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한만큼 달리기에서 빼어나거나 기분좋은 결과를 얻을 때도 있지만, 기대에 조금 못미쳐 안타까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작한 달리기가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목표를 설정하고 겨루는 마스터즈 마라톤에 이르고 나면 끝없는 기록의 도전으로 마음을 불태우기도 하지만, 이것도 체력 훈련이 뒷받침될 때 해 볼 일이지요.
건강관리를 위해서나 또한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최선이 아니라도 좋습니다)을 다한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자신과 주위를 위해 유익한 것이지요. 더러는 이솝의 신포도가 넘치는 집념에서 벗어나게 해주니까 말입니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면 자신의 기록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주자도 있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주자들을 격려해주시는 분들, 급수대에서 언 손을 호호불며 봉사를 해주는 학생들이나 가족들, 주로 중간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 마라톤의 또 다른 즐거움을 남보다 먼저 실천하고 계시는 이런 분들에게서 세상살이의 이치를 느끼게 됩니다. 달리는 것만이 달리기의 즐거움의 전부라는 집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주니까 말입니다.
우리 인생도 일정 고지에 오르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달리기도 한번의 기록 달성이 문제가 아니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기록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달리기의 진정한 즐거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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