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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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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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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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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럼'16-6]뱃살을 찌우니 차라리 음식을 버리자 |
[북포럼'16-6]뱃살을 찌우니 차라리 음식을 버리자
요즘 다양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먹는 방송 이른바 '먹방'이 대세다. 엄선한 식재료와 고급 식단들을 보여주고 있다. 음식을 두고 어떻게 먹는지 연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유명 세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예약하는 것이 최선의 즐거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것에 무슨 영양이 많다는 식의 추천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거의 없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겐 피해야할 최대의 적이 바로 먹방이다. 소파에 앉아 장시간 TV를 보는 것만으로도 뱃살이 나올 수도 있고, 식욕을 자극해 당장 무언가를 먹고 싶게 만든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 호바트앤윌리암스미스 대학교 연구진이 “TV 요리 프로그램을 10분만 봐도 식욕이 자극되어 결국 과식을 하게 된다”는 결과를 실험을 통해 밝혀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어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줄어들지 않는다. 무엇이 건강하고 뭐가 그렇지 않은지를 다루는 의학과 과학의 논의의 바탕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절제를 모르는 국민들을 가르쳐야만 한다는 식이다. 보수적인 가치 척도는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불성실하며 가난하게 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도 흔히 뱃살이라는 내장 비만이 문제이지, 엉덩이나 허벅지 혹은 상체 피부 속 지방은 건강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다.
배가 나온 것이 부유함이 아니라 사회적 분열의 상징으로 변해왔다. 무엇이 영양이 있고, 권장체중이 얼마인지 하는 것은 겉으로는 건강을 위한 안내 정도로 홍보되지만, 그 속내는 사회적 차별성을 강조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처럼 뚱뚱하다는 그 자체만으로 부당한 차별과 모욕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보다 더 큰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뚱뚱하지도 않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식욕부진과 거식증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는 점이다. 날씬함이라는 잘못된 이상이 뚱뚱한 것보다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과체중"이라는 말은 의학적 견지에서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경험적으로도 약간 혹은 조금 더 살이 찐 사람들이 가장 오래 살며, 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체중을 분류할 때 사용하는 단위가 체질량 지수(Body-Mass-Index, BMI)로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체질량지수가 18.5 이하는 저체중, 18.5~24.9 사이는 정상 혹은 이상적 체중이며, 25~29.9 사이는 과체중이고, 30 이상부터 비만으로 4단계로 분류한다. 1996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여 지수 18.5~22.9 사이를 정상 체중, 23~25 사이를 과체중, 25 이상을 비만으로 강화했다.
지난 2011년 서울대병원에서 아시아인 114만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인들은 BMI가 22.6∼27.5일 때 비만 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MI 기준상 다소 비만이더라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BMI가 25 이상인 사람이 그 이하인 사람보다 심근경색에 걸릴 확률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09년 함부르크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체중과 수명과 질병의 연관을 알아보기 위해 총 42편의 연구 논문을 메타분석으로 종합 평가한 결과, 25~29.9의 체질량 지수를 갖는 이미 과체중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일찍 죽는 일이 전혀 없었다. 30 이상의 고도 비만에서 질병의 위험이 높아졌으며, 상대적으로 수명도 단축되었다. 체질량 지수가 30~35인 사람의 평균 수명이 2~4년 짧아졌고, 40~45의 경우는 8~10년까지 줄어들었다.
최근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 지수로 인해 3,440여만 명이 ‘과체중’으로 1,980여만 명이 ‘비만’으로 분류됐지만 이들은 건강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들 중 30%가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고려했을 때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학자들이 인정하는 가장 낮은 사망률을 자랑하는 체질량 지수는 27이다. 실제로 70세 이상의 경우에는 27~35 사이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과체중이 아니라 저체중과 비만에서 사망률이 높에 나타난다는 말이다. 아마도 과체중 수준인 사람들이 더 많은 영상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근육의 양도 많기 때문에 병에 걸려도 끄떡없이 이겨낸다고 추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만 판정을 사망 선고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과체중이나 비만 판정을 받은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완벽하게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확실하다. 먹는 것이 남아돌아 문제가 되는 요즘에는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몸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건강한 뚱보가 허약한 홀쭉이보다 대개 더 건강하듯이, 체중만으로 사람의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몸의 구성과 운동의 정도도 체질량 지수 못지 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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