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읍시다. |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왕눈이’ 임수혁 선수가 41세를 일기로 결국 생을 마감했다. 부정맥으로 인한 뇌사상태로 투병한 지 9년10개월만이다. 야구계와 팬들은 임수혁 선수가 쓰러졌던 4월18일을 ‘임수혁 데이’로 정하고 임 선수가 기적같이 일어나길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2000년 4월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있었던 LG와 롯데의 야구경기에 롯데 자이언트의 선발로 나와 2회초 2루에 진루한 뒤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진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폐소생술이 늦었던 탓에 뇌에 산소가 통하지 않아 뇌사 판정을 받고, 투병해오던 왕눈이 임수혁 선수가 어제 41살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세상을 하직했다.
임수혁 선수를 쓰러뜨린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시스템에 고장이 나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늦거나 아니면 불규칙해지는 병으로 운동장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돌연사의 주요원인이다.
부정맥을 일으키는 원인은 유전, 지나친 스트레스, 술, 담배, 카페인, 불충분한 수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의 전기시스템에 고장이 날 수도 있고, 이들 외에도 고혈압, 음주, 독감, 카페인 등의 이유로 심장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한다.
집안 일로 다투던 중에 갑자기 기절하거나 순간적인 가슴통증을 경험했거나 호흡곤란이나 어지러움증, 혹은 목부위가 뻐근해지는 느낌을 경험했거나 홧병의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하는 고위험군들이다. 이런 사람들 외에 특별한 이유없이 멀쩡한 상태에서 말그대로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예방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으며, 가장 급선무는 응급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여 심장을 다시 뛰도록 만드는 일이다.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졌을 때에는 5분 이내에 현장에서 응급 심폐 소생술을 받고 즉시 병원으로 후송되어 고압 전기충격요법을 받으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임수혁의 경우처럼 현장에서의 심장마사지 기회를 놓치면 병원에 도착하여 전기충격을 받더라도 이송도중에 머리로 피가 공급되지 않아 뇌기능이 정지된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가 갑자기 졸도하면 두 손을 모아 가슴을 세게 눌러주면서 눌러주면서 곧바로 119 구급차를 호출하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심장마사지를 계속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정상혈류량의 약 20% 정도만 심장으로 공급되지만 제세동기를 사용하면 본래 심장의 리듬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역, 터미널, 극장, 학교, 시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심장제세동기가 비치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운동경기장에는 반드시 의사의 대기가 필수적이다.
임수혁 선수가 병상에 누워있었던 지난 9년 10개월 동안 우리 나라의 운동경기장의 응급구조체계는 아직도 그대로이며, 작년부터 조금씩 역이나 기차등 다중이용시설에 심장제세동기가 비치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운동경기장의 심장제세동기의 충분한 비치나 의사의 의무 대기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더욱더 문제는 시민 각자가 모두 응급 심폐소생술 교육과 심장제세동기 교육을 받아 누구나가 응급시에 가족이나 이웃을 살릴 수 있어야 하지만, 이런 생각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런 제세동기의 설치 확대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민들도 제세동기의 사용법을 익혀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장 자동 제세동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AED)는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이라고 하는 생명에 위험을 미치는 심장의 부정맥을 감지하며, 전기쇼크를 가하는 것이 가능한 휴대용 구급장비이다.
2008년부터 의료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사용가능 하게 되어, 현재는 공항, 역, 학교, 공공시설, 스포츠클럽 등에 설치가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는 공공장소의 음료 자동판매기에 AED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AED는 일반시민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용방법은 상당히 쉽다. 먼저, 뚜껑을 열면 자동적으로 전원이 들어온다. 다음으로 두 개의 전극패드를 전흉부와 좌측흉부에 붙인다. 패드를 붙이면 자동적으로 심전도 분석이 시작되어, 전기쇼크의 필요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쇼크가 필요하다면 주위의 안전을 확인한 다음, 지시에 따라 버턴을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심폐소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AED이지만, 처음부터 AED가 사용되는 상황은 드물며, 의식이 없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먼저 AED나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된다.
