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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시신문39]마라톤 대회참가(12):마라톤 대회 |
고전적인 마라톤 대회는 보통 이야기하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로 약 100리 길인 42.195km의 장거리를 달리는 경주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 10km 달리기라면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내키는대로 결정하여 참가하고 달릴 수도 있지만, 마라톤 대회는 그런 식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에베레스트 트레킹이 하프 마라톤 대회라면 마라톤대회는 에베레스트 최고봉의 등정 성공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달리는 주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멋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않고 달려서 완주하고 싶은 종목이다.
지난 번 마라톤 훈련을 설명하면서 목표는 완주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지만, 마라톤 대회도 경주인 만큼 완주실력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며, 마라톤 대회의 숨길 수 없는 목표이다. 훈련을 통해 장거리 달리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이 단순히 지난 번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사전에 계획된 시간에 완주하여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또 실력에 따라서는 마스터스 공식기록에 도전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연령대 기록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완주만큼 자신의 개인기록이 두고두고 중요하다는 말이다.
마라톤 대회의 완주는 말 그대로 쉬운 것도 아니지만, 생각만큼 어렵기만 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평생을 훈련에 바쳐야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신체활동없이 좌식생활만 해오던 사람들도 적절한 훈련계획에 따라 일주일에 3~4일 열심히 달리기만 한다면 3개월만에 제한시간인 5시간 안에 마라톤을 충분히 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주 3~4일 동안에 달리는 거리도 늘여야 하고, 속도도 유지해야 하고, 평시 달리는 대로 달리기도 해야 하므로 주당 훈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마라톤 참가를 위한 훈련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것이면 무관하지만, 제한된 시간으로 효과적인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본요소, 즉 오래 달리기, 빨리 달리기, 그리고 가볍게 달리기를 갖추어야 한다.
오래 달리기는 2주에 한번씩 주말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마라톤 대회에서 달릴 거리를 능가할 만큼 오래 달릴 수 있어야 하는데, 마라톤 대회의 성패는 일차적으로 이 오래 달리기의 훈련의 완성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래 달리기는 최근에 달린 최장거리에서 30분을 더 달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라톤 대회에서 달릴 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10% 범위 내에서 계속 거리를 늘여간다. 오래 달리기 사이에 있는 주말에는 비교적 짧은 거리의 달리기 대회에 나가거나 대회에서의 속도와 비슷한 달리기 속도로 최근의 오래 달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함으로써 대회속도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주중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빨리 회복되도록 훈련의 양과 강도를 조절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90% 이상의 주자들이 전반보다 후반에서 상당히 속도가 떨어지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소한 후반을 전반과 비슷한 속도로 달리거나 더 빠르게 달려야 가장 좋은 개인기록을 수립하며 완주를 할 수 있다. 마라톤 훈련을 하는 첫 목적이 마라톤 거리를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서 우리가 만들어 내는 속도는 의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상과 달리 무의식적인 뇌의 통제를 받는다. 각 대회를 통해 우리 뇌는 생명이 위협받지 않고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며, 더 이상 빠르게 달리지 못하게 하는 근육의 전기적 자극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를 산출한다. 이것은 경험이 많은 주자일수록 더 믿을 만한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
첫 마라톤 대회 마지막 수 킬로미터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이런 경험을 했다면 다음 마라톤 대회에서는 스스로 효과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이런 경험에서 배우는 학습의 대부분은 무의식적 수준에서 일어난다. 머리와 몸의 협조체계를 통해 좀 더 나은 기분으로 마지막 수 키로미터의 거리를 어떤 느낌으로 달리는 것이 더 좋게 달리는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마라톤 대회의 거리는 쉽게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아니기 때문에 더 짧은 거리의 대회에서는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달리는 주자는 거의 없다. 전반에서 km 당 2~5초의 빠르거나 느리는 것은 달리는 기분이나 근육의 느낌에 아무런 차이도 없지만, 후반에서 잘 달리거나 포기하거나의 차이로 나타난다. 그래서 처음에는 전체 완주시간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km당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힘든 훈련을 많이 할수록 몸이 피로에 많이 노출됨으로써 마라톤 대회에서 근육이 피로하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먼 거리를 갈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된다.
가장 많이 하는 힘든 훈련의 하나가 속도훈련이며. 속도 훈련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속도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속도 훈련을 하는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다. 일단 오래 달리기가 편한 달리기의 일정한 속도의 함정에서 벗어나 다양한 훈련에 따른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속도라는 새로운 도전 정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2km를 천천히 달리며 워밍업을 한 후 20km 정도를 마라톤 대회 속도보다 km 당 10~20초 정도 느리게 달리거나 1~2km의 워밍업 조깅 후에 15km 정도 마라톤 속도로 달리기도 하며, 20km를 천천히 조깅한 후에 마지막 10km를 10km 최고 속도로 달리는 다양한 훈련을 하기도 한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42.195km를 달리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훈련의 충분함이나 부족함과 무관하게 30km를 넘어 체내의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고 누가 뒤에서 힘빠진 내 몸을 사정없이 잡아당기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지 않거나 크고 단단한 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듯한 강력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를 '마라톤 벽'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면 대회 중에 생기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마라톤 벽이 어려운 고비이긴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지구성 훈련이 부족하거나 에너지 축적이 미흡하거나 정신적 집중력이 유지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어느 하나가 문제라기보다는 주자와 환경 사이의 보다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된다. 달리다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면 문제에 집중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괴롭히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가능한 문제해결 방안에 대해 집중하여 자신이 해야할 가장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포기하고 싶은 강력한 심적 유혹을 뿌리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마라톤 정신이기 때문이다.
마라톤 벽을 현명하게 극복하면 할수록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속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 10km 자신의 대회 예상 속도보다 더 천천히 달려야 한다. 다음 10km는 약간 더 빠르게, 그 다음은 또 조금더 빠르게 달리는 식으로 10km 구간마다 일정하게 속도를 높이는 계획을 잘 실천하면, 오버페이스로 인해 퍼지는 것을 아주 쉽게 예방할 수 있다. 마라톤 대회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잘 달리기 위해서는 자신을 스스로 몰아부쳐 학대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내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나?"라는 물음에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달리는 동안 자신을 포함해 누구에겐가 사과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 달리기 자체가 힘들어지기 시작할 때는 예전의 잘 달렸던 대회와 힘들게 달렸지만 결국에는 완주에 성공했던 대회들을 생각하며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격려하고 다독인다. 이런 긍정적인 혼잣말이 대회 성적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키며, 평소에 대회에 참가할 때 자주 사용하는 긍정적 주문들을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은 "오늘도 결국 나는 시간 내에 완주하게 될꺼다!" "매일 모든 면에서 나는 조금씩 더 좋아지고, 조금더 강해지고, 조금더 행복해지고 있다." "이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그만큼 나는 역시 건강해" 같은 말이다.
마라톤 벽을 만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일! 그렇더라도 성공적으로 완주할만큼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다. 속도를 줄이고 걷고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고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여유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제 23주차 훈련계획: 월요일: 휴식, 화요일: 조깅 40분, 수요일: 인터벌 훈련 400m x 10회( 조깅 200m), 목요일: 크로스컨트리 70분, 금요일: 휴식, 토요일: 조깅 40분, 일요일: 시간주 150분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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