 정거리 달리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휴식은 신체적인 훈련량을 줄이거나 완전히 쉬는 것을 의미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자는 것까지 포함된다. 매일 밤 잠을 자지 않거나 6~7시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피로와 질병 뿐만 아니라 부상위험까지 증가된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초기에는 이틀에 한번, 조금 적응이 되면 주 1~2일의 휴식일을 꼭 지켜야 하지만, 그 외에도 3~4주간 열심히 훈련을 했다면 다음 한 주는 훈련량과 시간, 강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휴식일이나 휴식주를 통해 우리 몸이 지금까지 받은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재정비되며, 더 강해지고 그만큼 더 체력이 향상된다.
장거리 달리기는 몸이 아프거나 부상이 오면 적절하게 완주할 수는 없다. 그래서 훈련 뿐만 아니라 잘 먹어야 한다. 균형이 잘 잡히고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지방질이 적은 살코기, 생선, 닭고기 등 가금류), 섬유질(과일, 야채, 통곡물 빵, 현미쌀밥), 그리고 저지방 유제품(요구르트, 우유, 저지방 치즈 등)을 먹어서 좋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단백질, 탄수화물과 지방같은 다량 영양소 뿐만 아니라 비타민이나 미세원소와 같은 미량영양소, 항산화제, 가공식품에는 거의 없는 식물성 생리활성물질들을 섭취가 중요하다. 사과를 깍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이 가공되지 않는 식품의 좋은 예가 되며, 박스나 백에 포장된 채 여러가지 상자나 박스에 길다란 첨가 성분표와 함께 있는 상품들이 대표적인 가공식품들이다.
달리기가 좋다고 달리기만 하면 안되며, 여러가지 대체 훈련을 통해 달리기로 발달시킬 수 없는 전신 근육들을 함께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은 심폐기능과 상체의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골반이나 무릎 관절에 체중부하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운동이면서 유산소 및 무산소성 체력을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자전거 타기는 강력한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이며, 혼자서도 할 수 있고 여럿이 함께 할 수도 있으며, 강도를 즐거운 상태에서 힘든 언덕 훈련이나 강한 맞바람을 맞으며 훈련할 수도 있다. 반면에 달리기는 사이클과는 조금 다른 다리 근육들에 스트레스를 가하며, 자전거와 달리기를 함께 하면 아주 좋은 다리 강화훈련이 될 수 있다. 달리기는 달리기 신발이라는 최소한의 장비가 필요하고, 야외에서 달려야 하지만,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므로 뼈와 건강을 강하게 해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장거리 달리기는 지구력 운동이지만, 철분 수준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근력훈련은 부상을 예방하고, 언덕 달리기 능력이 향상되고, 단 한번의 움직임으로 더 많은 힘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개선시켜 외견상 주자의 모습으로 근육을 만든다. 일반 마스터스 주자들의 가장 흔한 훈련실수는 언제나 항상 단 하나의 훈련 속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단일 속도는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는 중간 속도다. 이런 중간 속도의 일상적인 사용은 평소의 평범하기 때문에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 강도를 변화시키는 가장 무난한 방법이 인터벌 훈련이다. 속도와 훈련, 인터벌과 휴식 시간에 따라 기대하는 훈련 효과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속도를 변화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훈련을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다.
달리는 거리나 속도가 늘어나면서 체력이 향상될수록 몸을 만드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단 만들어진 체력 수준은 더 적은 훈련량으로 유지할 수 있다. 달리기에 적응될수록 좋은 자세는 부상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주어진 운동수준에서 소비하는 산소의 양이 감소되는 경제적 달리기를 개선시킨다. 즉 주어진 운동 수준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면, 같은 에너지로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모든 부상의 단일 원인은 과훈련이다. 불행스럽게도 우리는 평소에는 이 사실을 잊어먹고 있거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마스터스 주자들에게도 완주하기 위해 달리자. 대회 자체가 목표라 하더라도 편안한 훈련 속도로 첫 2/3를 달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것으로 거의 항상 마음 먹은 시간대에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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