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통풍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서모(41)씨는 술이 통풍의 원인이란 의사의 말을 듣고 한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연말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맥주 한 두잔 쯤은 괜찮겠지”라며 가볍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라졌던 관절 부위 통증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연말 연시 각종 모임 등으로 술자리나 외식이 늘면서 통풍성 관절염이 재발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척추·관절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박사는 “통풍성 관절염은 몸안에 단백질 분해 산물인 요산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돼 나타나는데,술이나 일반적인 안주류 등이 요산의 합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올해 1∼11월 월평균 10명 안팎이던 통풍성 관절염 환자들이 이달들어 벌써 2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통풍성 관절염의 가장 큰 특징은 엄지 발가락이나 발목,무릎,팔꿈치 등 관절 부위의 찌를 듯한 통증. 주로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이룰 수가 없고,나중엔 걷기 힘든 지경까지 이른다. 이는 바늘처럼 생긴 요산의 결정이 관절 주위에 쌓여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 통증 부위 관절은 붉게 변하고 열이 나기도 한다. 김 박사는 “중장년층 여성에 많은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통풍성 관절염은 30∼40대 남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이는 잦은 음주 등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통풍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내 요산의 수치를 정상(4∼7㎎/㎗)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 특히 술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기 때문에 1∼2잔 정도는 가볍게 생각하고 마신다. 하지만 맥주에는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관절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 참석해야 할 경우,와인을 마시도록 한다. 와인에 들어있는 항산화제는 통풍 유발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마저도 어렵다면 맥주보다 요산 합성을 덜 시키는 소주나 양주가 낫다. 단, 1∼2잔내로 제한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통풍성 관절염 환자임을 주위 사람들에게 솔직히 밝혀 상태를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을 피하는 것이 병의 악화를 막는 .
요산 수치를 높이는 음식도 삼가야 한다. 술 안주의 단골 메뉴인 걸쭉한 고기 국물,내장,베이컨 등의 육류나 멸치,고등어,생선알 등 어류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대신 과일이나 오이,당근같은 생야채는 좋다. 굳이 고기를 먹는다면 삼겹살보다는 안심이나 등심,닭고기 가슴살 등 지방이 적은 부위를 택한다. 생선도 고등어,꽁치같은 등푸른 생선보다는 조기,민어 등 흰살 생선이 좋다.
음주 중에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도 요산 수치를 낮추는 방법.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요산 배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 적절한 운동은 좋으나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일으켜 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으므로 운동할때도 물을 적절히 마셔야 한다.
통증이 있을 때에는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픈 관절에는 얼음 찜질이 좋다. 잠 잘 때는 낮은 베개를 베는 것이 좋고,베개를 하나 더 준비해 그 위에 무릎을 올려놓고 자면 통증 완화에 도움된다.
강남성모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통풍성 관절염은 오랫동안 방치하면 요산 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루어 관절 주위뿐 아니라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만성적인 관절 통증과 관절 변형이 초래되고 심하면 신장이나 심장,혈관 등에도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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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민]“딱 한잔인데 뭐” 했다가 관절이 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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