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뉴스프레스 7]달리기를 할까 vs. 두뇌훈련을 할까 |
외국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우리 나라 모든 부모의 로망은 자신의 자녀들이 머리 좋아 공부 잘하고, 좋은 학교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편하게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 좋아진다는 약이나 놀이, 훈련 등 다양한 것들이 비싸게 팔리고 유행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두뇌를 좋게 한다는 두뇌훈련 프로그램들이다.
유산소 운동이나 명상을 열심히 하면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게 무엇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돈은 들더라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에 관심들이 많다. 힘들기 때문에 손쉬운 것을 가 있다. 집중력, 기억력, 기민함, 기분 등을 개선시켜준다는뇌기능 향상 프로그램들에는 낱말풀이, 퍼즐게임을 하거나 바둑, 장기 등이 추천된다.
머리를 좋게 해 준다는 두뇌게임들이 많다. 하지만 자녀들의 두뇌 개발을 위해 이런 게임을 하도록 하는 부모들에게 한 가지 실망스런 소식이 있다.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의 랜달 엥글 교수팀이 대학생 55명을 상대로 20일간 두뇌 개발 훈련을 실시하고 지력과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더니, 기억력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른바 ‘보편적 유동 지능(general fluid intelligence)’이라고 불리는 지력의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뇌훈련을 통해서는 기억력은 좋아지지만 지능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광고는 전형적인 마켓팅용 과장광고다. 신장과 체중이 다른 것처럼 기억력과 지능은 다른 것이라면서 신장이 커진다고 체중이 꼭 늘어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직접 머리를 사용하는 훈련 경험이 기억력을 향상시켜 학습능력을 향싱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은 되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지능 자체를 개선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비슷한 예가 액션스타들이나 복싱이나 격투기 운동 선수들이 상대의 허점을 찾아내는 시력이 좋아지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반복 훈련을 통해 액션과 관련된 기술은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수험생들이 실수노트를 사용하여 실수도 반복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까지는 흔히 이마가 튀어나온 짱구 머리는 영리하며 머리가 좋은 것으로 얘기돼 왔다. 하지만 영국 레딩 대학의 로버트 바튼 박사팀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이나 사고, 언어 능력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위로 알려진 전두엽 외에 다른 부위도 지각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두엽 부위의 크기가 지각 능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며, 소뇌 등 다른 부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중요한 것은 두뇌의 특정 부위의 크기가 아니라 뇌의 각 부위 간의 연결망이다.
골프에서 완벽한 샷을 만들거나 농구에서 멋진 슛을 완성시키고 싶다면 한 가지 자세와 상황만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자세도 취해보고 상황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남가주대학교 생근운동학(biokinesiology) 캐롤리 윈스테인 박사팀이 59명의 참가자를 몇개 그룹으로 나누고 골프 연습을 하는데 어떤 그룹은 한 가지 동작만 질릴 정도로 반복해 연습하도록 한 반면 다른 그룹에는 팔의 위치나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상황에 변화를 주면서 여러 가지 자세나 샷을 연습하도록 했다. 그리고 연습 성과와 그 차이 나는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운동 후 머리에 전기 자극 실험을 했다.
연구 결과 다양한 자세와 상황을 연습한 참가자들의 뇌의 계획적인 행동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이 매우 활성화되면서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 가지 자세만을 연습한 참가자들의 뇌는 간단한 학습능력을 담당하는 일차 운동 피질(primary motor cortex)만이 활성화 되었다.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연습을 하면 뇌의 기억력이 향상되고 문제 해결능력을 높이게 되지만, 단순반복훈련은 훈련효과가 별로 없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알려진 가장 좋은 뇌기능향상 훈련은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다. 운동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사고력도 향상시킨다. 나이가 들면서 위축되는 뇌의 기억력 중추인 해마가 정기적으로 걷기만 하더라도 위축속도가 정지되거나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것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유산소 운동을 1년간 꾸준히 한 노인들은 앞쪽 해마의 크기가 2%나 증가했다.
운동을 하면 뇌에도 혈액이 많이 공급되어 영양분과 산소가 더 많이 뇌의 신경세포에 전달되면서 성장 인자들을 더 많이 생산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스트레스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규칙적인 적당한 달리기는 뇌의 신경세포들의 결합능력을 향상시켜 뇌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세포의 성장 인자들의 농도를 증가시키고 뇌 신경세포의 성장 뿐만 아니라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인지력과 기억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자녀의 성적이 문제라면 돈드는 두뇌훈련도 좋지만, 그냥 달리기만 시켜도 훨씬더 효과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
|
|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