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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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럼14-8]봄바람에는 운동 강도 유지가 비상이다.
봄바람에는 운동 강도 유지가 비상이다.

공식적으로 봄이 시작된 춘분도 지났다. 봄이 되면 해가 길어지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으면 몸이 한결 가뿐해질 뿐만 아니라 바깥 풍경도 달라지면서 봄의 열병을 앓는 사람들도 생긴다. 마음은 갑자기 싱숭생숭해져서 일이 하기 싫고, 좋은 사람들과 바깥으로 나가 밥을 먹거나 술을 한 잔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봄이 되면 달라지는 이런 기분이나 행동의 변화가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있을까? 있다!

‘봄처녀’ 볼우물을 붉히며 봄바람 나게 하는 봄은 자살 또한 가장 많은 계절이다. 얼핏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봄바람과 자살 증가 현상은 의학적으로 뿌리가 같은데, 둘 다 날씨 변화가 인체 호르몬의 분비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일어나는 현상이다. 봄의 호르몬 변화는 남자보다 여성에게 더 커서 ‘봄처녀’는 있어도 ‘봄총각’은 없는 이유다. 봄이 되면 여성의 84%, 남성의 65%가 신체적 변화를 느끼고, 여성의 45.6%, 남성의 40.4%가 기분이 좋아지거나 의욕이 생긴다고 답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봄을 더 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봄이 다가오면서 햇빛의 양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화학적 변화는 세로토닌이 증가하는 것이다. 가을과 겨울에는 뇌에서 세로토닌을 전달하는 물질의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는 봄과 여름보다 세로토닌을 더 많이 없애는 것이다.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 늘어나면 봄에 갑작스러운 성적 욕망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기운이 솟아나 바깥에 나가고 싶고 마음도 싱숭생숭해 지는 등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세로토닌 호르몬은 화, 공격성, 체온, 기분, 수면, 식욕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인간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에 의하면 봄에 계획에 없던 임신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이는 봄에 남성의 정자 수가 가장 많아지고,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도 늘어나며, 여성의 배란도 촉진되기 때문이며, 특히 여성은 생리와 임신 등 호르몬 체계가 복잡하고 섬세해서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변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단지 호르몬 작용만이 아니라 날씨 좋은 날 밖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때문에 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운동을 하면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고, 비타민D도 충분하므로 건강해지며, 건강해질수록 성적 욕구도 많이질 것이다.

봄 햇살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데는 세로토닌과 함께 멜라토닌 호르몬의 영향도 있다. 봄이 되면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나른해지며, 밤에 잠을 잘 못자는 사람도 있다. 이른바 봄 열병(spring fever)으로 일컬어지는 증상이다. 멜라토닌 분비량은 겨울에 많고, 길어지는 낮 시간과 함께 잠을 푹 자게 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면서 잠을 잘 못 자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성욕, 식욕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햇빛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기운이 더 많이 생기므로 잠을 덜 자게 되고, 혈액에 멜라토닌이 줄어들면 역시 기분이 좋아지고 성욕도 강해진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봄에 자살이 가장 많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10년간 경찰서 3곳에서 발생한 자살사건을 분석한 결과, 자살이 가장 많은 것은 봄(29.6%)이었고 이어 여름(26.3%), 가을(23.7%), 겨울(20.4%)이었다. 원래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예민한 사람은 겨울에는 우울한 감정이 침체된 상태에 있다가 봄에 약간의 기운을 얻게 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자살을 기도할 엄두도 못 내지만, 상태가 조금 호전되면서 자살의 유혹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우울한 봄이 되지 않게 운동이나 활동적인 취미 활동에 흥미를 갖는 등 감정을 추스릴 필요가 있다.

바깥 활동이 늘면 늘수록 몸과 마음의 건강도 증진된다. 기온이 오르면 야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에서 활동을 하면 스트레스와 혈압을 낮추고 암도 물리칠 수 있다. 2008년 일본에서 실시한 소규모 연구에서 숲에서 보내는 시간에 따라 백혈구 수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따뜻한 봄을 맞아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겨울에 추위와 운동부족으로 굳어있던 근육과 인대가 미처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면 관절 연부조직에 쉽게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심하면 관절불안정증과 탈구를 유발시키고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이어 질 수 있다.

따뜻한 봄이 와도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아직 겨울에 맞춰져 있어 생리기능의 부조화를 일으키면서 체내 노폐물과 피로물질을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인대와 근육은 계속 뻣뻣한 상태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아 갑자기 운동을 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 하체와 몸통, 그리고 척추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굳어있던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강화하는 과정을 거쳐 몸을 만들고 나서 만들어진 몸에 맞게 운동강도를 늘이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밤이 짧아지는 봄에는 기상시간을 겨울철보다 30분~1시간 정도만 앞당겨 생체시계를 봄철에 맞게 조정하면, 수면 사이클이 봄철 생체리듬에 맞춰진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등 야외활동을 증가시켜 되도록 햇빛 쬐는 시간을 늘리면 체온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체시계가 정상 가동된다. 운동 중 입는 부상의 대부분은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사고 위험과 반비례한다. 스트레칭으로 잘 쓰지 않던 근육에 충분한 자극을 줘야 하는 이유다. 운동 전 스트레칭보다 운동후 스트레칭이 더욱더 중요하다.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2~3배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피로가 금방 누적되는 것은 물론 체내 각 세포도 산화되기 쉽기 때문에 비타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신경세포 활동이 저하되면서 근위축이 발생하고 그만큼 몸도 둔해지고 반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해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허리통증이 자주 나타나거나 자고 일어났을 때 뻣뻣하고 묵직한 느낌이 드는 조조강직감이 자주 나타난다면 이미 퇴행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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