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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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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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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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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건강백세] 달리기는 만병통치의 건강효과가 있다. |
달리기는 만병통치의 건강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누구나 껑충 껑충 뛰거나 덩실덩실 춤을 추거나 서로 안고 바닥을 딩군다. 큰 병을 앓거나 수술을 하고 회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첫 마디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은 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내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달리기하세요. 약이 아니라 달리기가 당신의 병을 원천적으로 낫게 할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얼굴에 떠오르는 멋진 미소와 넘치는 활력은 정신력이나 마음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오직 달리기를 통한 체력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암환자들에게 운동을 하라는 것은 "미친 놈" 소리를 듣기 딱 알맞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연구들은 신체활동이 암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재발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첫 조언은 즉시 햇빛 속에서 하루 30분 걷기와 달리기를 시작하라는 말이다. "이제 당신의 인생에서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걷거나 달리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오래 보고 싶다면 걷거나 달리는 것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병의 발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운동을 추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운동이 병의 예방 뿐만 아니라 투병과 관리의 전 과정으로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과민성 위장염으로 인한 설사로 오래 고생한 환자에게도 달리기를 통한 체력 향상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의사들이 이제는 달리기가 값비싼 약물치료나 정밀한 의술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달리기는 병든 조직에 새 혈관이 생기도록 하고 세포를 치료하며 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서양철학에서는 육체를 규정하는 것은 정신이라고 생각했고, 의학도 이 논리에 따라왔다. 근육 운동이 어떤 방식으로든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성인의 뇌는 다시는 젊어질 수도 없고, 자율신경은 싸움을 하거나 침대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상관없이 사고 기관의 혈액순환이나 신진대사를 계속 유지한다는 식이다. 일단 태어난 이후는 새로운 신경세포는 더 이상 생겨날 수 없으며, 기존의 것이 유지되거나 소멸하는 것은 운명이 결정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근육을 단련하는 것은 자신의 노화세포에 신선한 영양물질과 성장물질을 공급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신경세포가 성장하게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세포들을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학습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긴 새로운 세포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2~3주 지나면 다시 소멸하고 만다는 것이다. 육체적 활동이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이들의 존속을 위해서도 정신적 활동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즉 나이에 상관없이 뇌를 근육처럼 단련시킬 수 있으며, 새로 만들어진 신경세포들은 지속적으로 사고 기관에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게 된다는 말이다.
뇌는 어느 정도 늙어도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적응력과 형성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 효과를 맛보는 데 땀을 많이 흘리거나 힘들게 달릴 필요도 없다. 그냥 이틀에 한 번씩, 하루에 30분 정도만 빨리 걷거나 가볍게 조깅하는 것으로 마음 속 불만이나 슬픔이 닥쳐도 매일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과 똑같이 나를 보호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효과들을 기반으로 신체운동의 영향을 측정하고 그 효과를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벼운 달리기 같은 운동을 믿을 만한 약물처방처럼 독자적인 치료 수단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움직이지 말고 몸을 가만히 보존하는 것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자는 쪽으로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많은 국민적 질병들을 더 쉽게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골다공증, 류마치스성 관절염, 만성 요통,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모든 질완은 운동을 해야 병세가 완화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완치도 가능하다. 정신이 산만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지금까지 방식대로 간식시간에 중추성 흥분제를 주는 대신 신체단련 프로그램을 처방하고, 발기부전성 성불능자들에게 정력보조제로 사용되던 비아그라 계통의 약물들도 가벼운 운동을 자신있게 대체되고 있다. 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심장혈관이 경화될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중증의 심장질환을 앓는 사람들조차 달리기 같은 운동을 시작하면 기대수명을 늘일 수 있다.
규칙적인 달리기를 하게 되면 유방암, 대장암과 직장암, 췌장암, 난소암, 전립선암과 위암의 위험도가 상당히 의미있게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면 얼마의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하는가? 일부 암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강한 훈련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매주 4~5시간을 강하게 훈련을 한 남자들에서 전립선암의 위험이 감소되지 않았으며, 악화시키지도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또 최근에는 강한 강도의 운동을 한 사람들에서 직장암의 위험도가 40%까지 낮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한 의사들의 경험이나 인식이 많아질수록 병이 나면 병상에 누워 안정을 취하라는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을 뿌리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의사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는 몸을 보호하거나 아니면 육체적인 활동을 배제하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대사성 질환이나 관절염의 경우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는 경우 대부분 역효과를 얻게 되며, 경우에 따라 결정적으로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 암 환자를 포함하여 많은 중증환자들에게 병실이나 집안에 고정식 자전거를 설치하여 운동을 하라고 나는 권하고 있다. 신체활동이 환자의 기분과 증세를 호전시키며,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기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운동이 암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고 심지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보통 환자들에게 휴식을 권고하는 의사들의 처방은 일부 환자들의 죽음을 재촉하기도 한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에서 회복된 환자들의 펌프근육의 위축을 불러오는 생리적 과정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가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을 때만 악화된다. 내가 아는 협심증을 앓던 이비인후과 의사 두 명이 있는데, 한 사람은 나의 권고대로 달리기를 했고, 한 사람은 심근경색의 불안감 때문에 운동없이 약물만 복용했다. 운동을 시작한 의사는 이제 완전히 약을 끊고 울트라 마라톤이나 고상 등반까지 즐기고 있지만, 약물만 복용했던 의사는 15년 사이에 이미 세 번이나 심장 시술을 했으면서도 이제는 정말 제한적인 활동만 가능한 상태에 있다. 이렇게 신체 활동을 회피하고 약물 복용만 해서 악화되는 경우는 만성심부전증에서도 볼 수 있다. 만성심부전증의 경우 운동을 통해 사망률을 3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많은 연구들을 종합하면 생활에 바쁜 사람들이 하루 10분 정도 걷기나 달리기 같은 짧게 자주 하는 중간 강도의 운동도 똑같은 건강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규칙적으로 중간강도의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기를 원한다면, 심박수와 호흡수가 증가되는 강한 강도의 운동을 주 1회, 한 시간 이상 하고, 나머지는 걷기, 에어로빅, 테니스와 같은 중간강도의 체중부하가 가능한 운동을 매일 30분~1시간씩 하며, 근력강화를 위한 무게훈련, 유연성 강화를 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한 훈련이 좋지만, 중간 강도의 운동이 부상없이 즐겁게 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자신의 몸 상태나 수준에 맞춰 적절히 강도를 조절하면 달리기로 인한 해는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하는데 바빠 다른 데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산업화 세대들은 일 자체가 힘들었지만, 산업화 이후의 근무는 철저히 앉아서 하는 생활로 굳어져 버렸다. 이런 사람들이 운동량이 지나치게 적을 경우 일찍 늙거나 젊어서 죽을 수도 있다는 도전에 직면한 첫 세대가 지금 세대들이다. 심장이 평생 뛸 수 있는 박동수는 제한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많이 뛸수록 더 좋은 건강결과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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