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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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30] 마라톤 대회참가(3):당일 출발 전까지 여유를 가
드디어 대회날이 밝았다. 아침에 일어나 대회장에 가서 준비운동을 할 때까지 반드시 해야할 일들을 대강 정리해두는 것이 성공적이고 즐거운 대회 완주에 중요하다. 이동시간을 잘못 계산하거나 급하게 화장실에 가거나 해서 정신적으로 당황하게 되면 대회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달리기는 장난이 아니다. 등산을 한다고 해서 모두 에베레스스트를 정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마라톤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심신이 최상의 상태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계획을 세워두고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대회 전날의 흥분된 기분을 잘 다스리는 것이 대회 성적에 직결될 수 있다. 대회 하루 앞날 아침에는 대회의 성공적인 완주를 마음 속에 그리면서 대회 페이스로 5km 정도를 가볍고 짧게 달린다. 저녁에는 대회 당일에 필요한 배번이나 의복 등을 체크리스트를 이용하여 빠짐없이 챙긴 후에 마음 속으로 대회를 달리는 자신을 한 번 그려보면서 취약 지점에서의 행동요령을 확인하고, 7~8시간 충분히 숙면을 취한다.

우선 대회 당일의 행동 순서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우선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최소한 대회 출발 3시간 전까지는 기상하여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잠을 깬다. 가벼운 산보를 겸해서 현지의 날씨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아침식사도 중요한데, 소화되기 쉽고 칼로리가 높은 고탄수화물 식사로 아침을 먹는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복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식품은 절대로 먹지 않아야 한다. 육류보다는 밥(나는 찰밥을 주로 먹는다)이나 빵 등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섭취한다.

최소한 출발 한 시간 전까지는 대회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집에서 출발한다. 대회장의 화장실은 혼잡하므로 가능하면 집에서 해결하고 가는 것이 편하다.

대회장에 도착하면 우선 옷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번호표를 부착한 후 짐을 맡긴다. 남은 시간을 체크하고 언제부터 준비운동을 시작할 것인가를 결정한 후에 집에서 화장실을 해결하지 못한 경우 미리 다녀온다. 짐을 맡긴 후부터는 평소 하던 근육 마사지를 하고 천천히 준비운동을 하면서 몸을 푼다. 출발 1시간 전에 물 200~300cc를 마신다. 출발 10분 전에는 에너지 겔 한 개를 물과 같이 마시고 오늘의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평소의 연습에도 마찬가지지만, 대회 전의 준비운동은 특히 중요하다. 초보자 중에는 준비운동이 충분하지 못하여 초반에 힘들어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초반의 무거운 몸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대회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운동에는 나의 마음만큼 강하고 무시무시한 적은 없다.

준비운동은 몸에 운동할 준비를 시키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산소를 많이 포함한 혈액을 뇌에 전달하여 심리적인 활기를 불어넣는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 영 나지 않을 때 준비운동만 하자고 자신을 다독이면 준비운동이 끝날 때 쯤이면 달리고 싶은 마음으로 변해져 있을 것이다. 출발 40분 전부터 본격적인 대회 준비운동을 걷기, 스트레칭, 달리기, 스트레칭의 순으로 실시한다.

스트레칭의 효과는 30분 정도 밖에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일찍 준비운동을 시작하여 출발시간까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도록 신경쓴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시간 여유를 가지고 출발지점에 가서 몸이 땀에 젖거나 식지 않도록 보온에 주의하면서 출발을 기다린다. 내키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든 추스려 운동을 하고 나면, 무기력을 극복하고 승리했다는 사실에 대해 뿌듯한 신뢰감과 승리감이 들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는 이븐 페이스라고 해서 출발에서 골인까지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기본이나, 자신의 능력이나 전략에 따라 페이스 배분은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언덕이나 고개 같은 주로의 기복이나 바람이 방향 등에 따라 구간 기록을 변화시킨다. 오르막이나 역풍이 불 때는 속도가 늦어지고, 내리막길이나 순풍에서는 기록이 빨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속도 변화지만, 후반에 언덕이 있으면 의식적으로 전반을 조금 빨리 달릴 수도 있고, 전반에 언덕이 있으면 조금 느리게 달려 체력소모를 적게할 수 있다. 완주를 목표로 하는 초보자의 경우에는 전반은 속도를 조금 억제하면서 달리는 것이 마라톤 벽이라는 힘든 구간을 경험하는 중후반을 위한 체력보존에 도움이 된다.

자신이 결국에는 해내고 말 것이라는 자신감을 많이 느끼고 커질수록 진짜로 이기게 된다. 어떤 대회를 목표로 훈련을 열심히 해왔지만, 대회가 다가오면 그만큼 더 긴장되고 신경이 쓰이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이런 마음이 과도하여 자신감의 결여로 이어지면 안될 것이다. 우리가 자신을 믿는 것만큼만 우리 몸은 우리에게 선물을 준다. 그러므로 스스로의 다져진 능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믿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목표를 다잡아야 한다.

제15주차 훈련계획: 월요일: 휴식, 화요일: 조깅 60분, 수요일: 조깅 40분, 목요일: 언덕훈련 60분, 금요일: 휴식, 토요일: 조깅 60분, 일요일: 조깅 80분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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