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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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스트레스 예방접종이다.
'역경없는 성공은 없다.'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가 나쁘다고 무조건 피하려고만 한다고 스트레스 없는 삶이 가능할까? 나쁜 면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좋은 일이란 없다는 것이 인생의 진실이다.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인간의 놀라운 능력이 스트레스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1980년대 미국 에너지성의 위임을 받은 일련의 전문가들이 볼티모어 핵조선소에 근무하는 한 집단은 일을 하면서 취급하는 물질로부터 미량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다른 깁단은 전혀 노출되지 않은 두 집단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에게 일어 신체적 현상을 8년간 조사한 결과, 충격적 결과가 나타났다. 방사선이 근로자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방사선에 노출된 2만 8천 명의 근로자들이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3만 2천 명의 근로자들보다 사망률이 24%나 낮았다. 방사선은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수치가 높아지면 세포를 파괴하여 암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독소로 여기고 두려워했던 물질이 오히려 정반대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서 원래의 연구 목적인 방사선의 해로운 효과를 보여주지 못해서 공개되지 않았다.

방사선 피폭은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몸에 상처를 낼 수 있지만, 방사선 수치가 아주 낮아서 거기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스트레스라고 하여 모두다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스트레스와 회복이라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스트레스가 뇌에 끼치는 영향은 백신이 면역계에 끼치는 영향과 유사하다.

몸에 좋다는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유익한 물질들이 원래 곤충 및 다른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유독물질에서 비롯된 것이 많아서 이런 물질들이 체내로 들어오면 세포가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약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강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설포라판이 뇌의 대사경로에 스트레스 적응반응을 일으켜 항산화효소를 늘여주고,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을 막는데 선크림보다 더 효과가 강하며 암과 싸우는 효소를 활성화하여 피부암을 예방하거나 사람의 기도에서 항산화효소를 증가시켜 오염된 대기, 꽃가루, 디젤배기가스, 담배 연기 등에 들어있는 프리래디칼의 공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생쥐에게 급속한 신경퇴화가 일어나도록 조작한 다음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칼로리를 보통 먹는 양만큼 줬고, 다른 그룹에는 30%를 줄였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뒤 학습 및 기억 능력을 테스트해 보니 칼로리를 그대로 유지한 그룹은 인지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그룹은 학습 기억 능력의 손상이 없었다. 또 쥐에서 음식의 양을 제한했더니 정당한 양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포도당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 쥐들으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은 쥐들보다 수명이 무려 40%나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 삶은 스트레스 투성이다. 환경이 나에게 가하는 외부적 압력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투쟁 혹은 도주'라고 불리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며, 신체와 뇌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데에는 많은 요인들이 관여하지만,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으며, 그에 따라 감정과 뇌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스트레스를 이긴다는 말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제력을 지키며. 불안한 마음이 줄고, 안도감을 느끼고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려는 극적적인 행동을 취하면 그 패턴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만, 수동적이 되거나 해결책이 없다고 체념하게 되면 스트레스는 나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게 된다. 즉 스트레스가 나에게 끼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으며, 주변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된다. 운동을 삶의 일부로 만들면 사회적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사람들과 교제도 늘이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보다 진화된 수단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뇌세포를 자극하여 손상부위를 원래보다 더 단단하게 복구하게 함으로써 다음에 닥칠 어려움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워준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스트레스 예방접종'이라고 부르리지만, 생리학자들은 '일반적응원칙'이라 부르기도 한다. 즉 운동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정서적, 육체적으로 통제해주며, 세포 차원에서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운동 자체가 일종의 스트레스라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운동을 하면 뇌는 세포를 손상할 수 있는 분자를 부산물로 만들어내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복구기전이 작동하여 손상된 세포를 더욱더 강하게 만든다. 단단한 근육이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뉴런도 일단 찢어졌다가 더욱 강하게 새로 형성되는 등 뉴련의 회복력도 키워주게 된다. 이렇게 운동은 신체와 정신이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을 강화해준다.

운동이 또 자신감을 높여주고 다른 사람들과 만날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운동을 통해 생기는 의욕은 사회적인 연결망을 확립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어 스트레스에서 회복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회복력이란 폐기물처리효소, 신경보호인자, 세포의 예정된 죽음을 늦춰주는 단백딜이 증가하여 앞으로 닥칠 스트레스의 침략에 대비해 신체를 방비하는 군대와 같다. 운동이 경미한 스트레스를 몸에 가하여 이런 요소들을 신체에 쌓아두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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