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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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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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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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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만이 장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에서 힘든 분들이 있다. 자신에게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여러가지 불편함들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검색한 여러가지 질병들을 들먹이며 맞는냐고 묻는 분들이다. 진료받으러 온 분들에게 병이 들었다며 위험한 진단과 치료로 오히려 병을 만들거나 부르는 사람이 의사만의 몫이 아니라는 말이다. 야단법석을 떨며 스스로를 더욱더 확실한 환자로 만드는 것은 오히려 환자일 경우도 많다.
나는 달리기를 하다가 무릎이나 발목이 아파 진료하러 오는 분들에게 대부분 운동을 쉬기보다 그냥 아프지 않을 정도로 운동을 계속 하라고 주문한다. 그런 나의 처방을 따르는 분들도 있지만, 무시하고 관절경 검사나 MRI나 CT 등 첨단 영상의학적 검사를 받으러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60살이 넘은 사람들이 무릎 인공관절 이식술을 받으라고 하면 "다 늙은 사람이 무슨 그런 수술을?"하면서 거부하던 것이 요즘은 70살이 넘은 분들도 무릎관절 뿐만 아니라 대퇴관절까지 이식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나는 나에게 오는 모든 환자들에게 연령에 관계없이 적극적인 운동을 하기를 강조한다. 우리 몸은 기계처럼 부품만 갈아끼운다고 새 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 아니다. 자기 관리라는 멋진 유혹적인 말이 만들어내는 부단한 예방 망상은 인생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장악하게 된다. 작년에 외국의 모 여배우가 유전자 검사 결과 유방암 가능성이 높고 가족력이 있다는 이유로 예방적 유방조직절제술을 받은 결정이 과연 진정한 자기 관리의 범주에 들 것인가? 혹시 주치의가 동의하지 않은 예방적 선택은 아니었을까?
건강은 물과 공기처럼 존재 자체를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존재의 상태를 즐기는 어떤 것이다. 건강염려증처럼 사소한 하나 하나를 잡고 계속 문제 삼는다면 기분좋은 건강은 존재할 수 없으며 즐겁고 행복한 삶 자체를 사라지게 만든다. 너무 예방이라는 말에 집착하지 말자는 말이다. 집착할수록 스스로를 가슴을 펴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60% 정도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비해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왜 그럴까?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2~3분도 계속 달리지 못했던 사람들도 느리든 빠르든 한 시간 정도를 계속 달릴 수 있게 되면 서서히 달리기의 마력에 빨려들어가 대회에 한번 나가보고 싶어지고, 대회장의 넘쳐나는 활력과 넘치는 자신감에 반해서 지금 달리고 있는 건강 달리기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시험하는 장거리 달리기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자연스런 유혹을 느끼게 된다.
여기 이 시점에서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우리 사람들 외에는 세상의 어떤 동물도 생명 유지를 위한 행동 이외에 즐기기 위해 운동이나 훈련을 하는 종은 없다는 것이다.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훈련을 하게 되면 훈련 수준이나 능력의 개선되기보다 오히려 효과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노화가 빨라지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심장혈관계에도 무리를 주어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장거리 달리기 같은 유산소성 지구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건강 유지 뿐만 아니라 나아가 기대수명이 늘어 장수에도 크게 기여를 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과학적 결과도 밝혀져 있지만, 적당히 나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달리기나 수영, 혹은 자전거 타기는 수명을 5~8년까지 늘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인생살이가 그렇지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좋아하는 강도 내에서 하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이다.
요즘 일요일마다 하는 "KPOP STAR" 오디션에 나오는 후보자들의 혼신을 다한 노력과 눈물에서 보듯이, 본인이 즐거워야 듣는 사람도 함께 즐겁다. 예를 들어 체중도 마르고 야윈 사람보다 약간 살찌거나 그보다 조금 더 살찐 사람들이 더 오래 살며 병에 걸리는 일도 적고, 수술을 받아도 회복 속도가 더 빠르며 감염도 쉽게 되지 않는다고 알려지고 있다.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모두 나쁘다고 흥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의 건강은 내 손에 달려있으며. 세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건강을 대신해 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내 자신의 몸과 정신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일단 한번 깨닫고 나면 나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제 아무리 권위자나 그 이상의 위대한 존재에게서도 도움을 얻거나 조종당할 일이 없어진다. 현재의 질병과 치료, 혹은 예방이라는 의학적 모델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골고루 먹고 잠은 푹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기쁨과 즐거움이 우러나오는 관계를 만들고, 일에서 만족할 방법을 찾으며, 기분이 내킬 때는 운동을 하는 것, 이것이 건강하게 사는 바른 길이다.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는 자신의 경험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직접 시도해보고 어떤 것이 건강습관으로 삼는 것이 좋을지 직접 알아보자. 지금까지 건강과 아무 상관이 없는 없는 일이라고 여겨운 신체활동도 얼마든지 놀라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심근경색의 위험을 낮춘다고 해서 개 뒤를 졸졸 쫓아다닐 필요는 없지 않는가? 그냥 규칙적으로 개를 보살피기만 해도 충분하다. 우리를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건강이나 운동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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