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리기, 어떻게 시작할까? |
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표현은 '운동'이란 말을 사용했지만, 내심으로는 '달리기'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내 대답이 '걷기부터 시작하세요'라는 내 대답에 적잖이 당황하면서 '뭐야!?'라는 실망의 표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달리기라는 유산소 운동은 결국 몸이 산소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신체활동이다. 신체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동근육과 힘줄 같은 지지조직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런 근육이나 힘줄을 활동하게 만드는 연료인 산소와 포도당을 원활하게 공급할 심장과 폐, 그리고 혈관의 상태가 적절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몸이 어떤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 활동을 무리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먼저 몸이 만들어져야 하겠지요. 즉, 몸만들기(conditioning)는 달리기라는 조금 힘든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걷기라는 조금 편한 운동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달리기가 우리 몸에 줄 여러가지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이겨나갈 힘을 준비하게 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과정이지요.
이런 몸만들기 과정은 따로 시간을 내어 할 수도 있지만, 엘레베이트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주차장 끝에 차를 주차하거나 한 구간 앞에 내려 걸어다니거나 점심을 일찍 먹고 직장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도는 것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가장 계량 가능한 운동법이 만보기사용이다. 한 걸음의 보폭이 60~70cm라면, 만 보를 걸으면 6~7km를 걷게 된다. 따로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하루 내내 만 보를 채우는 식으로 이용하면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만보기나 심박계, 체중계 같은 계량화 장비를 운동에 이용하는 장점으로는 내가 노력을 쏟을 방향을 제시해주며, 지금 하고 있는 운동에 집중하게 해주고, 다양한 강도에 대한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면 할수록 운동 의욕과 열정을 북돋아준다.
심장과 폐는 처음에는 낮은 강도의 운동에서도 1km를 가는데도 적응하느라 심장이 뛰고 숨이 차서 말하기도 힘들지만, 계속하면 할수록 신체와 뇌에 더 쉽고 효율적으로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편안해지면서 같은 1km를 더 빨리 갈 수 있고 거리를 늘이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이런 강도의 운동은 몸에서 지방을 태워 연료로 사용함으로 신진대사 기능의 효율이 점차 증가되기 시작한다.
아주 옛날 옛적에 사냥감을 쫓았던 우리 원시 조상들은 사냥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낙천성, 집중력과 의욕 등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그리고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분비가 활성화되면서 해결이 되는데, 지방을 연료로 소모하는 가벼운 강도의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혈중에 자유트립토판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기분을 안정시켜주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게 되고,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양도 조절된다.
걷기의 또 하나의 장점은 몸에 너무 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비만이 되면 인슐린의 활동에 대한 근육의 저항이 늘어 지방축적이 심화되면서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생성이 줄어들게 되는데, 단 한번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도 다음 날 인슐린에 대한 근육의 저항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쉽게 지방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일단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걷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너무 빨리 자신의 걷기 능력이 향상된다는 잠재능력에 대한 놀라움과 같은 시간에 더욱 먼거리를 걷게 되는 마술 같은 눈에 보이는 발전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점점 더 자주 걷게 되고 싶은 마음과 그 때까지는 무의미했던 주변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20분도 힘들었던 걷기운동이 2~3주만에 한 번에 한 시간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운동수행 능력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한 시간을 계속 걸을 수 있으면 이제 가벼운 강도의 걷기 운동에서 조금 더 힘든 중간 강도의 달리기, 소위 말하는 조깅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일단 중간 강도의 느린 조깅을 할 수 있게 되면, 달리는 동안 신체와 뇌에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삶의 모든 부분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활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동시에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바라보고 스스로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편안한 느낌이 점점더 커진다.
이 정도로 활동적이 되면, 이제는 집에 할 일 없이 텔레비젼이나 보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주자의 세계에 들어온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
|
|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