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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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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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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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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즐거운 놀이이다 |
마라톤 대회에서의 운동은 달리는 것이다. 물론 때때로 중간에 힘이 들면 걷기도 하지만, 가장 소박한 운동이라 느끼게 되는 이유다. 달리기를 시작하여 첫 5km나 10km 건강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면 어른도 어린 아이가 된다.
이제 막 걸음을 배운 어린이는 오로지 잘 짜여진 코스와 거리가 엄격히 제한된 길을 따라 앞만 보고 달려나간다. 아무렇게나 무차별적으로 달리지 않는다. 단 하나밖에 없는 주로와 전망 역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가 없는 절대적인 것들이다.
달리기 능력이 성장 발전하여 하프마라톤이나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주자들은 어른의 달리기다. 성장한다는 것은 오직 보편성과 유사성, 그리고 존재의 유형에만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지와 언덕, 흙길과 아스팔트, 그리고 햇빛과 숲 등 모든 것은 똑같아진다.
어른들에게 주로는 살아온 햇수의 높이에서 모든 것을 보듯이 똑같이 광활한 풍경 속에 포함된다. 경험의 전망이 모든 것을 평평하게 압축하고 무미건조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다 똑같다. 이 상태에서의 풍요로움과 즐거움은 결코 우쭐한 것이 아니라 깊은 만족이다.
어른은 자기 집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여러 갈래의 길이 거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에 어린 아이에게는 길이 자신을 멀리 보낸다고 생각하여 불안해한다. 그렇더라도 길은 세계로 이어지는 가능성들이다. 만족이고 기쁨이며 자유와 균형이다
초보들에게 주로들은 서로 비슷하지 않고, 서로 구분되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달리기의 능력이 발전하면서 초보 때의 절대적인 달리기 세계가 아니라 몸을 이완시키고 분위기와 생각을 바꿔 정신을 즐겁게 하여 영혼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달리기를 하게 된다.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리듬이 달라지게 만든다. 일한다고 억압받던 팔다리와 영혼의 능력을 해방시켜 나만의 여정과 리듬, 그리고 나의 표상을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달릴 수는 있지만 마지못해 달리는 것은 아니다.
달리기를 하는 것은 자기 일과 작별하는 것이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그냥 일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일단 밖으로 나가면 달리는 몸은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가고, 정신은 스스로 자유롭고, 즉 한가하다고 느낀다.
누군가에게 보고해야 할 필요도 없으며, 절대적으로 일관성을 가질 필요도 없다. 자유롭게 달릴수록 더 많은 즐거움을 얻게 된다. 달리기가 주는 모든 발견과 즐거움이 마치 달리기가 하나의 방법이라도 되는 듯 달리기 자체를 위해 추구되어서는 안 된다.
달리기의 즐거움은 맑은 하늘의 태양이 부르면 나 자신에게 약간의 자유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하던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그만두는 사람에게만 자연적으로 제공될 것이다. 잠시나마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자신의 운명이 제멋대로 굴러가도록 내버려둔 채 가벼운 마음으로 목적 없이 홀로 달리는 것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다시 발견하도록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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