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을 받은 환자 A씨(67). 인공관절을 박은 무릎 위 장골(長骨)이 많이 손상돼 남의 뼈를 덧붙였다. 그의 몸속에 들어간 남의 뼈는 소위 '외제'다. 외국인의 몸에서 채취.가공한 것을 수입한 것이다.
인체조직은 뼈.인대.건.혈관.판막.피부 등을 말한다. 장기와 달리 멸균 처리를 하면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2004년 병원 측이 치료비를 받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인대조직 이식 건수는 5000여 건. 뼈의 이식 건수는 적어도 인대보다 5~6배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 부분적인 함몰이나 골(骨)손실에 쓰이는 뼛가루는 이보다 더 많다. 이 중 국내에서 자체 조달되는 인체조직은 10~20% 정도. 주로 대학병원급에서 수술을 하고 남은 조직을 냉동 보관해두었다가 사용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국내 수요분의 80~90%는 외국(주로 미국)에서 들여온다. 수입가로만 따져도 200억~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외화 낭비에 그치지 않는다.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
고려대 의대 정형외과 손원용 교수는 "몇년 전 미국에서 세균에 감염된 뼈를 이식받은 환자가 사망한 예가 있다"며 "생체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전하게 멸균처리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즈나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도 예상할 수 있다. 공여자의 신분이나 병력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러한 불안을 부추긴다.
최선의 방법은 필요한 인체조직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 그러나 장기 기증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인체조직을 얻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국내에선 지난해 인체조직이식법령이 만들어져 올 1월부터 40여 의료기관 및 수입기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남는 조직을 이용하는 수준에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손 교수는 "대학에 분산돼 있는 인체조직은행의 기능을 통합해 전국단위의 은행을 설립하고, 장기기증 운동과 같은 인체조직 기증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목 : [중앙]'인체조직은행' 활성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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