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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운동한다고 더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
오래 운동한다고 더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 중 하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와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 등지에서 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22개의 서로 다른 연구들의 결과에 따르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만 보던 사람들이 소파에서 일어나 일주일에 150분간 걷기, 자전거타기,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면 사망률을 19%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사실 하루 20~30분간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매일 하지 않아도 주말에 하루 혹은 이틀에 걸쳐 총 2시간 30분 운동시간을 채워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 나라의 도시 직장인 열 명 중 2~3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런 권장사항을 지켜 운동하는 사람들이 없다. 주요 원인이 시간부족이라는 핑계다. 그만큼 사망률 19% 감소라는 수치가 사람들을 고무시키지 못한다는 말이다. 좌식 생활자가 하루 20분 정도 운동하기 시작하면 기대 수명이 약 2.2년 정도 늘어나는 수준이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박사팀이 심장마비와 관련된 36건의 연구를 재분석한 결과, 심장마비 원인은 어느 것 한가지로 모아지지 않고 다양해서 교통 혼잡, 공기오염, 부정적인 마음, 술과 커피, 과식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가지 두드러진 사실은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보다 혼탁한 도심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는 사람들의 심장마비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면 교통혼잡과 사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오르막을 갈 때 숨을 헐떡일 정도로 페달을 밟는 육체적인 한계, 매연 등 위험요인이 많기 때문에 건강을 위한답시고 타는 도심 속 자전거는 운동이 별로 안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스피겔할터 교수가 창안한 '마이크로라이프(microlife)' 개념을 이용하면 운동과 사망률에 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사람이 20대 중반에 이르면 약 57년을 더 살 거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 57년은 약 50만 시간, 또는 30분짜리 수명 100만 개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30분짜기 수명을 마이크로라이프라 부른다. 여기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얻거나 잃게 될 마이크로라이프를 계산했다.
예를 들어, 하루 담배를 20개피 피우면 기대수명이 약 8년 단축되지만, 과일이나 야채를 1인분씩 먹을 때마다 마이크로라이프 1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수명이 늘어난다. 따라서 하루 권장량인 5인분을 먹으면 수명이 추가로 4년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주로 심장질환 위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면 마이크로라이프 1개를 추가로 얻게 된다고 밝혀졌다. 아마도 커피 속의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 효과 덕분일 것이다. 즉 커피 1잔을 마실 때마다 10분을 쓴다고 해도 수명이 30분씩 연장된다면 정말 괜찮은 시간 소비라 할 만하다.
커피를 마시거나 야채를 먹는 것과 비교하여 하루 20분씩 운동하면 처음에는 마리크로라이프 2개, 즉 1시간의 수명이 추가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오래 운동을 하면 적어도 기대수명 면에서는 비례관계가 아니라 급격히 감소된다. 하루 1시간 운동한다고 마리크로라이프 6개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기껏 1개를 더할 뿐이다. 즉 처음 20분 운동한 후에 적당한 강도로 20분간 운동을 더 하면 수명은 겨우 15분 정도 늘어나는데 그친다. 즉 추가로 하는 운동 시간 20분을 즐기지 못한다면 그 시간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투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간헐적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무조건 식스팩과 근육을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오래 운동을 한다고 해서 건강해지는 것 또한 아니라는 말이다.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을 넘어 짧게 운동하고도 몇 배의 효과를 거두는 간헐적 운동이 바쁜 직장인들의 운동법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매일 몇 분 짬짬이 운동하는 것이 헬스클럽이나 운동장에서 오래 운동하는 것 못지않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노년에 또래보다 더 정신이 초롱해지고 활동적이고 약도 적게 먹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이는 데는 저녁 식사 후 짧은 산책이 오래 운동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며, ‘역학 및 공중보건 저널’에는 짧은 시간의 운동이 힙과 허리 살을 빠지게 하고 혈압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 ‘예방의학저널’에는 좌식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단 6분 동안 꾸준히 운동하게 했더니 한번에 30분 운동한 것과 운동효과가 비슷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잠깐이라도 운동하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줄어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정신약리학 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하루에 5분 이상의 운동을 되풀이하는 것이 기본이며 10분 정도 해주면 더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2분, 5분, 10분이든 무언가를 운동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하면 된다. 그렇다면 5~10분 운동은 얼마나 자주 해줘야 할까?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실제 운동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일주일 동안 3~5번으로 나누어 최소 30분은 해야 한다. 즉 6일 동안이라면 하루 5분씩, 3일 동안이라면 한번에 10분씩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운동 시작 후 5~7분 사이에 엔돌핀이 나온다. 따라서 하루 10분 일주일에 3번씩 운동을 해주는 것이 하루 5분으로 일주일에 6번 운동하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즐겁다면 어떤 운동이라도 괜찮다. 만약 10분 운동으로 최상의 운동 효과를 보길 원한다면 한 번에 큰 근육을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혼합인 서킷훈련 형식이 좋다. 윗몸일으키기, 배에 힘을 줬다 펴주는 운동, 턱걸이 사이에 전력질주를 넣는 식이다. 일상 속에서 가능한 운동으로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거나 바닥에 닿을 만큼 허리 구부렸다 펴기, 책장 같은 높은 선반에 무언가를 올렸다가 내려놓기와 제자리에서 뛰기, 지그재그로 걷기, 뒤로 걷기 등은 보기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매일 5분은 꼭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시작해보자. 또한 누군가 함께 운동하면 더욱더 좋기 때문에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5~10분간이라도 한번 시작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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