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腸박테리아들의 생존법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인간의 장(腸) 속에 서식하는 수많은 박테리아들은 면역세포의 공격을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가며 생존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 브리검 부인병원의 로리 콤스톡 박사는 과학전문지'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장에 서식하는 각종 박테리아들은 장벽(腸壁)으로부터 당(糖)을 징발해 스스로를 위장함으로써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장에는 수 조(兆)에 이르는 엄청나게 많은 박테리아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소화를 돕는 등 우리 몸에 이로운 활동을 하는 박테리아들도 많다.

콤스톡 박사는 인간, 쥐 등 포유동물의 장에서 식물성 물질의 소화를 돕는 박테로이드(Bacteroide)라는 박테리아를 관찰한 결과 원래 박테리아에는 없는 푸코스(fucose)라는 단당류로 뒤덮여있었다고 밝혔다.

콤스톡 박사는 푸코스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박테리아들이 장의 안쪽 벽으로 부터 이를 차출해 자신의 표면을 뒤덮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박테리아들은 숙주의 장을 이용해 푸코스를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고 콤스톡박사는 덧붙였다.

콤스톡 박사는 유전조작을 통해 이 박테리아들이 푸코스를 갖지 못하게 한 결과박테리아는 금방 죽었다고 밝히고 이는 푸코스로 위장하는 것이 박테리아들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쥐 실험 결과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대장에서 발견되는 이와 비슷한 박테리아들도 푸코스로 덮여있다고 콤스톡 박사는 말했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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