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줄어든다] 기혼여성 45% "아이 1명으로 끝내겠다"
조선일보·한국갤럽 설문조사
"낳아봐야 자식미래 안보여"…
30대 미혼여성 46% "아이 안낳거나 1명만"
팀장=김동섭기자 dskim@chosun.com
이진동기자 jaydlee@chosun.com
김영진기자 hellojin@chosun.com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이경은기자 diva@chosun.com
미혼(未婚) 여성 10명 중 3명, “결혼과 직장 중 선택하라면 결혼 포기하겠다”
무자녀 기혼(旣婚)여성 5명 중 1명, “애 안 낳고 살겠다”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의 절반, “더 이상 아이 낳지 않겠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은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저출산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월29~30일 전국의 20~30대 여성 500명(기혼256명·미혼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응답자들의 현재 평균 자녀수가 1.27명에 불과한데도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답변이 많은 것은 앞으로도 저출산 추세가 더욱 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기혼여성들이 2.1명을 낳아야 인구가 안정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시기가 통계청이 예고한 2020년보다도 오히려 3~4년 앞당겨 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미혼여성
“경제적으로 독립했는데 왜 결혼합니까. 아이요? 그냥 애완동물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장진화(32)씨는 “남자에게 기대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회활동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면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결혼과 직장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미혼여성의 32.5%가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출산과 직장 중에 선택한다면’이란 질문에도 27.8%가 ‘출산을 포기하겠다’고 답변했다. ‘결혼·출산이냐, 일이냐’의 선택에서 무려 10명중 3명이 일을 꼽은 셈이다.
결혼 적령기를 포함한 미혼 여성(25~39세)들은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10명중 4명이 ‘마땅한 배우자가 없어서’를 꼽았다. 이어 ‘경제적 기반이 없어서’(25.8%), ‘학업때문’(10.3%) 등의 순으로 지적했다. 이처럼 미혼여성 86.6%는 결혼하겠다는 의사가 있지만, 이런 이유로 결혼이 늦어져 아직 미혼상태로 있는 것이다. 배우자 구하기 어려움 만혼(晩婚) 출산연령 초과 1명 낳기나 불임’이라는 악순환 구조가 저출산을 낳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혼여성 중 ‘결혼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전체의 9.1%로 조사됐다.
이들은 무직(19.2%), 고졸이하(12.4%), 대도시 거주자(11.9%)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저소득 등 경제문제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SK경영경제연구소 이우성 연구위원은 “미혼 여성의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추세 때문에 둘을 낳고 싶어도 경제 문제 등으로 한명만 낳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 기혼 여성
출산 주력층인 기혼 여성의 출산 기피 현상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자녀 한명으로 끝내겠다는 답변이 절반 가량(44.7%)이나 됐다. 자녀가 없는데도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도 22%였다. 자녀 없이 살겠다는 기혼 여성은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2003년 7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때엔 15%였다. 결혼은 하되,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이른바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 1년 반 사이에 50%(7%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응답자들의 현재 평균 자녀수가 1.27명인데도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답변자가 많은 것은 앞으로도 저출산 추세가 더욱 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한지 5년째 아기를 낳지 않고 있는 이희수(37·회사원)씨는 “자식을 낳아 봐야 자식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 공부시켜도 그들의 미래에 편안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아이 낳기를 포기한 이유로는 절반이상(62.3%)이 ‘육아·교육비 부담’을 들었다. 특히 20대 기혼여성과 특별한 수입이 없는 전업주부일수록 육아·교육비 부담을 꼽은 비율이 높았다. 다음은 ‘양육 어려움’, ‘직장·사회생활을 위해’ 순이었다. 이런 양상은 학력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공통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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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기혼여성 45% "아이 1명으로 끝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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