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비던스<美로드아일랜드주>로이터=연합뉴스) 장시간 격무에 시달린 뒤 졸음에 겨워 운전대를 잡는 수련의들은 만취한 운전자에 못지 않게 위험한 교통사고 유발 요인이라고 미국의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가 경고했다.
하버드 의대의 수면 전문가 찰스 체이슬러는 이 잡지에 실린 보고서에서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하는 수련의들은 이보다 적게 근무하는 정규 의사들에 비해 퇴근길에 심각한 차량 충돌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2배나 높다며 수련의들을 정상적인 근무시 간의 2-4배씩 일하도록 하는 병원 교대근무 체제의 혁신을 촉구했다.
연구진은 2천800명의 인턴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근무시간과 이들이 일으킨 충돌사고 및 충돌 직전 위기 상황을 분석한 결과 잠이 부족한 인턴들은 제대로 휴식을 취한 의사들에 비해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5.6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최근 음주운전 사고의 피해자가 바텐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수련의들과 병원들이 앞으로 교통사고와 관련해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체이슬러는 "의료업계는 교통사고 예방을 주도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수련의들에게 휴식도 없이 연속 근무를 시키고 운전에 부적합한 상태에서 차를 몰고 퇴근하도록 한다"며 "이는 취객의 운전을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잠이 부족한 근로자들이 과실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오래 전부터 잇달아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료계는 수련의들의 연속 근무시간을 단축하는데 매우 소극적이다.
유럽연합(EU)는 의사들의 근무시간을 하루 13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미국병원들은 연속 근무를 30시간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따르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답한 미국의 수련의들은 32시간 연속 근무를 한달 평균 4차례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수련의들이 48-84시간 연속근무를 강요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장근무를 한 의사들이 주행 중 잠에 빠질 가능성은 2배, 신호 대기중 잠들 가능성은 4배나 된다며 한 달에 한 차례 연장근무를 할 때마다 퇴근길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16%씩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저널은 사설에서 시뮬레이션 비교 결과 19-21시간 동안 한 숨도 안 잔사람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0.08의 취객 정도로 순간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운전이 허용되는 혈중 알코올 농도 최고치가 0.08이지만 트럭 운전사들은 0.04면 운전이 금지된다.
한편 뉴저지주 사법 당국은 최근 24시간 이상 잠을 안 자고 운전할 경우 난폭운전죄가 적용된다고 발표했으며 뉴욕과 매사추세츠, 미시간 주도 유사한 법규를 검토하고 있다.
제 목 : 수련의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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