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 절기가 지나면서 20도를 웃돌던 아침 기온이 이제 완전히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쌀쌀한 느낌에 아침 저녁의 산책객 뿐만 아니라 아직 운동 습관이 몸에 배지 못한 사람들을 주로에서 몰아내고 있다.
아직도 낮에는 20도 전후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활동에 큰 지장은 없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아침 저녁은 손이 시릴 정도로 기온이 차갑게 느껴진다. 야외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갑작스런 기온 저하에 따른 체온 저하에 대비하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시기이다.
바람이 초속 1m 강해질 때마다 체감온도가 1.6도씩 낮아지고, 체감온도 1℃가 내려가면 저체온증 환자가 8%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심하게 떨리면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면 저체온증에 빠진 것이다. 저체온증은 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혈액 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져 위험해진다.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적을 때보다 기온이 따뜻하다고 느끼게 된다. 또 찬 바람이 불더라도 우리 몸은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항상성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에 적합한 의상만 갖추어도 저체온증 같은 큰 위험 없이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심장질환이 있거나 손·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주치의와 운동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겨울 길목의 환절기 야외 운동 도중에 발생하는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루돌프 사슴처럼 빨개진 코에서 쉴새 없이 흐르는 콧물이다. 이 현상은 우리 몸이 열을 발생시켜 몸을 데우고 있다는 의미이며, 또 운동 중에 급하게 들여마신 건조한 공기를 축축하게 만들어 기관지에 손상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콧물이 흐르게 되는 생리적 보호반응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때에는 뇌졸중 등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운동량이 많은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는 더욱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운동 전 가벼운 스트레칭 체조 등으로 준비 운동을 해서 달릴 때 많이 사용하는 부위의 큰 근육들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아직은 본격적인 추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땀을 쉽게 증발시킬 수 있느 기능성 섬유로 된 긴 팔 셔츠를 입고, 그 위에 통기성이 있으면서도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방수성 방풍복을 입는다. 셔츠도 가능하면 목 앞쪽에 쉽게 내리고 올릴 수 있는 지퍼가 달린 옷이 좋고, 방풍복은 조금 달리다 체온이 올라가면 벗어 허리에 두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젖어 단열기능을 잃는 면직물은 피하는 것이 좋고, 마지막에는 폐에 찬 공기가 유입되면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므로 마스크나 스카프로 코와 입을 보호하도록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류가 신체의 중심부로 집중되기 때문에 손과 발이 시리고 차게 느껴지는데, 얇은 장갑을 끼고 여름에 맨 발에 운동화를 신던 사람도 양말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또 몸의 열은 머리를 통해 상당 부분 빠져나가기 때문에 모자를 써야 열기 방출을 막고 뇌졸중 등 갑작스런 찬 공기 노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을 단풍을 제대로 즐기면서 안전하게 달리기도 즐기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너무 빠르게 달리다보면 땀이 많이 나서 온몸이 젖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장거리 달리기 후반에 몸의 체열 생산 능력이 떨어지거나 열 손실이 많아지면 찬 공기와 바람 때문에 체온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 마라톤을 완주한 다음 날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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