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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서초구의사회보]고통에 집중할수록 완주에 대한 결의보다 |
[2015 서초구의사회보]고통에 집중할수록 완주에 대한 결의보다 중단할 생각만 강화된다
달리기가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 정말 아픈 것이 싫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누구나 한 두 번의 달리기로 인해 무릎이나 장딴지의 심한 통증으로 보행에 고생을 했거나 체력장 시험의 100m 전력질주 후에 가슴이 터질 듯한 두려움을 느낀 경험들이 달리기에 대한 부정적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사실 많은 고통을 극복해야 하는 운동이기는 하다. 이것이 달리기의 특징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신체정신적 고통을 자발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충분한 준비 없이 참가한 첫 마라톤 대회에서 나는 30km 급수대를 넘어서 남은 12km를 100m 걷고 100m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완주했다. 그 다음 한 주 동안 보철한 치아를 소독하는 발포제를 물에 담그면 올라오는 기포들처럼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마음 속 환희심에 차서 즐거움과 행복감 속에서 보냈다.
그런 고통 후의 성취감에서 오는 멋진 경험의 인연으로 계속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어떤 때는 양쪽 다리의 종아리와 허벅지 네 군데 모두에서 근육경련이 나서 정말 우스운 모습으로 겨우 걸어 완주한 적도 있으며, 발바닥과 발가락에 쥐가 나거나 젖꼭지가 옷에 쓸려 피로 셔츠를 홍건히 젖게 하면서 통증을 참고 참으며 완주한 적도 있다.
통증을 어떻게 잊느냐고, 진통제를 먹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통증을 잊지도 않고 진통제를 먹지도 않는다. 단지 통증에 주의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그 통증이나 통증이 만드는 두려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뿐이다. 세상살이에서 흔히 경험하는 것처럼 통증도 생기기 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단 생기고 나면 어쩔 수가 없는 법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감수하는 수 밖에 없다. 걱정하거나 무시한다고 해서 현실이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인생의 절반은 흥겨움이고 나머지 절반은 고통이라는 말이 있다. 즉 고통이 싫어 달리기와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인생의 절반과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겠다는 의미다. 힘들고 어려운 일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인생의 무대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다.
행복할 때는 만사가 다 형통한 것처럼 보이지만, 부상이나 질환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면 그 결과의 후유증에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거나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것의 본질을 이해할 때 삶은 현재보다 두 배는 더 흥미로워지고 행복해진다.
누구나 몸의 통증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또 통증의 원인에 대해 걱정하지 않거나 그런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일상의 신체활동 중에 입는 부상의 대부분은 유연성 부족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몸을 유연하게 만들수록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그런 고통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생겨난 고통에 대해서는 억누르기보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여 고통이 악화되지 않도록 한다. 몸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계속 불평하거나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된다. 자신에게도 그런 부정적 기운이 전파되어 감염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생긴 물집이나 근육경련에 따른 고통은 내가 취했거나 선택한 어떤 것에 대한 불균형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런 고통을 탓하고 화를 내거나, 나 자신을 책망할 필요가 없으며, 고통에 반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럴 수록 뭔가 잘못된 상황을 인정하고 불균형을 교정하여 새로운 성장의 기회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하나의 인생 여정으로 담담하게 만나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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