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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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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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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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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달리기와 건강(131): 달리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
[의사신문]달리기와 건강(131): 달리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우리는 너무나 빡빡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선택의 여지가 있는 상황을 좋아한다. 사실 고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무엇에 대해서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자아의 감각과 자유의 감각에 자양분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도 어떤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경로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처럼 인도나 자전거 길이 없이 오직 차도 위주의 도로만 있다면, 지금처럼 사람들이 걷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일에 금세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학교나 가게, 카페, 공원, 식당, 사무실 등에 도달하는 수단이 단순해질수록 운동이나 신체 활동성 부족에 의한 질병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가 다양해질수록 선택의 폭이 늘어나고, 그만큼 더 많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게 될 것이다.
나는 날씨와 기분, 용건과 동행인 등에 따라 제일 알맞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옥수동과 잠원동 사이 한강을 건너는 다리인 동호대교와 잠수교만 해도 지하철까지 최소한 너댓개의 코스와 수단이 선택 가능하다. 날마다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면 무엇이 보일까? 기존의 길을 벗어나면 현재가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 세상에 다시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리고 본다는 것은 나의 의식을 통찰력으로 이끈다. 달리기는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필요한 곳에 가고 그 과정에서 운동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멋진 방법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재미있고 즐거웠던 경험을 다시 되살려 즐길 수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자전거 붐이다. 최근의 자전거 인프라 중에서 훌륭한 것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자전거 공유제도이다. 이것은 자전거를 소유하지 않고도 탈 수 있게 해주고, 차세대의 자전거 차선이라 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자동차로부터 자전거를 보호해 준다.
하나 아쉬운 점은 아직도 유럽 국가들처럼 자전거가 실용적인 교통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화려한 색상의 딱 달라분는 복장으로 어느 악조건에서도 50km든, 100km든, 4대강 국토종단이든 돈과 시간을 들여 어디든지 자전거로 가는 소수의 거의 선수급 라이더들만의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의 진짜 미스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있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예술은 뇌의 창조성의 산물이지만, 창조성은 이성이 아니라 리듬으로 살아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두 발을 교대로 앞으로 내밀어 앞으로 달려가는 움직임은 말 그대로 사고를 위한 행동이다. 달리기의 흐름을 타면서 계속 변하는 이미지의 흐름에 빠질 때 창조성이 나타나게 된다.
걷기와 자전거 타기는 전적으로 휴식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창조성을 향상시키고 체력을 강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돌아다니는 재미도 더해 주고 동네와 도시를 더 많이 보게 해 준다. 자루하려야 지루할 수가 없다. 어쨌거나 다양성과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단순한 걷기와 달리기의 경험이 날마다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주말에는 도로에서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마라톤 대회, 거리 퍼레이드, 페스티벌, 차 없는 날, 심지어 유명인의 방문 등이 있을 때도 일시적으로 도로가 통제되고. 꼼짝달싹 못하고 차 속에서 교통체증이 풀릴 때까지 하염없이 앉아 있는 것은 정말 열 받는 일이다.
나처럼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행복하고, 도로가 통제될 시간을 미리 알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차량이 통제된 길을 여유롭게 걸어서 지나가면서 행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걷는 사람에게 행사가 전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공공행사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들으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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