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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쁠 때는 술보다 운동이 좋다 |
기분이 나쁠 때는 술보다 운동이 좋다
보통 사람들은 승진에서 누락됐을 때 더 스트레스를 받지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회사에서 승진이 안될 때보다 승진 여부가 발표되기 전 그 결과를 알 수 없을 때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에 비해 주의를 더 잘 끌고, 소식을 듣는 사람의 주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위험이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생존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신경과민이라고 부르는 감정 상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은 ‘투쟁도주반응(Fight or Flight)’이 발달했다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은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투쟁도주반응은 갑작스런 자극에 대해 투쟁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의 본능적 반응을 말하는데 상황에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의 갈등을 벌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기온이 찬 날에는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몸은 본능적으로 강한 바람이나 추위에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의 갈등을 벌여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불확실한 뉴스를 피하는 것이 당연하다. 경제 불안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잘 되지 않는 요즘에는 신문이나 TV에서 안 좋은 소식을 듣는 것보다는 유머나 가벼운 읽을 거리를 보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다.
원시 인류들은 맹수와 마주쳤을 때 살아남기 위해 싸울 것인가, 아니면 도주할 것인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했다. 아직도 우리 유전자에는 당시의 누적된 본능이 그대로 남아있다.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았던 상황을 무의식 속에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삶의 적응행동이다. 생존을 위협받았던 경험을 기억해둠으로써 오늘날까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대의 런데 직장생활에서는 상사에게 야단을 맞더라도 맞붙어 싸울 수도, 그렇다고 그 상황에서 도망쳐 달려 나올 수도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에 따라 뇌가 변화하는 양상도 달라진다. 도망칠 길이 없을 때, 혹은 일방적으로 계속 공격을 당할 때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유해하게 작용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게 되면, 뇌는 동일한 패턴에 빠져들어 이를 비관하거나 공포로 느끼게 된다. 하지만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용체가 없으면 오히려 학습효과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좋든 나쁘든 어떤 기억을 뇌회로에 보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운동을 해서 스트레스가 상승하면 근육은 일단 파괴되었다가 더욱 강하고 질기게 재구축되는데,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도 마찬가지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훨씬 더 회복력이 상승하게 되므로, 적은 양의 코르티솔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코르티솔은 뇌세포의 예방백신과도 같은 존재이다. 유산소 운동은 뇌유발 신경영양인자의 분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인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운동이 신체 건강에 좋은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운동이 기분도 좋게 한다.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20분만 운동을 해도 기분 좋은 효과가 12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특별히 행복하거나 우울할 때 운동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운동을 한다. 하지만 기분이 나쁠 때 운동을 하면 정신 상태에 주는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활동이 많은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그들의 삶에 더 만족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동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엔도르핀을 비롯해 기분을 좋게 하는 뇌 화학물질을 증가시키는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몸속의 아드레날린을 감소시킨다. 또 운동은 우울증과 불안증을 완화하는 치료제라는 것이 연구결과 입증된 바 있다. 미국 보건사회복지부에 따르면 일주일에 3~5회, 한번에 30~60분씩 운동을 하면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지만, 이 보다 짧은 시간 운동을 하거나 짧은 거리를 가볍게 걷기만 해도 기분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나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 뿐만 아니라 근력 운동을 할 때 우울증과 불안증을 개선하고 자기 존중감이 향상된다. 요가나 태극권 같은 운동은 정신과 몸의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미국 러트거스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저 강도나 고 강도의 운동보다는 적당한 정도의 근력 운동을 할 때 행복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운동에 비해 야외운동이 더 효과가 크고 특히 자연 속에서 단체로 걷기나 가볍게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할 때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훨씬 커진다고 한다.
운동은 경쟁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심을 가지고 이기려고 운동을 하면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무효화된다. 신체 활동을 하면 신체 능력과 전반적인 자기 존중감이 향상된다. 따라서 운동 목표를 정하고 이를 향해 노력하다보면 성취감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하면 운동 효과가 15% 더 증가한다.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면 긍정적인 느낌이 들고 운동이 그렇게 힘들지 않게 느끼게 한다. 또 최근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트레드밀 위에서 뛸 때 좋아하는 TV쇼를 보면 운동을 더 재미있게 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재미있으면서도 더 가벼운 운동이 좋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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