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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피로! ‘몸 위험신호’ 켜지면 쉬자 |
“꽃샘추위를 유달리 탄다.”“늦봄까지 내의를 벗지 못한다.”“동작의 기민성이 떨어지고,나른하다.”“자꾸 눕고만 싶고 우울해진다.”“눈이 쉬 피로하고 감기에도 잘 걸린다.”“식사를 하면 더욱 노곤해진다.”
피로 때문에 삶이 피곤하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갈수록 봄볕이 따스해지면서 춘곤증이나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피로는 업무능률을 떨어트린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실제 자야할 시간부터 17시간 동안 자지 않아 피로해지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운전면허 정지 사유),28시간 동안 자지 않으면 0.1%(면허취소) 상태의 사람과 행동장애가 비슷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피로는 얽히고 설킨 것이어서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들다. 의학적으로 밝혀진 피로의 정체는 아직까지도 어슴프레하기 때문. 물론 원인과 종류도 갖가지다.
피로는 대부분의 경우 휴식이 필요하다는 경고등이다.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뱃속에 있는 부신(副腎) 등으로 이뤄진 ‘에너지 자동 감지 시스템’이 인체 내 에너지의 저장량과 소모량을 측정해서 소모량이 많을 때 ‘이제 쉬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 때 겪는 신체이상증상은 우리 몸 곳곳에 쌓인 젖산 등 대사물질의 찌꺼기로 인해 나타난다.
피로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땀 흘리며 운동한 뒤,격렬한 사랑이나 어려운 일을 끝낸 뒤 스르르 몰려오는 피로는 내일의 활력소가 된다.
봄의 불청객 춘곤증도 1∼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피로다. 봄철 기온이 올라가면 겨우내 움추렸던 인체의 근육이 풀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3∼4주 뒤면 사라진다. 봄에는 또 인체의 대사량이 많아지는 반면 취업 입학 등 신상의 변화도 많아서 피로를 느끼기 쉽다.
이 때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적당한 운동,균형있는 영양섭취와 함께 술?담배,청량음료,카페인 섭취를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좋다. 또 하루 7∼8시간을 일정한 시간대에 자고 늦은 시간의 TV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은 절대 피해야 한다. 운동은 일주일에 3∼4회,1회 30∼40분씩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걷고 스트레칭을 자주해 주는 것이 좋지만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한다.
규칙적인 세끼 식사는 필수적이며 당근,시금치 등 암세포 발생 및 성장을 막아주고 심장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야채를 매일 먹거나 비타민 제제를 단기간 복용해도 좋다. 여기에다 하루 1.5ℓ 이상 또는 6∼8컵 이상 물을 마시면 금상첨화.
그러나 이같은 생활요법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1개월 이상 계속될 때는 병적인 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만성피로의 30%정도는 결핵 간염 당뇨병 갑상샘질환 폐질환 빈혈 암 심장병 류머티스질환 등 각종 질환의 위험신호로 나타난다. 또 30∼40%는 스트레스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적 원인 때문에 생긴다. 신경안정제 혈압조절약 피임약 등 현재 복용중인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많은 사람이 ‘만성피로〓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여기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의 하나지만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하루 일하면 하루 이상 자리를 보전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피로가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환자는 극히 드물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목구멍 통증 △목과 겨드랑이의 림프절 통증 △근육통 및 관절통 △새로 생긴 두통 △잠을 푹 자도 지속되는 피로 △운동 뒤 하루 이상 지속되는 피로 등 6개의 증세 중 4개 이상을 겪을 때 일단 의심할 수 있다.
서울 광동한방병원 김동웅 원장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에도 불구하고 피로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경우 병적인 만성피로를 의심,가능한한 빨리 병원을 방문,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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