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고민’ 전립선 질환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남성이라면 숨기고 싶은 질병이 있다. 바로 전립선(前立腺) 질환이다.
콧물만 조금 흘러내려도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유독 전립선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를 미루기 일쑤다. 더욱이 30대 젊은층 환자의 경우 병원 가기를 더욱 꺼린다. 심지어 전립선 질환을 성병으로 잘못 알고 치료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립선 질환은 대부분의 남자들이 일생에 한번 이상 걸리는 아주 흔한 질병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75% 가량이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주범〓‘전립선’이란 말만 들어도 고통을 느끼는 남성들이 많다. 어떤 남자들은 전립선 질환에 걸린 것을 ‘사형선고’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성 기능이 약화하면서 신경은 온통 아랫도리에 쏠리고, 자신감 상실은 곧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까닭이다. 전립선 질환은 중년 이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인 셈이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로를 둘러싸고 있는 장기로, 정액 성분의 20~30%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만드는 주요 기관이다.
정액 배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립선이 없으면 사정(射精)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전립선은 이렇듯 남성 성생활에 적잖은 몫을 담당한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가끔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한다. 바로 전립선염과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암 등이 그것이다.
◈숨기는 게 능사 아니다〓전립선 질환에 걸리면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소변을 볼때 통증을 느끼는 ‘배뇨통’, 소변을 자주보는 ‘빈뇨’, 잘 참지 못하는 ‘급박뇨’, 소변을 보아도 시원치 않은 ‘잔뇨’ 등 주로 배뇨에 관계되는 증상이 적지 않다. 회음부(고환과 항문 사이)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고 나면 팬티에 끈적거리는 분비물이 묻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예전과 달리 성욕도 없고 발기력도 약해지거나 간혹 사정시 통증이 나타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올 때도 있다. 이밖에 피로감과 권태감이 찾아오는가 하면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문제는 전립선 질환, 특히 전립선염의 증상이 성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환자 혼자서 고민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립선염이 발기부전이나 조루증 혹은 전립선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 뒷골목 전단지나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정보에 매달리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립선 질환은 성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임포텐츠(발기부전)와는 더욱 무관한 질환이다. 다만 회음부에 통증이 있거나 팬티에 농 등이 묻어 나와 성병으로 오해하기 쉬울 뿐이다. 그렇다고 숨기고 혼자 끙끙거리다가는 큰 변을 당할 수 있다. 한번 전립선 질환에 걸리면 치료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조루나 발기 장애, 전립선암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남성의 경우 전립선 질환이 불임을 일으킬 수도 있다.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다.
◈남성 고민 한방에 날려버릴 방법은 없나〓전립선 질환 치료는 쉽지 않다. 전립선이 인체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독특한 피막구조를 갖고 있어 약물이 잘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내심이 요구된다. 따라서 약물 흡수가 빠르게 진행되고 약효가 신속히 나타나는 한방 처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전립선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약재는 많다. 그 중에서도 대황(장군풀의 뿌리)과 유향(乳香), 수질(거머리), 몰약(沒藥) 등과 같은 한약재는 염증 해소 및 해독, 정자 활동, 배뇨 작용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같은 한약재를 혼합한 한방좌약인 ‘좌양단’은 내복약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고 환부까지 약 성분이 직접 도달해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림한의원 홍창웅 원장은 “약물이 전립선과 바로 연결된 직장 점막을 통해 쉽게 흡수되는 데다 흡수된 약물의 50% 정도는 간장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전신 혈액순환을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약효가 신속하게 나타난다”면서 “좌양단은 인체 장부의 전반적인 기능을 높이는 효과도 있어 탕제와 함께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세균성질환도 함께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좌양단은 또 소화기 질환이나 간·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등 자가 치료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항생제와 같은 부작용이 없는 데다 내성 증가로 인한 약효 반감 우려도 없다. 정력 증진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다
◈예방이 최선이다〓전립선 질환은 잘 낫지 않는 병이다. 따라서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 게 좋다. 전립선에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나 달리기다. 이런 운동은 성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또 규칙적인 성생활을 통해 전립선 분비액을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된장, 청국장 등 콩 발효음식과 토마토, 양파, 파 등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거나 녹차를 즐겨 마시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반면 가능한 한 육식과 술, 커피, 흡연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없애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예방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상림한의원 홍창웅 원장〉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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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화]참지 말고 숨기지 말고 性생활은 규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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