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주기 따른 변화… 약물치료
평소 생리 때만 되면 유방에 통증을 자주 느꼈던 직장인 이미경(32·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씨. 그는 회사에서 중요 업무를 맡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커피를 자주 마셨더니 유방에 통증이 더 심해져 고심 끝에 유방클리닉을 찾았다.
이씨처럼 생리나 스트레스 등으로 유방에 통증을 느낄 때 ‘혹시 유방암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미즈유외과가 환자 2654명을 대상으로 2003년 3월부터 1년6개월여 조사했더니 3명 중 한 명꼴인 31.4%(833명)가 ‘유방 통증 때문’에 유방클리닉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에 통증이 있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방암이나 각종 유방 질환이 생긴 경우일 수 있으므로 검진이 필요하다.
◆주기성 통증=유방 통증은 반복 여부에 따라 크게 주기성과 비주기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주기성 통증은 생리주기에 따른 여성호르몬 변화에서 비롯된다. 차이는 있지만 생리를 앞두고 유방이 아프다는 여성들이 많다.
유방이 커지고 찌릿찌릿함, 화끈거림, 간지러움 등은 물론이고 심하게는 무엇엔가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 계단을 오르거나 뛸 때도 아프며 겨드랑이, 어깨, 팔, 어깻죽지까지도 심하게 아픈 사람도 있다.
생리가 끝나는 시점에서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유방 상피세포들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이의 영향으로 배란할 때쯤 되면 유방이 단단해지고 유선관이 확장되며,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프로게스트론의 영향으로 혈류량이 늘어 유방이 커지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통증이 있으면 큰 병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아프다면 유방클리닉에서 약물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주기적 통증은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있으므로 폐경 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 비주기성 통증=생리를 앞둔 것도 아닌데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있다면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 멍울, 유선염, 유방암 등 유방 자체에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 있으면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바로 유방암이다. 모든 암이 그렇듯이 유방암도 그다지 큰 증상이 없지만 통증만이 유일한 증상인 것은 사실이다. 단 유방암일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불과 10% 정도다.
섬유선종과 낭종(물혹) 등 양성 종양도 통증을 일으킨다. 섬유선종이란 유방종양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정상 세포의 변형이나 호르몬 불균형에 의해 생긴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유두 주위에 있다가 생리로 유방이 커지면 유선 조직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종양은 대개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으면 그대로 두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통증이 심하다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섬유선종은 맘모톰을 이용한 간단한 수술로 혹을 제거하면 통증 없이 회복 가능하다. 낭종 역시 크기가 큰 경우 주사기로 낭종의 물을 뽑아내기도 한다.
◆유선 염증에 따른 통증=유선은 젖을 만들고 지나는 조직으로 유두까지 연결되어 있어 세균 등의 침입이 쉬워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빨갛게 붓고 열감·통증이 있으며 심하면 피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단순한 염증이라면 절개해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유두에서 피가 나올 정도라면 유방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몬도병(유방 주위의 정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나 늑관절증후군(티체증후군·가슴 한가운데 있는 갈비뼈 연골부위의 염증으로 생기는 통증), 목에서 나오는 신경이 압박되어 목 어깨 팔의 통증과 함께 유방의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미즈유 외과 유수영 원장은 “비주기성 통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약제나 유방통을 일으키는 음식물 섭취 때문일 수 있다. 즉 커피, 홍차,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알코올 혹은 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를 많이 먹으면 유방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유 원장은 여성으론 국내 5번째 외과의사다. 원주세브란스 의대 교수 출신으로 오랫동안 소아기형 수술을 맡아오다, 1997년부터 유방암을 비롯한 유방 관련 각종 질환을 시술해 왔다.
조원익기자 wick@segye.com
〈도움말: 미즈유외과
(www.msyoo.com) 유수영 원장〉
■ 건강한 유방관리를 위한 생황태도
무엇보다 비만하지 않도록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하루 45분 이상 조깅이나 수영, 근력강화운동 등 활발한 운동을 지속하면 유방암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칼로리 역시 본인의 활동에 맞춰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류 대신 생선이나 콩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유방암의 발생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체내 합성된 에스트로젠의 작용을 저하시킨다. 곡류를 섭취할 때 가루보다는 현미처럼 덜 정제된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흡연과 음주는 절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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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세계]잦은 유방통증… 질환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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