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美 연구진, 청각 상실 핵심 유전자 규명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연구진이 청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이(內耳)의 세포가 재생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를 발견, 노인층에서 가장 일반적인 청각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천이정 박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14일자)'에서 생쥐실험을 통해 유전자 하나를 제거하면 청각기능에 중요한 내이 세포가 다시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시 성장한 내이세포는 부상이나 노령화에 의해 상실되는 신경 말단인 유모(有毛)세포를 대체함으로써 청각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배아에서 내이가 형성될 때 활성화되는 모든 유전자를 조사해 망막세포종유전자(Rb1)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유모세포 성장을 중단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어 Rb1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도록 조작된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Rb1유전자가 없으면 유모세포가 정상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지고 Rb1 유전자를 첨가하면 유모세포 성장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천 박사는 "청각 상실 대부분은 유모세포가 없어져서 생긴다. 이제 유모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목표는 사람의 내이에 있는 이 유전자를 약품등으로 중지시켜 유모세포가 다시 성장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모세포는 소리를 감지해 뇌로 보내는 귀 부분인 내이의 와우각(蝸牛殼.cochlea)에 있는 세포로 청각신호 전달에서 중요한 연결 기능을 담당한다.

고막이나 중이의 뼈에서 발생한 진동은 내이 와우각으로 전달돼 유모세포를 자극하며 이 에너지가 전기신호로 전환돼 신경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 소리로 해석된다.

사람은 태어날 때 약 5만여 개의 유모세포가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상이나 질병, 나이 등으로 점차 감소하지만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세포가 많이 없어지면 청각 기능이 떨어지고 회복이 되지 않는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청각 및 의사소통 장애연구소 제임스 F. 베티 소장은 "이 발견은 청각 장애 환자들의 청각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한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yung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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