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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건강 사이에는 의학적 함수관계가 있다. |
날씨와 건강 사이에는 의학적 함수관계가 있다.
요즘처럼 가을이 깊어지면서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고, 창밖으로 보이는 나뭇가지들의 심한 흔들림이 밖으로 운동하러 나가려는 의지를 순식간에 떨어뜨리고 실내에 머물 수 있는 핑계를 찾게 만드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날씨는 건강과도 관련이 깊다.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는 날씨가 정말로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놀랍고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비가오고, 햇빛 비치고, 바람이 불고, 춥고, 습하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의 날씨에 따라 변하는 몸의 상태를 살펴보자.
1. 기온이 낮고 흐린 날은 구안와사 또는 안면근육실조라 불리는 안면신경마비로 인해 갑자기 얼굴이 마비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추운 날일수록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머리와 목에 분포된 12개의 신경 중에 7번 신경인 안면신경이 마비돼 얼굴근육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에 더 많이 나타나는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기도 한다.
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관상동맥경화증과 뇌혈전증의 위험을 높아지면서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발병이 많아진다. 어느 한 이론으로만 설명하긴 어렵지만 추운 기온이 동맥을 수축하게 하고, 피의 흐름을 억제해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을 떨어뜨리고, 심장의 움직임을 더 어렵게 만드는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고 이 산소를 많이 보내주기 위해 심장이 많이 빨리 박동하게 되는 것이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독일환경보건센터에서 심장병력을 가진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보면, 평균기온보다 낮은 추운 날씨가 5일 연속으로 이어질 때 혈액 내 혈관계에 염증과 관련있는 C반응성 단백질과 인터루킨-6의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반응성 단백질은 체내에서 급성으로 염증이 있을 때 간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며, 인터루킨-6은 면역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겨울 추운 날씨에는 감기와 독감에 잘 걸리게 된다. 쉽게 말해 차가워진 코가 코에서 감염균과 싸우는 세포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이며, 라고 말했다. 독감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 유발될 가능성이 높고, 전염성이 강해 일시에 많은 환자들이 발생하게 된다.
2. 햇빛이 따스하게 비치는 날에는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대부분 알고 있지만 햇빛은 오히려 다른 암의 발생위험을 막아줄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암연구협회가 1964~2000년까지 3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높은 전립선암, 유방암, 대장암, 폐암, 호지킨 림프종 등의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암 발병 확률이 햇빛이 잘 비치지 않는 겨울에 비해 햇빛이 잘 비치는 여름과 가을에 50% 더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몸이 햇빛에 노출되면 체내에 비타민 D가 축적돼 종양이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바람이 심하게 불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는데, 바람부는 날 우리 몸은 이른바 ‘투쟁 도주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투쟁도주반응은 갑작스런 자극에 대해 투쟁할 것인가 도주할 것인가의 본능적 반응을 말하는데 몸이 바람에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의 갈등을 벌여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바람 부는 날엔 편두통이 잘 생긴다. 뇌의 시상하부는 뇌에서 몸의 기능을 조정하는 부위로, 머리에 있는 혈관의 압축과 팽창을 이끄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고통이 유발된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에서 7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32명이 겨울~봄에 걸쳐 부는 따뜻한 남서풍인 치누크 바람의 영향 때문에 평소 때와 달리 편두통을 더 자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4. 비가 오는 날에는 햇빛이 비치지 않아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지면서 비타민 D의 생성 확률이 낮아지는데, 체내 비타민 D 함유량이 적어지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호르몬인 랩틴의 발생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이 먹게 되어 살이 더 찌도록 만든다. “비가오려나, 삭신이 쑤시네” 라는 오래 내려운 습관처럼 축축한 날씨는 관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골관절염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날씨가 습하게 변할 때 혈관 벽에 위치해 압력의 변화를 감지하는 지각 신경인 압력 수용체에서 대기의 압력을 감지하는데, 관절의 유연성이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신경에서 고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5. 매우 더운 날씨에서는 자살률이 증가한다. 1993~2003년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에서 일어난 5000건의 자살 사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썹씨 18도 이상의 기온을 보일 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수도 증가했다. 대부분의 자살은 술에 취해있을 때 발생하며, 흐린 날씨가 대부분인 영국에서는 무더운 날씨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면 몸과 마음의 상태가 불안정하게 되므로 충동적 자살을 일으킬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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