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한모(34·여)씨는 요즘 어깨와 목이 뻣뻣하고 심하게 아파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단순한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고 아플 때마다 파스를 붙이긴 하지만 효과는 그때 뿐이다. 얼마전부턴 어깨뿐만 아니라 목 줄기를 따라서 저린 느낌이 나더니 손과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까지 생겼다. 툭하면 컵이나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놓치기 일쑤. 몇일전 병원을 찾은 한씨는 목 디스크란 진단을 받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병이 잦은 목 디스크가 최근 젊은층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30대 직장인들에게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 세란병원 척추센터가 2003년부터 2년간 목 디스크 수술 환자 77명을 분석한 결과,40대가 29%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2.1%,60대로 21.1%,50대 20%로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2003년 15.2%에서 지난해 29%로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나쁜 자세와 오랜 컴퓨터의 사용,스트레스,운동 부족,체중의 증가 등이 젊은층에서 목 디스크가 느는 이유”라면서 “자세만 바르게 해도 목 디스크의 50%는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왜 생기나=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밀려나와 주변 신경 근육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올바르지 못한 자세,교통 사고 등으로 목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타나기 쉽다.
가벼운 교통 사고를 당하거나 고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을 했을 경우,높은 베개를 베고 잔 후에는 갑자기 목 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세란병원 오명수 부장은 “고개를 앞으로 숙인 상태나 뒤로 제낀 상태로 장시간 일을 하게 되면 목뼈가 제자리를 잃고 비뚤어지면서 뼈 사이의 디스크가 눌려 찌그러지고,결국 벌어진 쪽으로 밀려나게 된다”면서 “밀려나온 디스크는 주위 신경근육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고 신경근이 지배하는 어깨나 팔,손 등에 감각 이상과 근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럴땐 의심을=목이 뻣뻣하다고 해서 모두 목 디스크는 아니다. 흔히 목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 ‘근막통 증후군’과 오십견,퇴행성 목 관절염 등이다.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목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근막통 증후군’과 구별이 중요하다. 근막통 증후군의 경우 고개를 숙이면 더 아프지만 목 디스크는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신경이 눌려 더 아픈 것이 특징이다.
또 뒷목의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신경을 따라 어깨와 팔로 이어지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신경이 심하게 눌리면 통증이 동반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과 팔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특히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떨어뜨리거나 물을 마시다 컵을 자기도 모르게 놓치고 전화를 받다가 전화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잦으면 일단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황미령 교수는 “또 단순 오십견도 어깨 통증이 동반될 수 있지만,목 디스크처럼 저린 느낌이나 감각의 저하는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치료법=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일단 초기 상태이고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보조기를 이용해 목을 고정해 주는 것이 좋다. 또 소염 진통제나 물리 치료를 해 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목 보조기의 경우 목 운동을 제한해 신경이 눌리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아주고 주위 근육의 피로나 경련에 의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근육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급성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급성기에는 목을 뒤로 제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피해야 하며 온찜질과 초음파 요법 등의 물리치료도 함께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존적인 치료를 해도 호전이 없다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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