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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 92]달리기와 건강(39): 운동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
[의사신문 92]달리기와 건강(39): 운동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20년도 더 지난 시절, 군에 있을 때 산 단화를 굽만 바꾸면서 지금까지 신어왔다. 그 구두를 신으면 좋은 점은 나 스스로 자세가 바로잡아지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였다. 한 마디로 말해 애착이 갔다는 말이다. 그런 구두를 이번에 버렸다.
사람들은 이사를 갈 때 그 때까지 애착을 가지고 간직하고 닦고 아끼던 물건들을 아쉬워하면서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그런 나의 용기를 '잘 했다!'며 칭찬하고 격려해준다. 나는 그것들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그것들은 나에게 애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나는 마음에 드는 새로운 물건을 구해 또 애착을 가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애착을 나 자신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애착은 감정이며, 내가 나의 감정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감정은 나에게 애착이 없다. 의식의 산물인 생각이 존재의 기반이며, 뇌는 그런 생각을 하는 부수적인 지원부서일 뿐이다. 컴퓨터는 내 생각을 저장해두고 있는 한낮 창고이지, 그 창고가 필요한 이유는 저장된 나의 생각들 때문이라는 말과 같다. 생각이 나를 있게 만들고 성장하고 발전시키고, 그런 과정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진화시켜가고 있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의 삶의 환경은 단순히 확정된 하나의 객체가 아니라 확률이라는 가능성의 문제로 표현된다. 내가 나라고 느끼는 몸 자체는 정신이 아니며, 통상 정신으로 대변되는 나의 존재론적 생각은 몸, 그 중에서도 뇌의 활동 산물이며, 감정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감정은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현실의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된다. 이런 바탕 안에서 환경이 주는 삶이나 생존과 관련된 요인들의 확률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감정이 만드는 희로애락의 확률들이 만나 만드는 조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나의 삶의 표현방식이며, 내가 경험하는 삶의 현실이다.
내가 하는 생각이나 의식이 나 자신(몸이나 뇌) 그 자체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고, 그런 생각이나 의식의 자유의지에 따라 수많은 경우의 확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힘이 있다. 그렇게 선택한 나 자신이야말로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비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창조적인 통찰을 통해 의식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삶의 의들을 실현하고 그런 목적을 달성하고 싶어한다. 내가 살아가면서 달리기를 즐기는 것도 다른 모든 면에서와 마찬가지고 내가 생각하고 말한 바를 행동과 일치시키는데 성공하고 싶고, 이 과정에서 언행일치라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어려운 일을 성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일에서의 성취 경험이 일상생활에서의 도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용기와 자신감을 나 스스로에게 주게 된다.
내가 어떤 일에 집중할 때는 내가 느끼는 만족감의 신호를 뇌의 전전두엽 피질에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 뉴련들이 뭉쳐있는 측좌핵이라는 보상 담당영역으로 보냄으로써 어떤 일에 집중할 동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또 내가 그 일에 잼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증명시켜 보임으로써 당당히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더해지면 보상중추를 더 강하게 자극하게 된다. 즉 달리기에 내가 전력을 기울일수록 더욱더 달리기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마술사가 절대로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능란한 사교술과 폭넓은 업무지식, 그리고 활력 넘치는 인간성을 미소로 발휘하며 마치 마술을 이용해 끊임없이 꽃비를 내리게 만드는 마술처럼 내가 지금 해결해야할 일을 세심하고 집요하게 모든 가능성의 확률을 검도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가는 과정이다.
주의력이 모자라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정보와 소음이 넘쳐나고 툭하면 행동을 멈추게 하는 주위 환경의 방해까지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주의를 집중시키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전전두엽 피질은 행동을 통제하는 주요 기관이며, 운동을 통해 긍정적으로 강화되기 쉬운 부위이기도 하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뒤부터 훨씬 좋아졌다는 말을 아이 부모로부터 듣는 경우가 많다. 극도로 엄격한 규율체계를 확립하면서 항상 화가 나 있고 반항하며 숙제도 안하고 문제만 일으키던 아이가 자신의 장점을 겉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술을 배운 아이들이 유산소 운동을 한 아이들보다 숙제 및 수업준비를 잘해서 행동이나 학업성적이 더 많이 향상되었으며, 학교 규칙을 어기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일도 줄어들어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8~11세 남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있듯이, 머리와 몸을 함께 쓰는 운동을 하면 균형감과 타이밍, 연속동작, 결과 판단, 행동 변경, 실수 교정, 미세 근육의 움직임 조절, 자제력, 집중력 등을 통제하는 다양한 뇌부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운동들도 대부분 유산소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지력이 높아져 새로운 동작과 전략을 쉽게 익힐 수 있다. 그래서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모든 운동의 필수적인 워밍업 요소가 되고 있다. 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상생활을 위해 이틀마다 30분씩만 달려보자. 무병장수로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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