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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아웃' 커피점의 성공에서 배우는 만족할 마라 |
1년에 200개가 훨씬 넘는 크고 작은 달리기 대회가 달력의 빨간 날이나 그 전후로 어김없이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달리기 대회에 대한 참가자들의 기호도 각양각색이지만, 현재의 달리기에 대한 시대적인 추세를 읽고 참가자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회는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고객인 참가자의 만족보다도 수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질 떨어지는 기념품이나 경품, 혹은 지역적 명망을 미끼로 단지 참가자들의 양적 동원에만 충실할 따름이다.
갑자기 2-3년 사이에 활성화된 마라톤 대회가 질적 번창으로의 갈림길에서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요즘 강남에서는 2-3년 사이 하루가 멀다하고 엔간히 사람들이 북적이는 골목어귀나 건물마다 외국계 커피점이 유행하듯 들어서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 이들 외국계 커피점들이 성공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이름 모를 이상한 커피들의 종류다.
'카푸치노' '카페 모카' '에스프레소' 등등 의 몇 가지 커피 종류와 '휘핑크림'과 같은 크림의 종류를 이용하여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커피를 주문할 수가 있다는 것이 일반 다방커피와의 차이점이다.
요즘같은 자기 주장과 색깔이 강한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을 제공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테이크 아웃'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로 자신이 야외활동을 즐긴다는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커피 한잔으로도 상당한 심리적 자부심이나 우월감을 은연중에 느끼게 해준다. 마치 7,80년대에 영어 단어 몇 마디를 섞어쓰며 이야기하면 괜히 우쭐해지는 것같던 그런 느낌말이다.
둘째로 매장 분위기의 편안함이다.
항상 밝은 조명과 안락함이 물씬 풍기는 음악속에서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고, 친구들과 간단한 잡담을 하거나 혼자서 편히 쉬며 시간을 보내거나 자유스럽게 지낼 수 있는 활달하고 동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여 무겁고 정적인 일반 커피점과의 차별성을 제공한다.
원두품질의 신선도나 커피의 맛과 향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한 엄격한 검사나 관리체계가 가장 우선적이겠지만, 식지않는 외국계 커피점 발전의 요인은 그런 커피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어려운(?) 이름의 커피를 주문하는 행위를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우월감, 자부심과 차별성을 느끼게 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마라톤 대회도 이제는 '올해 했으니까 내년에도 한다'는 식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무책임한 사고나 '마라톤 대회만 열면 크게 남는다'는 구멍가게식 모방에서 벗어나서, 각 대회가 대회의 질에서 서로 경쟁하고 참가자들에게 대회 고유의 맛과 향을 느끼게 하여, 소위 말하는 몇몇 메이저 대회처럼, 그 대회 참가자들이 대외적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가자들도 매번 참가한 후에 후회하지 말고, 스스로가 대회 완주 후에 적절한 우월감과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대회들이 되도록 대표적인 점검기구를 만들어 건설적인 건의를 하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는 대회는 과감히 널리 공표하여 대회자체가 아예 손실이 나도록 유도를 하는 운동을 전개하여야 한다. 이런 점검기구는 전국 마라톤 클럽 연합체인 '아마츄어 마라톤 연맹(아마연)'이나 마라톤 대회에서 봉사를 전문으로 하는 '광화문 모임'에서 하면 공신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업무나 가정적인 개인과 관련된 염려는 달리는 동안이라도 옷걸이에 걸어두고, 같이 달리는 주자들과 즐겁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달릴 수 있는 비공식적인 공공장소가 되도록 시대에 맞는 대회 환경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제 사전에 낸 참가비만큼 각 대회의 차별화된 특성을 달리는 도중 느끼고 공감하고, 또한 만족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는 배상을 요구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회참가 자체가 주자 스스로에게 우월감과 차별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회가 되도록 발전시킬려는 주최측의 의지유무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있으며, 이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커피회사에서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더욱 서로를 발전시키는 것과 똑같은 메카니즘이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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