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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수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가 되었으며 2026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마라톤 대회에서 일반인들의 참가가 가능했던 1995년 이후 1997년 12월 3일 외환부족으로 국가부도 위기를 겪어면서 국제통화기금과 자금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된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 중년층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달리기 열풍이었다.
2001년 8월 23일 IMF 구제금융 195억달러를 전액 상환하고 IMF 관리 체제가 종료될 때까지 "다시 뛰자!'라는 슬로건 아래 수 많은 해고자들이 달리기를 통해 재기의 용기와 의지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런 열풍이 계속 이어져 2006년도의 총 2만59명(남 1만8438명, 여 1621명) 중에서 19세 이하가 22명(남 15, 여 7), 20대가 1,079명(남 924, 여 155), 30대가 4,941명(남 4,504, 여 437), 40대가 1만271명(남 9,433, 여 838), 50대가 3,390명(남 3,219, 여 171), 60대가 339명(남 327, 여 12), 70대가 16명(남 15, 여 1), 그리고 80대가 1명이었다는 참가자 연령별 분석에서도 열의를 느낄 수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주자들 중에 50세 이상의 나이가 든 사람들과 여성은 무시해도 될 만큼 얼마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60세 이상의 남성이 그 나이에 40km가 넘는 거리를 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심지어 의사들까지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일이 1980년 대부터 2000년대까지 뉴욕마라톤 대회의 20대 남성 참가자는 25% 늘어난 반면에 50대 참가자의 숫자는 놀랍게도 78%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에 40대 이상 참여비율도 30% 이상 늘어났다. 젊은 참가자의 완주 기록은 거의 30분 쯤 늘어나 더 느려졌지만, 나이든 사람들의 일반적 완주기록은 더 짧아졌으며, 70세 이상 남성은 평균기록이 거의 2분 정도 짧아졌고, 60세 이상 여성의 기록은 남성보다 거의 두 배나 짧아졌다.
요즘 국내의 마라톤 열풍이 조금 식기는 했지만, 젊은이들은 마라톤 계를 떠나갔지만, 나이든 주자들은 여전히 마라톤 현장을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철인3종 경기나 울트라마라톤 대회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평균 여명이 늘어나면서 활동적이고 성공적인 노화의 모델을 나이 든 주자들이 제시하고 있다. 90세 5시간 완주 제한 시간 안에 완주하는 90세 이상된 주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예전의 환갑 지난 노인들의 사랑방 차지는 많은 부분이 실제로는 나이 때문이 아니라 비활동적인 생활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나이든 비활동성 쥐의 다리 근육에는 젊은 쥐보다 근육조직을 복원하는 위성세포의 숫자가 훨씬 적게 들어있지만, 나이든 쥐들을 쳇바퀴 운동을 시키면 다리 근육의 위성세포의 수가 새로 생겨나고 숫자도 늘어난다. 나이 든 쥐의 근육도 운동을 통해 스스로를 구축하고 복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결과다. 최근 카나다 신체활동 및 노화연구센터의 연구팀이 65세 이상 육상주자들의 다리 근육이 운동단위로 가득차 있음을 발견했다. 골격근을 구성하는 근섬유에는 어느 섬유에도 운동 신경이 분포되어 있는데 한 가닥의 운동 신경의 말단은 많은 가지로 나뉘어져 있으며, 많은 경우는 100가닥 이상의 근섬유에 분포되어 근섬유들을 지배한다. 이와 같이 운동 단위는 하나의 신경세포와 그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특정 근섬유로 구성되며, 근육에 운동단위가 많을수록 더 빨리 완벽하게 수축할 수 있다. 더 건강하고 강하다는 의미다.
