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중년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에 대해 더 민감하여 자신의 이마나 눈가에 생긴 주름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25살 전후의 젊은이들이 보톡스 주사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나이듬에 일찍부터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아마도 화장품 산업규모가 확장되면서 안티-에이징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25살이면 피부세포가 늙고 주름살이 생긴다는 식의 홍보 영향이 하나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세대들은 이전 그 어느 세대보다 건강하고 젊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또 평균 수명 역시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나이에 대한 걱정은 오히려 일찍 찾아온다.
결국 인생의 상당 부분을 즐기는 대신 걱정하며 보내게 된다는 의미다. 달리는 중에 생기는 고통이나 지루함을 적절히 다스리지 못하면 고통과 지루함이 나의 주인이 되고, 나는 지루함고 고통을 피해 도망 다니는데 운동 시간의 전부를 낭비하게 된다. 내가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되면, 달리기에 따른 지루함과 고통도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나이를 먹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 마냥 낙인을 찍는 문화를 형성했다. 하지만 나이는 현재 자신이 몇 살인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먹게 마련이고 집착한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인위적인 숫자 경계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이가 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젊음과 늙음을 이분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늙음은 우리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늙음은 삶 전반을 거쳐 일생동안 일어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늙음을 부정하는 것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항상 젊기를 바라거나 항상 달리기가 즐거울 것이라는 희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헛된 꿈이다.
사회활동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시작하는데 나이의 한계선을 긋지 말아야 한다. 나이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사람은 어떤 나이에서든 활력 있는 생활을 하고 삶의 질을 풍요롭게 바꿀 수 있다. 다른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달리기에서도 집중력과 결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결의와 목표는 오히여 질병이 될 수도 있다. 야망에 들뜬 마음은 희망과 두려움에 시달리게 되어 결국 훈련의 내용이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여기서의 핵심은 희망과 두려움을 내려놓는 것이다. 희망과 두려움은 목표 달성의 방편이 아니라 나의 잠재적 능력을 억누르고 마음의 행복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희망과 두려움은 마음을 긴장시키고 가능성을 제한한다. 두려움 때문에 희망이 생기고 그 희망이 다시 두려움을 낳는다. 두려움 때문에 희망이 생기고 그 희망이 다시 두려움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서는 큰 꿈을 만들 수도 가질 수도 없다. 희망과 두려움은 내가 가진 것과 성취한 것을 저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희망과 두려움의 악순환이 달리기는 물론 나의 삶까지도 어떻게 망가뜨릴 것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과대망상적인 마음이 과대망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막아서 희망과 두려움의 시나리오가 과대망상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예방하여 달리기가 나의 마음을 고무하고 격려하여 한 단계 더 마음을 확장시켜 주는 원리로 작용하게 된다.
또 인간의 삶은 득과 실이 반복되는 주기로 이뤄져 있다. 현재 나 자신의 인생에 득보다 실이 많고 희망이 없다고 느껴져도 나이나 환경 탓을 하며 포기하면 더 절망적인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마라톤 주로를 자동차로 달려보는 것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침착하게 극복해 나가면 실보다 득이 우세한 삶의 순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