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 국내 의료진이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던 33개월 된 어린아이에게 몸무게가 4배 가량 더 나가는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 꺼져가던 아이의 생명을 구했다.
서울아산병원 윤태진(소아심장외과)·김영휘(소아심장과) 교수팀은 지난 10일심장질환 중 하나인 `확장성 심근증'으로 생후 30개월만에 생사의 갈림길에 선 정모(3) 아이에게 9살짜리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심장을 이식받은 어린이는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매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일반적으로 심장 기증자의 체중이 수혜자보다 2배 이상 많이 나가면 `과혈류증후군'이 나타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심장의 부피가 커서 수술 부위를 정상적으로 닫지 못해 감염증으로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술 당시 정 어린이의 몸무게는 10㎏으로 심장 기증자(40㎏)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윤태진 교수는 "정 어린이가 선천적인 확장성 심근증 때문에 심장 기능이 정상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수술 당시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한참을 기다려 인천의 병원에서 뇌사자가 심장을 기증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지만 기증자의 몸무게가 40kg으로 10kg 밖에 안되는 정모 아기에게 심장을 이식하기에는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는 "일반적으로는 수술이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증자와 수혜자의 심장 크기를 정밀 비교해 이식이 가능한지를 분석한 뒤 모험을 감행했다"면서 "다행히 정 어린이가 선천적 심장질환으로 심장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정상보다 커 기증자의 심장을 정모 아기에게 이식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술은 최연소 심장이식 수술측면에서도 국내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지난 2002년 12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기록했던 42개월짜리 남자어린이가 최연소 기록이었다.
윤 교수는 "기증자-수혜자 사이에 몸무게 차이가 최대 절반을 넘지 못한다는 지금까지의 의학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심장 기증과 수혜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심장 질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bio@yonhapnews.net (끝)
제 목 : 심장이식, 몸무게 차이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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