운동단위로 가득찬 환갑이 넘은 나이 든 주자들의 다리 근육은 노화로 인한 운동단위의 손실을 잠재적으로 완화해 20대같은 60대의 삶으로 이끌어간다. 영국 킹스대 베로니크 배텔 박사팀이 1,800명의 쌍둥이를 조사한 결과 점이 100개 이상인 사람은 25개 이하인 사람보다 6년~7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과 수명과의 관계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진은 쌍둥이들이 가진 점 갯수와 노화의 연관이 있는 DNA를 비교 관찰한 결과 점이 많은 사람은 피부암인 흑색종의 발병 위험이 점이 적은 사람보다 조금 높아지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더 짧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노화와 관련 있는 DNA의 끝부분에 있는 말단소립(telomere)의 길이가 더 길어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단소립에도 당연히 이론의 여지 없이 달리기 등 육상운동의 노화방지의 영향력이 미친다. 같은 연령대의 주로 좌식생활자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주자들이 훨씬 더 젊어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주로 좌식생활을 하는 중년들은 주로 앉아만 있는 젊은 사람들보다 40% 정도 더 짧은 말단소립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중년의 육상선수들은 눈에 뛸 만큼 젊고 긴 말단소립을 보유했으며, 20대보다 아주 조금 더 짧은 편이었지만, 그 차이는 단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나이 든 선수의 말단소립 손실은 대강 75% 정도 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엘리 푸터만 교수팀은 치매를 겪는 부모나 배우자를 간호하고 있는 폐경 여성 62명에게 땀이 날만한 운동을 매일 얼마나 하는지와 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를 재고 텔로미어의 길이를 알아보기 위한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은 또래 여성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았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활발하지도 않은 여성은 스트레스는 비슷하지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여성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더 짧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같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도 운동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염색체 끝부분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속도가 늦춰지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는 성인은 일주일에 약 150분 걷기 또는 약 75분 달리기 같은 땀이 날만한 운동을 권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매일 90분씩 운동시간을 확보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의 안드레아 바차렐리 박사팀은 하루 넉 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 250명의 세포를 관찰한 결과 식성, 운동량, 스트레스에서 조건이 비슷했지만 과음하는 사람의 세포는 노화를 관장하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과음하지 않는 사람보다 최고 절반 이하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독일 홈부르그대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연령 20세인 독일 국가 육상팀 선수와 젊었을 때 운동을 꾸준히 해온 평균 연령 51세인 중년의 노화정도를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관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는 비슷한 나이 대 일반인의 노화정도와 비교한 결과, 중년이든 젊은 층이든 지속적인 운동은 텔로미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효소인 텔로머라아제의 활동을 늘어나게 하면서 텔로미어의 안정성을 북돋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장기간의 꾸준한 운동은 사람의 백혈구 속 텔로머라아제가 활성화시키고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몸의 여러 세포들은 각자 세포 안의 염색체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자라나고 분화돼 결국 죽고 만다. 이 때 텔로미어의 길이는 조금씩 짧아지게 되므로 운동이 운동선수들이 가진 상대적으로 긴 텔로미어는 노화 예방에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의학정보사이트 ‘웹 엠디(WebMD)’에 '젊게 오래 사는 방법 18가지를 소개했는데, 그 첫 째가 "DNA를 보호하라."면서 나이가 들면 염색체를 양끝에서 보호하는 말단소립(텔로미어)의 길이도 줄어들면서 질병에 취약해진다. 여러가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이어트와 운동같은 건전한 생활습관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는 효소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매사에 성실하며, 친구를 사귀고, 좋은 친구를 선택하고, 금연, 낮잠, 지중해식 다이어트, 오키나와식습관, 결혼, 신체활동, 절주, 종교생활, 용서, 안전장비 착용, 숙면, 스트레스 관리, 목표 지향적 삶 등을 강조했다.
우리 몸의 세포가 나이를 먹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 신체활동이 제공하는 긍정적 영향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는 것이 분명하지만, 운동이 노화 과정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나이를 잘 먹는 방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생활 방식을 우리 스스로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멋진 일 아닌가 말이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줄기세포를 흔들어주자. 말단소립이 스트레칭되고 위성세포의 수가 늘어나고 운동단위가 늘어난다. 내 인생의 종착역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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