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사신문128]오래 앉아 있을수록 빨리 하직한다. |
[의사신문128]오래 앉아 있을수록 빨리 하직한다.
악수를 할 때 힘이 있게 꽉 쥐거나 의자에 앉아 있다가 빨리 일어나거나, 눈을 감은 채 한쪽 다리로만 30초 이상 서 있을 수 있는가? 4,50대에 이런 3가지를 잘한다면 건강하게 장수를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평생건강 및 노화연구소 라첼 쿠퍼 박사팀은 남성 1,355명과 여성 1,411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53세 때 신체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뒤 연구를 실시했다.
53세를 기준으로 한 것은 이때의 체력이 조기사망 위험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 적합한 연령이기 때문이다. 조사대상자들이 53세 때 집을 방문해 악수를 할 때 힘과 의자에서 일어나는 속도, 눈을 감고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는 시간 등의 신체활동 능력을 측정했다. 그리고 13년 후에 조사대상자들이 66세를 맞았을 때 그동안의 사망률 등을 조사한 결과, 177명이 13년 동안 사망을 했는데 53세 때 측정한 3가지 신체활동 능력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5명은 최상위 5명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3세 때 3가지 신체활동 테스트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잘 수행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1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악수할 때 꽉 쥐지 않는 사람은 쥐는 힘이 강한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70% 높았으며, 다른 연구 사례에서는 느리게 걷는 사람은 빨리 활기차게 걷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3배나 높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수월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쉽게 일어나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2배나 높았다. 균형성, 기동성이 좋은 사람일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당연한 결과지만, 악수하는 힘, 걷는 속도처럼 일상 속의 행동에서 사람의 건강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악수할 때 쥐는 힘이 약하면 근력 운동을, 의자에서 수월하게 일어서지 못한다면 기동성을 높이는 운동을 집중하는 것으로 건강생활의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운동 부족으로 척추직립근 등 허리근육들이 약화되어 당장 편하지만 좋지 않은 자세로 생활하게 되면서 허리에 고장이 생기게 된다. 몸을 책상 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여 앉거나 의자 등받이에 등만 기댄 채 몸과 허리를 앞으로 쭉 빼거나 고개만 컴퓨터 앞으로 쭉 내미는 것 같은 허리에 나쁜 자세들을 오랜 시간 유지하면 과중한 압력이 허리 뼈와 근육에 가해진다.
허리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자꾸 한 쪽으로 몸을 기울면 허리 한쪽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고 척추에 더 무리가 되는 악순환이 생기고, 허리가 아프면 활동량이 줄면서 근육이 약해지고 허리가 더 아프게 되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일을 해도 능률이 덜해 정서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평소에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자세는 결국 허리가 좌우로 휘는 척추즉만증, 허리가 앞으로 기우는 거북목증후군, 허리 염증으로 척추가 굳는 강직성 척추염, 뇌로 충분한 혈류가 안 가서 생기는 긴장성 두통 등을 불러온다. 그 외에도 오래 앉아있는 습관이 좋지 않은 이유는 암 발병률, 당뇨병, 하체비만을 유발하여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이고 전반적인 사망률을 높이게 된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근무하고 집에 와서도 앉아서 TV 보다가 잠드는 등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 암과 당뇨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것은 정설처럼 돼 있다. 뉴욕 코넬대학 연구팀은 12년 동안 폐경 이후의 여성 9만3,000명을 관찰한 결론에 의하면, 하루 중 11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비활동적인 중,장년 여성들은 4시간 이하의 좌식생활자들보다 사망확률이 12%,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27%,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20% 가량 높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더라도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이같은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여성들은 3시간 이하로 앉아있는 사람들보다 앞으로 13년 동안 사망 위험이 40% 이상 높고, 남성의 경우는 18%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다른 연구도 있다.
캐나다 캘거리의 알버타 헬스 서비스 연구팀이 미국인의 신체 활동 자료와 암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한 해 새로 발생하는 암 환자 중에 9만 건 이상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며, 구체적으로 유방암은 4만9000건, 대장암은 4만3000건이었다. 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덜 앉아 있을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모든 조건을 건강상태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오랫동안 앉아있는 것은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다. 나이들어 근육 손실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등과 같은 규칙적인 운동이 근육감소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운동 이외에 매일 매일의 움직임이 건강유지에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오랜시간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거나 TV를 시청할 경우 추후 체력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하는데, 오랜시간 앉아 있더라도 운동을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큰 도움이 되지못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더라도 폐암위험이 줄어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의자에서 자주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사실이다. 특히 여성들은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앉아서 생활하는 경향이 높아 신체의 움직임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왜 오랫동안 앉아서 지내면 건강에 좋지 않을까?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음식을 포도당으로 전환하고 포도당은 혈관을 통해 다른 세포들로 전달돼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원료지만 높은 수치를 유지할 경우 당뇨병과 심장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 포도당의 수치를 정상으로 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내장기관 중 하나인 췌장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췌장이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잘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물리적인 활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서있는 시간을 늘이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서서 일하는 것이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앉아서 일하는 것 역시 관행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일단 신문이나 전화는 주로 서서 보고 받는다.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에게 하루에 3시간씩 서서 일을 하라는 주문하고, 얼마나 몸을 움직였는지 기록할 수 있는 가속도계와 혈당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포도당 측정기, 그리고 심박수 측정기를 착용하게 한 결과, 서서 일을 할 때 혈당수치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보였으며 앉아있을 때보다 시간당 50칼로리를 더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포도당 수치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혈액 속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에 연로를 제공하는 효소인 지방단백리파아제(LPL)의 활동도 감소돼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주중에 시간 내기가 힘들면 주말을 이용하여 15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도 최소한의 운동부족을 채울 수는 있지만 한 곳에 너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말이다. 따라서 전화통화를 할 때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부터 서 있는 작은 실천을 통해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서 전화를 받거나 신문을 읽으면 수시로 제자리 걷기나 달리기 혹은 뛰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허리를 좌우로 틀거나 어깨를 전후좌우로 추슬리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주는 것도 좋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
|
|
작성자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