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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기 |
의식은 본질적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달리는 주로에 서있는 거리표지막대를 쳐다볼 때처럼. 우리의 의식상태에는 사유와 믿음, 욕망과 희망, 두려움과 기대 같은 것이 포함된다. 의식은 나의 생각이 아니라 나 또는 누군가가 그렇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생각은 본질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즉 의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라면 바로 '그 무엇인가'가 무엇인지는 내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형상화하는가의 문제이다.
원칙적으로 이런 이미지에는 무한한 종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의미를 고정하여 다른 것이 아닌 단 하나의 무엇인가가 되게 하려면 해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즉 내가 지각하는 모든 것이 무엇인가 의미를 가지려면 해석이 필요하고, 모든 의식의 대상은 그 자체로는 무엇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질적 혹은 정신적 의식의 대상은 본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즉 의식의 대상은 내가 인식하는 동안은 내가 인지하는 어떤 것도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석할 수 있는 어떤 것이겠지만, 내 의식이 일부가 될 수 없다.
온 세상이 나의 외부에 있다. 세상은 내가 인지하는 것들 혹은 최소한 관심을 충분히 쏟는다면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의 총합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의식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이유다. 의식은 단지 세상을 향한 나의 순수한 지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현실에서 의식은 대상이 아니며, 아무 것도 아닌 것을 향한 지향성이다. 주로에서 내가 달리기를 멈추어야 하는 모든 이유도 내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나를 강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달리기를 중간에 그만 두어야할 의미는 본질적으로 달리기 자체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여해주는 어떤 의미에 의한 것이다.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순전히 내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즉 만약 내가 이유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의식의 일부가 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인가를 인식해야 비로소 이유가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유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도록 꼭 집어 강요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유는 내가 인식하는 것이므로 그 의미는 내가 부여해 주어야 한다.
내가 가진 이유와 내가 하는 행동 사이에는 항상 간극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유 자체에는 이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바로 이 간극에 자유가 있다. 즉 내가 선택한 달리기를 중단해야할 이유가 나를 강제할 수 없으므로 자유롭다는 말이다. 주로를 달리는 발걸음은 내가 선택한다. 선택에는 이유가 따르지만, 이유와 선택에는 늘 간극이 존재하며, 어떤 이유도 나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
달리는 중에 피곤할 때는 내가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나의 달리기 욕망을 반복해야 하고, 그것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석할지는 나의 선택이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오직 이 선택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여부 뿐이며,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이유는 없다. 내가 멈춘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가 실제보다 더 강력하다고 나를 설득하여 속이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삶에서 가치있는 어떤 것을 느낄 때 나타나는 가장 확실한 것은 환희라는 기쁨을 동반한 즐거움이다. 자유롭게 달린다는 달린다는 것은 이유와 행동의 간극의 자유 속에서 달린다는 것이며, 이런 자유 속에서 달린다는 것이 환희 속에서 달리는 것이다. 나를 달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원인도 있다. 이유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지만, 원인을 결정할 수 있다. 이유는 기본적으로 내가 가진 것인 반면 원인은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내가 오늘 달리는 이유는 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필요나 욕망은 내가 달리는 이유의 일부분이다. 오늘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주로를 달리고 있다. 내가 달리는 이유는 달리고 싶다는 욕망과 일요일에는 달릴 수 있다는 믿음의 조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유가 나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자유롭다. 의식은 거울과 같다. 거울은 무언가 있어야 형상을 만들지만, 형상이 거울의 일부는 아니다. 의식은 의식이 아닌 무언가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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