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고도 난청 및 전농환자의 ‘인공와우’(人工蝸牛) 이식 수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2000만원이 넘는 수술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함으로써 수술을 하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청각 장애인들이 수술비의 20%만 부담하면 인공 와우(달팽이관) 이식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이식 수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험 적용에 따라 본인 부담의 인공와우 수술비용은 2100만~2231만원에서 300만원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오는 6월 안에 본인 부담액이 3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본인부담금보상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210만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청각장애 환자는 6만5000만명에 이른다. 이중 인공와우 이식수술 대상이 되는 18세 미만은 4만4000명 정도다. 또 매년 500~800명의 신생아가 시술 대상이 되는 고도 이상의 선천성 난청을 안고 태어나고 있다. 인공와우 이식술에 대한 궁금점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인공와우란 무엇인가〓사람의 귀는 소리 자극을 청신경 자극으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공기의 진동으로 전달된 소리는 고막과 이소골을 통해 달팽이관으로 전달된다.
달팽이관은 귀 안쪽에 있는 지름 5㎜ 정도의 꼬불꼬불한 관으로, 고막을 거쳐 전달된 소리의 진동을 신경 신호로 바꿔 청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소리를 정상적으로 듣기 위해서는 귀 안에 있는 와우 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만일 달팽이관이 잘못되는 경우 보청기를 사용해도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게 된다. 이때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귓속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하는 것으로, 청신경을 전기로 자극해 소리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수술이다.
인공와우는 보청기와는 다르다.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음향) 자극을 통해 우리 뇌가 소리를 인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다.
그러나 인공와우는 귓속으로 전달되는 음향자극을 전기적인 자극으로 바꾼 다음 소리로 재인식하게 하는 기계장치다.
◈수술 대상자는 누구인가〓수술 대상자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사고 때문에 소리를 들을 수 없거나 보청기로도 효과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난청이 심한 사람들이다. 청각장애 등급으로 설명하자면 2급이 인공와우 이식 대상자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청각 장애에는 1급이 없다.
하지만 한쪽 귀만 나쁜 경우 반대쪽 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할 필요가 없다. 또 청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보청기를 사용하면 의사소통이 되는 경우도 제외된다.
◈언제 수술받는 게 좋나〓보통 2세 이상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는 생후 12개월부터 수술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또 난청이 늦게 생긴 경우 상대적으로 수술 결과도 양호한 편이다.
◈어느 병원에서 수술받을 수 있나〓서울·경기지역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성모병원, 아주대병원, 부천순천향병원, 평촌한림대병원, 소리이비인후과 등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지방에서는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부산 동아대병원, 전남대병원에서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수술은 전신 마취 상태에서 진행된다. 대략 2~3시간 남짓 걸린다. 하지만 수술 전 준비와 수술 결과 확인 및 마취 회복 시간을 포함하면 보통 3~4시간이 소요된다. 또 수술 후 4~5일간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 후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나〓그렇지 않다. 수술 후 1개월 정도는 소리 조절을 받은 다음 1주 또는 2주마다 환자가 듣고 있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는 환자마다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후 소리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면 차츰 1개월, 3개월 간격으로 조절받는 기간을 늘려가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6개월 정도 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듣다보면 어느 정도 듣는 폭도 정해지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1년에 1~2번 정도의 정기 점검만 받아도 괜찮다.
◈수술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들리나〓인공와우 이식술은 수술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일단 장비를 이식한 뒤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 아기가 처음으로 말을 배우는 것처럼 다시 언어습득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물론 수술 전에 언어를 이미 배운 아동이나 성인의 경우 재활 과정이 단축될 수도 있다.
말을 충분히 배운 후 난청이 된 성인의 경우에는 6개월 정도, 선천성 난청으로 말을 배우지 못한 어린이의 경우에는 2~5년 정도의 언어 재활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
〈도움말〓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정학현교수, 한림대의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형종 교수〉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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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화]심각한 청각장애·난청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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