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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윈칙이 부상예방에 필수적이다. |
일주일에 한 번 파출부가 오는 날에도 집사람은 아침 일찍부터 힘들게 집안청소를 한다. 집안의 더러운 곳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다.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만, 파출부는 그만큼 할 일이 없어지고 우리 가족들은 할 일이 많아진다. 주객전도라고 웃어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지런하고 양심적이고 인간적인 어머니의 삶의 모습에 대한 추억이 자신들의 미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마라톤 훈련도 이와 비슷하게 하는 주자들이 있다. 마라톤 훈련은 우선 몸이 달리기라는 유산소 운동에 적응하여 심폐기능이나 근력 등이 유산소화 되어야 하며, 이렇게 되는데 약 8~12주의 기간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이 기간 동안은 달리기 자체게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조금씩 조금씩 주간 단위로 달리는 거리를 늘여가야 한다. 그런데 공식적인 유산소운동 효과가 나타날 정도로 몸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개인적인 신념에 의해 처음부터 자기 운동처방에 의해 속도훈련이나 언덕훈련 혹은 장거리 훈련을 실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속도훈련을 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그런 훈련을 견딜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맞는 적당한 몸만들기 기간과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강도의 증가 없이 무작정 자신의 기분에 따라 달리는 것은 이런 저런 통증이나 이곳 저곳의 부상 위험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이게 된다. 달리기는 머리로 싸우는 두뇌게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협업해야 즐겁고 행복한 결과를 얻게 되는 운동이다.
언제 어디에서나 일 년간 주자들이 부상을 경험할 통상적인 확률은 65~80%라는 것이 정설이다. 대부분의 원인으로 내구성이 지난 낡은 운동화, 불충분한 체력훈련과 신체적 약점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가장 흔한 직접적인 원인은 과훈련이다. 나처럼 부상없이 달릴 수 있는 핵심 중의 핵심이 바로 "10% 원칙"이다. 10% 원칙이란 간단히 말해서 지난 주보다 거리나 양을 10% 이상 늘이지 마라는 원칙이다. 다른 말로는 지난 주에 20km를 달렸다면 이번 주에는 22km 이상 달리면 22km 넘은 거리 때문에 부상이 온다는 말이다.
점진적으로 꾸준히 거리를 늘이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그런데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이지 못하고 짧은 시간에 급하게 거리를 늘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회는 신청했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2~3주가 지나고 급해진 마음이 달리는 거리를 마음껏 늘이게 만들고 결국 과훈련이라는 원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지구력을 늘이는 데는 정말로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의 핵심은 천천히 점진적인 강도 부하 및 거리 확장이다. 다른 어떤 것이 불필요한 통증과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달리는 중에 달리기가 힘들게 느껴지면 아마도 늘인 거리가 체력에 비해 과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경험이 많거나 초보자거나 관계없이 늘인 거리나 횟수가 무리없이 느껴진다면 몸이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주당 10km를 달린다면 매주 10%씩 늘였을 때, 4개월이면 40km를 무리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게 된다. 마라톤 완주가 너무 쉬워 보이지 않는가?
장거리 훈련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속담은 "참는 자에 복이 있다."와 "인내가 미덕"이다. 지구력 훈련은 몸의 생리적 적응에 수 개월이 걸리고 지름길이 없다.
어떤 주자가 이제 처음 달리기 시작했다면 체력 수준에 따라 주당 2~3일을 한번에 1~4km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 때는 매주 거리를 늘이기보다는 2~3주간 계속 하여 몸이 적응되어 편안한 달리기가 가능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 다음에 달리는 거리를 10% 법칙에 따라 늘이면 된다. 예를 들어 주당 3회를 2km, 3km, 그리고 또 3km를 달릴 수 있다면 이제 하루 더 달리는 날을 늘여도 된다. 이 때는 주당 총거리의 10%인 800m를 늘이기보다 단순하게 2km를 늘여도 충분하다. 이렇게 매주 3~4일 주당 10km를 2~3주 달린 후부터 거리를 늘일 때는 10% 원칙에 따라 늘이면 된다.
조금씩 거리를 늘여 주당 40km 정도를 달리면 몸도 유산소화되고, 한번에 10km 정도 달리면 몸에 땀도 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주로에서 자주 만나 친해진 주자들로부터 마라톤 완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도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건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준비를 하게 된다. 일단 마라톤 완주를 생각하면 주당 누적거리를 70~80km까지는 늘여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주당 40km를 넘어서면서부터 부상 위험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몸의 상태에 따라 매주 거리를 늘이기보다 2~3주마다, 한번에 10%보다 5%씩 늘이는 편법으로 이런 부상 위험을 회피하기도 한다.
출장이나 바쁜 일로 훈련을 1주 정도 달리기를 쉬었다면 다음 주에는 주당 40km가 아니라 32~35km에서 시작하고, 만약 2~3주 이상 쉬었다면 2~3주간 주당 20~30km 달리는 것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상의 많은 원인이 쉰 기간은 생각하지 않고 예전의 거리나 속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오게 된다. 또 이전의 달리기 거리를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잠재적 부상위험 지구에 진입하게 된다. 몸은 적응되지 않은 너무 긴 거리를 달릴 수는 없고, 장시간의 적응기간이 필수적이다. 최소한 2~3주간의 적응시간을 거친 후에 다시 10% 원칙에 따른 거리의 증가를 계획해야 한다.
10% 원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수 개월 이상 달리지 못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음 주에 10km 전후의 증가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에 달리는 횟수를 늘이고 한번에 달리는 거리를 줄이는 식으로 변경시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달리기 목표를 달성할 마법의 숫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항상 훈련의 유연성에 관심을 가지고 실수를 하지 말고, 몸이 만들어진 다음에 편안한 느낌으로 거리를 늘이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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