심폐소생술(basic life support, BLS)의 기본은 ABC(A:기도(Airway)확보, B:호흡(Breathing) 확인, C:순환(Circulation)회복)이다.
먼저, 갑자기 쓰러진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갑자기 쓰러진 사람은 심장박동이 정지되면서 의식이 없고 대화에 응답이 없으며, 정상적 호흡도 없는 상태이다. 괴로운 듯 헐떡이는 것과 같은 호흡을 하고 있어도, 그것은 산소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유효한 호흡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응답을 확인한다는 것은, 쓰러진 사람 가까이로 빠르게 다가가 차분히 어깨를 쳐보던가 흔들어 본다. "여보세요! 괜찮습니까?"라고 큰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래도 응답이 없다면 즉시 119번에 통보하고, AED를 가져다 놓거나 주위에 사람이 있다면 119번으로의 통보나 AED 확보를 부탁한다.
다음 순서는 기도확보(Airway)이다. 방법으로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위로 충분히 끌어올려 호흡길이 통하게 확보한다. 기도가 확보되면, 부상자가 숨을 쉬고 있는 가를 관찰한다. 부상자의 입가에 귀를 대는 것과 동시에 흉곽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즉 호흡의 유무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으로 확인한다. 자발적인 호흡이 인지되지 않으면, 인공호흡을 2회 실행한다(Breathing). 숨 불어넣기는 가슴이 충분히 위로 올라가는 양을 1초에 걸쳐 실시한다.
그렇게 해도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의료인이라면 10초 이내에 경동맥을 짚어 맥박의 체크를 실시한다. 그러나 경동맥체크에 익숙지 않은 일반시민에게는 무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체크는 실시하지 않고, 흉골압박에 의한 심장마사지를 시작한다(Circulation). 효과적인 흉골압박을 실시하는 요령은 [강하게, 빠르게 누른다]는 것이다. 1분간 100회의 리듬으로, 흉벽이 약4~5cm 가라앉을 정도로 누른다. 압박 후에는 흉벽이 완전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30회 심장 마사지를 실시한 후에 인공호흡 2회를 실시한다. AED가 도착될 때까지 이것을 반복한다.
패드를 가슴에 장착하는 사이에도 심장 마사지와 인공호흡은 반복해서 실시한다. 심장 리듬을 체크하는 단계가 되어 심장 마사지를 중단한다. 그 후에는 AED의 지시에 따른다. 전기쇼크를 실시한다면 전기쇼크를 실시한 후에도 흉골압박에 의한 심장 마사지와 인공호흡을 5회 주기로 실시한다. 만약 전기쇼크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된다면, 바로 심장마사지와 인공호흡을 계속한다. 5회 주기마다 심장 리듬체크를 AED에서 행한다.
가장 좋은 심폐소생술은 흉골압박과 인공호흡을 하나로 하여 같이 실시하는 것이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입에서 거품을 뿜고 있는 사람에게 인공호흡을 실행하는 것에 적잖이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페이스마스크나 페이스 실드가 있다면 그것을 이용하면 간단하지만, 구할 수 없을 때나 인공호흡 실시가 쉽지 않을 때에는 흉골압박만의 소생술을 실시해도 괜찮다. 흉골압박만으로도 기도가 확보되었다면, 수동적인 흉벽 움직임에 의해 어느 정도의 환기가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간단한 심폐소생술 술기가 내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모두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서 헌혈증이나 장기기증서약서처럼 심폐소생술 교육수료증을 자랑스럽게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참고: 오는 5월 2일 달리는 의사들에서 개최하는 소암 환우돕기 제7회 서울시민 마라톤 대회에 오시면 가족 모두가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실 수 있으며, 현장에서 수료증을 드립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
|
|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