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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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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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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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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럼'15-6]우리 몸에 노폐물은 없다. 고로 장청소는 |
[북포럼'15-6]우리 몸에 노폐물은 없다. 고로 장청소는 필요없다.
많은 사람들이 며칠 변을 못 보게 되면 속이 거북하다고 느낀다. 이 때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해결된다. 이 경우 사람들은 장 속에 쌓였던 숙변을 밀어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애당초 숙변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전에서는 숙변(宿便)을 장벽에 들러붙어 나오지 않는 변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수술이나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 내 주름 사이에 변이 엉겨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없다. 대장벽은 미끄러운 점막으로 덮여 있고 쉼 없이 꿈틀대는 연동 운동을 하므로 벽면에 변이 붙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세포가 떨어져 나오고 새로 만들어지면서 벽 자체가 며칠 주기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해독 주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일, 채소, 유기농 식품 등을 갈아 먹으면 몸에 쌓인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해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사 작용을 하는 효소가 있는 자몽이나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은 사과를 하루 한 개 정도 항산화물질이 많은 생강을 주스나 스프, 국물 요리에 넣어 먹거나 녹두, 양배추, 케일 같은 채소도 해독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은 수도관처럼 한번씩 내면을 깨끗이 청소해줘야할 대상이 아니다. 혈관은 탄력적이어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혈액의 흐름을 조절한다. 물론 혈관에는 수명을 다한 백혈구와 콜레스테롤 결정체가 혈관에 쌓여 결석인 '플라크'라는 것이 생길 수 있지만, 노폐물 정화차나 다른 청소 작업으로 제거되는 것이 아니다. 장도 똑같다. 혈관이든 장이든 낡은 하수관처럼 막힌 것을 뚫어 청소할 수 있다는 이론은 들어맞지 않는다.
요즘도 한번씩 건강식품 판매자들을 통해 장을 정기적으로 청소해 주어야 몸을 해독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무리 몸 속에서 장의 주름들 사이에 박힌 변 찌꺼기나 노폐물들을 제거한다는 것은 것은 대단히 매력적이고 호기심이 동할 만하다. 그런 개운한 느낌의 설득에 이성적으로 건강한 사람들까지 '노폐물 정화차'나 '노폐물 정화쥬스', '노폐물 정화알약' 등 노폐물 배설을 촉진한다는 여러 건강기능식품들을 비싼 비용을 주고 싸서 복용한다.
장을 청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의 뒤에는 소위 자가중독(autointoxication)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장에 달라붙은 변이 부패해서 독소를 만들고 이것이 몸에 흡수돼 신체를 중독시킨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20세기 초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식품과 환경에서 검출되는 다량의 화학물질과 농약에 불안감을 마케팅에 이용하면서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장에 붙은 끈적끈적하고 유독한 변은 피부 트러블, 성기능저하, 천식, 비만, 기억력 저하, 류머티즘, 통풍, 그리고 심지어 암을 포함한 질병들의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을 청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 설사제 혹은 커피가 섞인 약초 조제물을 먹거나 좌약 형태로 주입할 수 있다. 이러한 장 청소제품들은 사람들에게 회춘과 웰빙을 장담한다. 하지만 FDA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이런 약초조제물들은 탈수와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에서 ‘마스터 클린즈(Master Cleanse)’라고 불리는 요법도 있다. 시럽, 레몬즙, 소금, 칠리 후추 등을 섞어서 먹는 것이다.
“장 물세척 요법사” 혹은 “장 위생사”가 직장에 고무 튜브를 끼워 넣고 최대 60L의 액체를 튜브를 통해 펌프로 집어넣는다. 이것은 소량의 글리세린, 비눗물 등을 이용해 변을 꺼내는 방법인 관장과는 크게 다른 방법이다. 장 청소로 인해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 급성 물 중독, 아메바성 이질, 오염된 기구로 인한 기생충 감염 등이 사례가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조지타운 의대 라닛 미쇼리 박사팀이 장 청소(colon cleaning)에 관한 논문을 분석한 결과, 부작용으로 신부전증, 경련, 전해질 불균형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청소를 받다가 경련, 설사, 구역질이 있거나 탈수 증세와 췌장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장에 변이 몇 년 동안 붙어있다거나 그 양이 몇킬로그램이 넘는다는 식의 주장이 퍼져있지만 이는 전혀 의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크론 병을 비롯한 소화기 질병이 있거나 당뇨병 환자 등에 특히 위험하다.
장의 노폐물을 깨끗이 청소한다는 말은 그럴 듯하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대체 노폐물이 무엇인지 지금까지 찾아내 보여준 과학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장 청소는 몸에 해로울 수 있으며 이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이다. 장은 음식물의 섭취에 꼭 필요한 수백만의 융모, 곧 융털돌기들고 덥혀 있으면서 여기에는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박테리아들이 수십 억 마리 정도 산다. 물리적인 장청소 작용으로 이런 융모와 균들이 제거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모든 부위가 점막으로 덮여 있는데 점막은 재생이 가장 빠른 기관이다. 만약 대장에 변이 붙어 있다면 내시경으로 점막을 볼 수가 없다. 물론 상황에 따라 변이 장 안에 오래 머물러 있는 변비는 있을 수는 있지만, 대장벽에 변이 붙는 것은 아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변이 잘 나오고 변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장벽에 붙어 있던 변을 밀어낸 것이 아니라 섬유질 자체가 수분을 흡수하여 팽창하기 때문인데, 이를 묵은 변이 나오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몸의 독소를 배출하고 건강해지고 싶다면 장 청소를 하는 것 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6~8시간의 수면 그리고 의사에게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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